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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속으로] 오늘의 논점 - 최저임금 논란

중앙일보 <2018년 7월 16일 30면>  
대통령이 최저임금 1만원 공약 내려놓고 대국민 설득해야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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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최저임금이 2년 연속 두 자릿수로 올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을 올해 7530원보다 820원 오른 8350원으로 지난 13일 결정했다. 이로써 2017년 6470원이던 최저임금은 2018년 16.3%, 2019년 10.9% 올라 2년간 29% 급등했다.
 
이번 최저임금 결정 과정은 그 어느 때보다 시끄러웠다. 사용자 측은 경영상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최저임금 동결과 업종별 차등 적용을 주장했다. 근로자 측은 1만790원으로 43.3% 올려야 한다는 협상안을 내놓았다. 이 과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사용자 측이 위원회 참여를 거부해 공익위원과 근로자위원들만으로 최종 결정이 이뤄졌다. 하지만 확정안에 대해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들은 ‘안 주는 게 아니라 지불능력이 안 돼 못 주는 것’이라며 불복종 운동마저 거론하고 있다. 노측도 ‘상여금의 최저임금 산입과 물가 등 이런 저런 요인을 빼면 실질 인상률이 2.2%밖에 안 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런 갈등의 근본 원인은 최저임금을 경제가 아니라 정치적으로 접근했기 때문이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비대위원장이 지적했듯 ‘최저임금은 정부가 정하지만 비용은 시장이 감당하는 문제’다. 우리 기업과 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지를 근거로 최저임금이 정해져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최저임금은 문재인 대통령의 ‘2020년 1만원 달성’ 공약에 맞춰 진행돼 왔다. 이러다 보니 결정된 최저임금에 대해 사측은 ‘지키지 못하겠다’고, 노측은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됐다’고 각각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공약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건 좋다. 하지만 현실을 살피는 것도 지도자의 책무다. 올해 한국 경제는 3% 성장도 버거운 형편이다. 게다가 반도체 등 일부 산업만 특수를 누릴 뿐 조선·철강·자동차 등 주력산업 다수가 경기 침체 속에서 신음하고 있다. 많은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들은 생존의 위협 속에서 고군분투하느라 지금의 최저임금도 감당할 여력이 없다. 이들이 “최저임금 불복종” “폐업 불사”를 외치며 반발하는 이유다. 정부도 이를 인정해 카드 수수료 인하나 임대료 상승률 제한 등의 보완책을 만지작거리고 있지만 또 다른 시장 왜곡이라는 풍선효과를 낳고 있다. 2020년 시간당 최저임금이 1만원이 될 경우 적용 대상 근로자가 전체의 25%, 500만 명이나 된다는 사실도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의 비현실성을 말해 주고 있다.
 
대선 공약에서 비롯된 문제는 대통령이 풀 수밖에 없다. 그래야 당사자인 노사와 중재자인 정부 부처가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을 수 있다. 필요하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지지층에게 설명하고 양해를 구해야 한다. 이명박·박근혜 대통령도 ‘한반도 대운하’와 ‘노령연금 100% 지급’ 공약을 “100% 지키지 못하게 됐다”며 사과한 바 있다. 청와대가 15일 내놓은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유체이탈식 화법으로는 갈등을 풀 수 없다. 문 대통령이 최저임금 1만원 공약부터 내려놓고 대국민 설득에 나서야 할 때다.
 
한겨레 <2018년 7월 16일 27면>    
‘최저임금 8350원’ 갈등 해결, 정부·국회 사활 걸어라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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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0.9% 오른 시급 8350원으로 14일 결정됐다. 외관상으론 두해 연속 두 자릿수 인상이 됐지만, 노동계는 노동계대로 소상공인 등 사용자는 사용자대로 반발이 크다. 16.4%가 올랐던 지난해보다 갈등은 더 첨예화됐다. 정부와 국회는 영세상공인에 대한 직접 지원책뿐 아니라 이런 갈등을 증폭시키는 구조 해결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내년 시급 8350원을 월로 환산하면 주휴수당을 포함해 174만5150원(월 209시간 기준)이다. 공익위원 안은 ‘중위임금’이 아니라 ‘평균임금’을 기준 삼는 등 진전된 노력이 엿보이지만,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 파장과 고용 충격 논란 사이에서 ‘줄타기’를 한 것이라는 평가를 면하기 어렵다. 우선 10.9% 인상효과가 온전히 해당 노동자들에게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국회의 산입범위 개편에 따라 월 상여금과 복리후생비가 단계적으로 내년부터 최저임금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이날 결정이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에서 멀어진 것은 물론, 산입범위 확대로 실질 인상률은 한 자릿수에 그치는 ‘최악의 인상률’이라고 반발했다. 반면 상여금이나 복리후생비와 별 관계 없는 소상공인들은 10.9% 인상의 충격파를 온몸으로 받을 수밖에 없다. 2000년과 2001년에 잇달아 최저임금이 16.6%와 12.6%씩 인상된 적 있지만, 최저임금 절대금액이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적었던 당시와 지금을 비교하는 건 무리다. 소상공인연합회 등은 편의점의 월 1회 공동휴업이나 최저임금 불복종을 계획하지만, 업주들은 ‘휴업할 여지도 없다’고 호소하는 게 진짜 현실이다.
 
기획재정부가 이번주 내놓을 최저임금 후속대책으로는 지난해 도입한 일자리안정자금과 함께 노동자뿐 아니라 자영업자 저소득 가구에도 혜택을 줄 수 있는 근로장려세제(EITC)를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시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근본적 대책이 될 수 없음은 정부 또한 잘 알 것이다.
 
정부는 좀더 명확한 메시지를 내야 한다. 저임금 노동자 500만명의 생계에 직접 영향을 주는 최저임금 제도가 소득 양극화 개선에 가장 효과적인 정책수단이라고 본다면, 지금처럼 공익위원들에게 떠맡기는 게 아니라 큰 폭 인상을 감당할 수 있는 제도적·구조적 대책을 함께 내놔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카드수수료 개선 티에프를 구성중인데, 자영업자들이 체감할 방안이 시급히 나와야 한다. 그럼에도 2020년 1만원 공약 달성에 시간이 걸린다고 판단된다면, 로드맵을 제시하며 솔직하게 노동계의 이해를 구하는 방안이 차라리 낫다. 국회는 ‘서민을 위한 정치’를 매번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 등 계류중인 민생법안 처리에 최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을’들의 싸움 속에 이익을 얻는 건 ‘갑’뿐이다. 이 구조를 바꿀 책임이 정부와 국회에 있다.
 
논리 vs 논리
“시장에 충격주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재고해야” vs “을들의 갈등 막을 제도적 보완 필요”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는 매년 난항을 겪는다. 올해도 사용자위원이 불참하는 등 파행이 이어졌다. [뉴스1]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는 매년 난항을 겪는다. 올해도 사용자위원이 불참하는 등 파행이 이어졌다. [뉴스1]

지난 14일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0.9% 오른 8350원으로 결정했다. 문재인 정부의 대선 공약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까지 올리는 것이었다. 이에 대한 중앙일보와 한겨레의 평가는 모두 부정적이다. 한겨레는 “2020년 1만원 공약 달성에 시간이 걸린다고 판단한다면, 로드맵을 제시하며 솔직하게 노동계의 이해를 구하는 방안이 차라리 낫다”고 충고한다. 공약을 달성하려면 내년에 또다시 최저임금을 19.7% 인상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앙 또한 “대선 공약에서 비롯된 문제는 대통령이 풀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이 최저임금 1만원 공약부터 내려놓고 대국민 설득에 나서야 할 때”라고 강하게 주장한다.
 
평가는 부정적이지만 최저임금 인상의 의미와 효과에 대해서는 두 사설의 입장이 완전히 갈린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번 인상으로 임금이 오르는 근로자의 수를 500만명 으로 추산한다. 전체 노동자의 25%에 달하는 규모다. 중앙과 한겨레는 이를 전혀 다른 맥락으로 받아들인다. 중앙은 “적용 대상 근로자가 전체의 25%, 500만명이나 된다는 사실도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의 비현실성을 말해주고 있다”고 잘라 말한다. 한마디로 우리 경제가 최저임금 상승분을 감당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반면 한겨레는 “저임금 노동자 500만명의 생계에 직접 영향을 주는 최저임금 제도가 소득 양극화 개선에 가장 효과적인 정책수단”이라고 본다. 최저임금제도를 도입한 이유는 극심한 빈부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다. 한겨레는 전체 근로자의 4분의 1에 달하는 저임금 노동자의 소득을 끌어올리는 만큼, 최저임금 인상은 소득 불균형 해소에 효율적인 정책으로 판단한다.
 
물론 한겨레도 최저임금 인상만으로 우리 경제의 뿌리 깊은 소득 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히 한다. 카드 수수료, 임대료, 프랜차이즈 본사 로열티 등을 손보지 않으면 최저임금 상승의 부담은 오롯이 소상공인들의 몫이 되어 버리는 탓이다. 이 경우 소득 불균형이 해소되기는커녕 ‘을과 을의 갈등’만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한겨레는 “(최저임금의) 큰 폭 인상을 감당할 수 있는 제도적·구조적 대책을 함께 내놔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겨레 사설 속에 등장하는 ‘일자리 안정자금’‘근로장려세제(EITC)’ ‘카드수수료 개선’‘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 등은 최저임금 상승을 보완할 정책 패키지라 할 만한 것들이다. 한겨레는 또 국회가 말로만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할 게 아니라,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 등 민생법안 처리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한다. 한겨레는 결론적으로 “지금처럼 을들의 싸움으로 변질된 최저임금 인상 논란 속에서 이익을 얻는 건 갑뿐”이라며 “이 구조를 바꿀 책임이 정부와 국회에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중앙은 과연 우리 경제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을 견딜 수 있는지를 되묻는다. “최저임금은 정부가 정하지만 비용은 시장이 감당하는 문제”라는 표현에 중앙의 입장이 오롯이 담겨 있다. 경제 문제는 수요과 공급의 논리로 풀어야 하는데 “경제가 아니라 정치적으로 접근”하면 숱한 문제가 발생하곤 한다. 중앙은 “올해 한국 경제는 3% 성장도 버거운 형편”이라는 사실을 적시한다. 이런 처지에서 최저임금만 “2년간 29% 급등”했다. 경제 성장률을 웃도는 임금 상승분은 고스란히 기업과 국가의 재정 부담이 된다. 중앙은 많은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들이 “최저임금 불복종”을 외치며 반발하는 것은 이들이 생존의 위협에 몰려 지금의 최저임금도 감당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중앙은 “카드 수수료 인하나 임대료 상승률 제한” 등 한겨레가 최저임금 상승을 보완할 정책 패키지의 예로 들고 있는 사안들이 “또 다른 시장 왜곡이라는 풍선효과를 낳고 있다”며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중앙은 결론적으로 “대선 공약에서 비롯된 문제는 대통령이 풀 수밖에 없다”며 “문 대통령이 최저임금 1만원 공약부터 내려놓고 대국민 설득에 나서야 할 때”라고 주장한다.
 
안광복 중동고 철학교사·철학박사

안광복 중동고 철학교사·철학박사

안광복 중동고 철학교사·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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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