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옥탑방 박원순"저렇게 못 짓게 하겠다"는 강북 아파트

박원순 서울시장이 삼양동 옥탑방 임시 관저 주변으로 불어오는 바람을 막는다고 지목한 아파트 단지(왼쪽). 오른쪽 사진은 주민들과 인사하는 박 시장. 임선영 기자 [사진 박원순 페이스북]

박원순 서울시장이 삼양동 옥탑방 임시 관저 주변으로 불어오는 바람을 막는다고 지목한 아파트 단지(왼쪽). 오른쪽 사진은 주민들과 인사하는 박 시장. 임선영 기자 [사진 박원순 페이스북]

“바람길 막는다”는 아파트 
 
“강북이 더 뜨거운 것 같다. 저 아파트가 약간 바람길을 막고 있는 것 같다.”(박원순 서울시장)  
 
“저 아파트가 지은 지 20년이 다 됐다. 어떻게 저렇게 건설 허가가 났지 싶을 정도다.”(박용진 국회의원)  

 
“저는 저렇게는 앞으로 절대 못 짓게 할 거다. 주변 경관과 조화, 균형도 중요한데 저렇게 높게 지어놓고….”(박 시장)  

박원순(왼쪽) 서울시장이 22일 '한 달 살이'를 시작한 서울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에서 박용진 국회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박원순(왼쪽) 서울시장이 22일 '한 달 살이'를 시작한 서울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에서 박용진 국회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서울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에서 ‘한 달 살이’에 나선 박원순 서울시장. 그가 지난 22일 삼양동으로 이사한 후 박용진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강북구을)과 나눈 대화다. 삼양동의 한 주민은 박 시장에게 “우리 옥상 바닥 온도를 쟀더니 58도였다”고도 했다.    

 
박 시장이 “바람길을 막는다”고 지칭한 아파트 두 곳은 삼양동에 있는 ‘ㅂ 아파트’와 ‘S 아파트’다. 두 아파트는 횡단보도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다. 박 시장이 한 달간 거주할 옥탑방은 두 아파트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떨어져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2일 '한 달 살이'를 시작한 서울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에서 부인 강난희 여사와 부채를 부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박원순 서울시장이 22일 '한 달 살이'를 시작한 서울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에서 부인 강난희 여사와 부채를 부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산바람에 … 체감 온도 2~3도 낮은 아파트
 
23일 오전 찾아간 두 아파트는 최고 높이 25층으로 단지 주변 북한산을 막고 있었다. 이날 삼양동의 한낮 기온은 35도에 육박했다. 하지만 ‘ㅂ 아파트’ 단지 안의 기온을 재어보니 34도가 채 되지 않았다. 단지 안에선 시원한 바람이 불어 땀을 식혀줬다. 우거진 나무들이 그늘까지 만들어 체감 온도는 단지 밖보다 2~3도 정도 낮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바람길을 막는다"고 지칭한 아파트 단지 안의 온도는 외부보다 1도 정도 낮았다. 임선영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바람길을 막는다"고 지칭한 아파트 단지 안의 온도는 외부보다 1도 정도 낮았다. 임선영 기자

북한산 둘레길에 둘러싸인 서울 강북구 삼양동의 한 아파트. 임선영 기자

북한산 둘레길에 둘러싸인 서울 강북구 삼양동의 한 아파트. 임선영 기자

60대인 두 명의 아파트 주민은 북한산 둘레길이 보이는 단지 안 벤치에 앉아 도란도란 대화를 나눴다. 한 주민은 “에어컨 바람보다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더 좋아 자주 나온다”고 말했다. 주민 오모(75)씨는 “우리 아파트가 다른 아파트들보다 에어컨을 늦게 켠다. 오늘 같은 폭염이 아니면 한여름에도 창문만 열고 버틸 때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산 아래 지어진 ‘S 아파트’ 단지 안에서도 역시 ‘산바람’이 불어왔다.     
북한산 둘레길에 둘러싸인 서울 강북구 삼양동의 한 아파트. 임선영 기자

북한산 둘레길에 둘러싸인 서울 강북구 삼양동의 한 아파트. 임선영 기자

우이신설선 개통으로 아파트 값 최고 5% 올라 
 
‘ㅂ 아파트’는 약 1600세대로 2002년 입주를 시작했다. ‘S 아파트’ 는 약 3900세대의 대단지로 2001년부터 입주했다. 인근의 한 부동산 대표는 “삼양동의 민심과 아파트 매매가 변동을 읽을 수 있는 ‘바로미터’와 같은 곳”이라고 말했다. 두 아파트의 매매가는 지난해 우이신설선 개통으로 약 3~5% 올랐다고 한다. 102㎡(30평) 기준으로 ‘ㅂ 아파트’가 3억9000만~4억3000만원, ‘S 아파트’가 4억3000만~4억7000만원이다.  
박원순 시장의 옥탑방이 있는 삼양동의 가파른 골목길. 임선영 기자

박원순 시장의 옥탑방이 있는 삼양동의 가파른 골목길. 임선영 기자

박 시장의 옥탑방 인근 다세대 주택에 거주하는 주민 김모(76)씨는 아파트 얘기에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 동네에서만 48년을 살았는데, 아파트가 들어선 이후 여름이 되면 바람 한 점 불지 않아 숨이 턱턱 막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세대 주택에 사는 허모(80)씨는 “아무래도 아파트가 산을 막으면 바람이 덜 부는 건 있겠지만, 더위를 아파트 탓으로 돌리는 건 좀 과장된 얘기 같다”고 말했다.    
두 아파트 단지에서 450m정도 떨어진 곳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한 달간 거주할 옥탑방이 있다. 두 아파트 단지 멀리 박 시장의 옥탑방 등이 있는 주택가가 보인다. 임선영 기자

두 아파트 단지에서 450m정도 떨어진 곳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한 달간 거주할 옥탑방이 있다. 두 아파트 단지 멀리 박 시장의 옥탑방 등이 있는 주택가가 보인다. 임선영 기자

“자연환경 지역 주민과 함께 나눠야”  
 
전문가들은 “아파트 설계 단계에서부터 ‘지역 주민과의 공존’을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선영 서울시립대 건축학부 교수는 “자연경관을 독점하는 아파트는 단지 안이 ‘파라다이스’일 수 있지만, 지역 주민과는 공존하기 어렵다. 개발 시대에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면, 앞으로는 아파트를 짓기 전부터 자연을 지역 주민들과 함께 나누는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창모 경기대 건축학과 교수는 “산 주변에 들어서는 아파트는 경관은 물론이고, 빛·바람 등의 환경을 해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산이 많은 환경과, 요즘처럼 고층 아파트를 짓는 추세에선 아파트를 설계할 때 이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19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에 지어진 아파트들은 용적률(대지면적에 대한 건축연면적의 비율)을 높게 짓는데 중점을 두다보니 빽빽하게 들어섰고, 그래서 경관 등은 잘 고려되지 않은 채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2015년 무렵부터 도계위에선 ‘통경축’ 즉 ‘아파트가 바람을 막거나 경관을 해치지 않는지’까지 심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