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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로 진상규명 방해”…KAL858기 유족, 김현희 고소

1987년 발생한  ‘칼(KAL)858기 폭파 사건’의 유족들이 폭파범 김현희씨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KAL858기 희생자 가족회와 진상규명 대책본부는 23일 오전 11시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후 검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인은 김호순 가족회 대표, 대책본부 총괄팀장인 신성국 신부 등 9명이다.
 
서현우 대책본부 진상규명조사팀장은 “김현희씨는 15차례에 이르는 가족회 면담 요청이나 KAL기 추모제 초청 등을 거부했지만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에는 종편(종합편성채널) 등에 출연해 가족회와 대책본부를 진실을 알면서도 진실이 싫은 사람들, 북한을 옹호하고 김정일에 면죄부를 주기 위해 활동하는 종북 좌파, 민족 반역자 등으로 매도했다”고 밝혔다. 또  “당시 공중파·종편에서는 우리의 입장을 외면해 버리고 일방적으로 김현희만 출연시켰다"며 "지난 적폐 정권 하에서 김씨의 매도성 공격 행위에 대해 이번에 고소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1987년 'KAL858 폭파 사건' 당시 김현희씨의 모습. [중앙포토]

1987년 'KAL858 폭파 사건' 당시 김현희씨의 모습. [중앙포토]

가족회와 대책본부의 성명서에 따르면 김현희씨는 올해 1월 ‘조갑제 닷컴’의 조갑제 대표와 한 인터뷰에서 대책본부를 “친북성향 단체, 민족반역자들’이라고 지칭했다. 김씨는 지난해 11월 ‘미국의 소리(VOA)’ 인터뷰에서도 진상 규명 활동을 ‘테러 진실이 싫고 북한을 이념적으로 옹호’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또한 성명서에 의하면 김씨는 2014년 한 종편에 출연해 “(KAL858기) 사건을 뒤집으려는 가짜 공작을 노무현 정부가 주도적으로 했다. 국가기관이 방송사, 대책위를 총동원해 연합해서 했다. 청와대·국정원·경찰이 다 함께했다”며 “대한민국에 해를 끼치는 이런 이적행위, 종북좌파”라고 주장했다.
 
가족회와 대책본부는 이와 같은 김씨의 과거 발언을 적시하며 “김현희는 거짓 발언으로 공공연히 고소인들의 명예를 훼손했다. 허위사실로 희생자 가족들 간의 유대 강화 및 진상규명 활동의 업무를 방해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김호순 KAL858기 가족회 대표가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열린 진상규명 촉구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김호순 KAL858기 가족회 대표가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열린 진상규명 촉구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가족회와 대책본부는 지난달 27일 서울 연희동의 전두환 전 대통령 앞에서 진상 규명 촉구 집회를 열었다. 김호순 대표는 “이 사건은 전두환 기획 하에 안기부가 조작한 것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저희가 진상 규명을 외치고 있다"며 "안기부가 발표한 김현희에 대한 행적이나 발표가 거짓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한 정확한 답변을 줘야 하는데 답변을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신성국 신부는 “이 사건 때문에 대선에서 노태우가 대통령으로 당선됐고, 전두환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며 “사건의 주범은 전두환이고, 김현희는 기획 공작을 실행에 옮긴 종범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당시 신 신부는 김씨에 대한 고소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서현우 팀장은 “이번 고소는 김씨의 엉터리 허위 발언에 제동을 걸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31년 전 사건을 대중의 기억 속에 다시 불러일으켜 여론의 힘을 끌어내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조한대 기자 cho.handae@joongang.co.kr
KAL858기 폭파 사건은?
1987년 KAL858기 폭파범으로 체포된 김현희씨. [중앙포토]

1987년 KAL858기 폭파범으로 체포된 김현희씨. [중앙포토]

1987년 당시 국가안전기획부가 북한에 의한 공중폭파 테러로 규정한 사건을 말한다. 그해 11월 29일 KAL858기는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출발해 서울로 향해던 중 인도양 상공에서 사라졌다. 탑승객과 승무원 115명이 전원 실종됐다. 정부는 유해나 유품을 발견하지 못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 사건을 북한에 의한 테러라고 발표했다. 제13대 대통령 선거 전날인 12월 15일 김현희씨를 폭파범으로 지목하고 입국시켰다. 김씨는 1990년 사형 선고를 받았다가 같은 해 사면됐다. 이후 참여 정부 시절에도 재조사를 했지만 북한에 의한 테러라는 기존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유족들은 김씨 주장 외에 별다른 물증이 없는 점을 지적하며 31년째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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