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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다녀온 김홍걸 “북, 남측 보수층도 참여한 협력사업 요청”

김홍걸

김홍걸

북한의 대남 담당 인사들이 “남측의 중도와 보수층까지 참여시켜 남북교류협력 사업에 나서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김홍걸(54·사진)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남측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이 23일 전했다. 김 의장은 지난 16∼19일 평양을 찾아 김영대 북측 민족화해협의회장 등을 만나 일제 강점기에 강제 징용된 조선인의 유해를 일본에서 봉환하는 사업에 남북이 함께 나서기로 합의했다.
 
김 의장은 이날 민화협 사무실에서 진행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남북 관계 개선에 적극적이라고 알렸다. 그에 따르면 북한은 우리 정부가 남북 협력에 적극 나서주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김 의장은 “(북측 인사들은) 남측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너무 너무 조심한다”며 “판문점 선언을 과감하게 이행하기 위해 밀어붙이지 않고 있다는 불평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북측은 비핵화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있어 남측이 미국 등을 설득할 의지나 실력이 있는지 의구심을 가지는 눈치였다”며 “‘문재인 정부는 유엔 제재에 너무 핑계를 대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고 알렸다. 북측은 김 의장이 민간단체 대표였지만 이례적으로 만수대의사당(국회)에 초청해 이곳에서 조선인 유해 봉환 사업에 대한 합의서 서명식을 했다.
 
북측은 일본과의 교류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였다. 김 의장은 “북측 인사들은 ‘우리는 일본과도 평화롭게 교류를 하고 싶은데 그들(일본)이 적대적으로 대한다’고 했다”며 “또 과거사 문제에 대한 반성이 전혀 없기 때문에 비판하는 것이지 우리는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원치 않는 게 아니다는 설명이 있었다”고 했다.
 
김 의장은 지난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때 이희호 여사와 조문차 방북했던 이후 7년 만에 다시 평양 땅을 밟았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이다. 김 의장은 “7년 동안 북한이 많이 변했다”며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는 나라인가 싶을 정도로 활기찼다”고 전했다. 그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평양에 고층건물이 많이 들어섰다”며 “주민들이 대다수가 휴대폰을 들고, 식당이나 유원지 등 찾는 곳마다 전에는 보지 못했던 활기찬 모습이었다”고 했다. 김 의장은 방북 기간 평양 교원대와 과학기술관 등지를 둘러 봤다. 북한에서 자체생산하거나 중국에서 들여온 컴퓨터가 다수 설치돼 있었다고 한다.
 
김 의장이 북한 매체들이 지난 20일 이후 한국 정부를 비판하는 데 대해선 “북한이 남북 관계의 속도가 성에 차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남측 정부를 비난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지난해 11월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을 맡았다. 민화협은 정당과 종교, 시민사회 등 200여개의 단체가 참여하는 협의체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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