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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형제간

형제간              
-유용주(1960~ )

  
시아침 7/23

시아침 7/23

겨울 신무산에서
고라니 똥을 만났다
  
쥐눈이콩처럼 반짝이는
무구한 눈을 한참 들여다보았다
  
완벽한 채식만이
저 눈빛을 만들 수 있으리라
  
쌓인 눈 위에 찍힌 황망한 발자국들……
똥 누는 시간마저 불안했구나
  
놀라게 했다면 미안하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눈 덮인 산길에서 만난 고라니 똥은 쥐눈이콩처럼 까맣게 반짝인다. 시인은 그걸 고라니의 눈빛이라 여긴다. 눈과 똥은 먼 것인데 같은 것이라 한다. 초식은 살육을 몰라 모든 게 순하고 겁 많고 깨끗하다는 것. 고라니와 형제간을 자처하다니, 채식 중인 걸까. 그렇지 않다 해도, 한 세상 헤쳐 가는 일의 불안은 서로 다를 게 없다. 그 역시 쫓기는 사람 또는 짐승이니까. 
 
<이영광 시인·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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