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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협치, 기대해도 될까요?

윤성민 정치팀 기자

윤성민 정치팀 기자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협치다.”
 
문희상 신임 국회의장이 지난 13일 취임 일성으로 한 말이다. 협치는 후반기 국회의 키워드이자 한국 정치권의 화두다. 개혁 입법을 바라는 청와대도,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바란다는 여당도, 보수 재건을 꿈꾸는 제1야당도 앞세우고 있다. ‘포청천’이라는 별명으로 국민적 기대를 모으는 문 의장은 “개혁·민생입법의 책임은 정부·여당이 첫 번째다. 야당 탓을 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여야 5당 원내대표들은 18~22일 미국을 함께 방문하면서 이에 걸맞은 행보를 했다. 미 상무부가 한국산 자동차에 관세 확장을 적용하지 않도록 미 의회와 행정부 관계자들을 함께 만났고, 스티븐 멀 미 국무부 정무차관보 대행을 만나 한반도 비핵화를 논의했다. 여야 원내대표단이 함께 찍은 사진도 공개했다.
 
22일 귀국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5개 정당 원내대표들이 초당적으로 의원외교 활동을 한 점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일하는 한 교포 기업인은 “한국 정치인들로부터 오랜만에 기대감을 갖게 됐다”고 했다.
 
여야 원내대표단은 지난 19일 미 워싱턴DC의 연방의회 의사당 앞에서 함께 사진을 찍었다. [뉴스1]

여야 원내대표단은 지난 19일 미 워싱턴DC의 연방의회 의사당 앞에서 함께 사진을 찍었다. [뉴스1]

앞서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후반기 상임위 구성이 끝난 20일 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비대위원장과 언론 등에 수박을 보냈다. 겉면 스티커에 적힌 이름은 ‘협치 수박’이었다. 국회에서도 ‘여당의 노력이 엿보인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국민은 기시감을 지울 수가 없다. 새로 국회가 구성될 때마다 강조했던 협치, 화합 아니던가. 2016년 4월 20대 국회 전반기 개원을 앞두고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 김명연 원내대변인은 “협치의 정치로 국민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회가 열리자마자 국회법 개정안을 놓고 협치가 아닌 대치가 시작됐다. 기동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정쟁으로 20대 국회를 시작하게 돼 송구스럽다”고 했다. 대통령 개헌안이 국회에 제출된 지난 3월엔 민주당 내부에서도 “협치의 ‘협’자가 화합할 협(協)인지, 위협할 협(脅)인지, 좁을 협(狹)인지 헷갈린다”는 말이 나왔다.
 
이렇듯 실패의 경험이 즐비한데도 국회는 다시 협치를 약속했다. 이해 관계가 바뀌면 곧바로 서로를 공격할 것이라는 걸 국민은 안다. “‘협치 수박’을 줄이면 ‘협박’이 된다”는 인터넷 유머를 웃어넘길 일이 아니다. 시작할 때의 약속과 쇼에 이골이 난 국민에게 이제는 성과로 협치를 보여줄 때다.
 
윤성민 정치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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