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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닥터스, 폭염 뚫고 독립운동 근거지서 구슬땀





▲ 그린닥터스 의료봉사 활동 모습. © (사진제공=그린닥터스)



안중근 의사 단지동맹비 세워진 크라스키노서 의료봉사

[부산 베타뉴스=정하균 기자] 광복절을 한 달여 앞두고 일제 때 독립운동의 근거지였던 러시아 연해주 크라스키노에서 의료봉사 중인 그린닥터스재단이 지난 22일 현지에서 반가운 해후를 했다.

지난해 광복절 부산 온종합병원에서 직장암(3기) 수술을 받았던 크라스키노 출신 문 류드밀라의 집을 방문한 것. 한때 죽음의 문턱에 섰던 그는 그린닥터스와 온종합병원 의료진의 헌신 덕분에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치고 올해 1월 고향 크라스키노로 되돌아갔다.

그린닥터스와 류드밀라가 인연을 맺은 건 딱 1년 전 7월22일이다. 국제선교회 케이 목사님과 함께 병원에 나타난 문 류드밀라는 몹시 뚱뚱했다. 혈색도 좋아 보였다. 고려인 3세라더니 이국적인 느낌은 전혀 없었다.

병원로비서 첫 대면한 그녀는 외려 한눈에 동질감이 들었다. 극동러시아 연해주에서 왔다고 해서 러시아사람으로 여겼으나 아니었다. 작달막한 키, 황색 피부, 뭉툭한 콧날, 얕은 눈매. 그냥 우리와 같았다. 증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서 연해주 하산으로 이주해온 고려인이었다. 겉모습으로는 도무지 아픈 기색을 찾을 수 없었다. 통역을 통해 전해지는 그의 병은 심각했다.

직장암 3기. 그녀가 살고 있는 연해주지역 병원에서 수술 받으려면 최소 반년 이상 기다려야 할 만큼 그곳의 의료시설은 부족했다. 가만 앉아서 죽을 날만 기려야 하는 그녀의 사정은 현지 선교사를 통해 알려졌고, 결국 그린닥터스와 온종합병원에까지 오게 됐다.

두 차례에 걸친 대수술 끝에 그녀는 다시 성한 몸이 됐다. 여섯 달 정도 온종합병원과 모국에서 체류하면서 치료하는 동안 응급상황으로 몇 차례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온종합병원 의료진의 지극한 가료 덕분에 무사히 고비를 넘겼다.

반년 만인 올해 1월 고향인 연해주 크라스키노롤 돌아가면서 그녀는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그린닥터스를 그의 고향으로 초청했다. 모국의 높은 의술을 고향 사람들에게도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던 배려심의 발로였다. 해마다 해외의료봉사 활동을 펼치던 그린닥터스도 때마침 올해 봉사지역을 정하지 못해 고민하던 터라 곧바로 류드밀라의 고향에 가기로 결정했다.

그린닥터스 크라스키노 의료봉사단은 지난 22일 현지에서 짐을 풀자마자 류드밀라의 건강부터 쳉기려고 그녀의 집으로 달려갔다. 전병찬 동남권의학원 신경외과 과장, 오무영 부산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정근 온종합병원 이사장(안과) 등 의사들이 번갈아가면서 그녀를 진찰했다. 그녀는 잘 회복하고 있었다. 얼굴색은 밝고 건강했다. 체중도 그새 7.5㎏이나 불었단다. 말기암 환자의 흔적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린닥터스의 크라스키노 의료봉사 현장에는 수많은 고려인들은 물론 러시아인들까지 몰려들었다. 크리스키노 고려인들은 이미 죽어가던 류드밀라의 기적적인 회복 소식을 전해 듣고는 저마다 한국의 의사들에게 진료 한번 받아보려고 찾아온 것이다. 시신경염으로 시신경이 위축된 19세 소년이 찾아 와서 고통스런 생활을 호소했다.

그를 진료한 뒤 눈 보호요령을 상세히 설명해주었다. 사지마비 환자가 있다며 꼭 왕진해달라는 고려인들의 성화에 직접 환자 집으로 찾아가기도 했다. 찜통더위 속에서 그린닥터스 의료봉사단 40명은 200명의 고려인들과 러시아인들을 무료 진료했다.

그린닥터스 크라스키노 의료봉사단 정근 단장은 "크라스키노 등 연해주 일대는 한국의 선진의료가 필요한 곳"이라면서 "일제강점기 시절 안중근 의사, 최재형 선생 등 수많은 독립투사들이 숱한 이곳 고려인들의 도움을 받아가면서 일제와 맞서 싸웠던 이곳에서 그린닥터스는 선조들의 독립운동을 기리는 한편 한반도 평화에 기여할 목적으로 앞으로 한·북·러 공동의료사업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정하균 기자 (a1776b@naver.com)

[ 경제신문의 새로운 지평. 베타뉴스 www.betanews.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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