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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직 명퇴 후 공허한 삶...나이 50대 초등 교사 도전

기자
더오래 사진 더오래
[더,오래] 인생환승샷(21) 엔지니어에서 초등교사로, 김성호
인생에서 누구나 한번은 환승해야 할 때와 마주하게 됩니다. 언젠가는 직장이나 일터에서 퇴직해야 하죠. 나이와 상관없이 젊어서도 새로운 일, 새로운 세계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한번 실패한 뒤 다시 환승역으로 돌아올 수도 있겠지요. 인생 환승을 통해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생생한 경험을 함께 나눕니다. <편집자>
 
2018년 6월 서울도곡초등학교에서 6학년 실과 협력교사로 수업 중 찍은 사진이다. [사진 김성호]

2018년 6월 서울도곡초등학교에서 6학년 실과 협력교사로 수업 중 찍은 사진이다. [사진 김성호]

 
1969년 강원도 태백공업고등학교 졸업 후 1970년 초에 강릉교육대학 교사 양성과정을 수료해 그곳 철암초등학교에서 초등교사로 약 3년간 재직하다 포스코에 입사해 2002년까지 약 25년을 기술 관리직, 전기·전자 엔지니어로 관련 회사를 전전했다.
 
명예퇴직과 실업으로 2003년 실업의 후유증이 나를 찾아왔고, 가정도 나에겐 따뜻하지 않았다. 아이들까지 돌아앉은 느낌을 받는 매일의 가정생활은 나를 거리로 나가게 했다. 용산역, 서울역의 노숙자를 보며 그들의 입장이 동감 가는 심정이었다. 이렇게 1년을 방황하다 지하철에서 쓰레기통을 뒤져 누군가 먹다 남아 버리고 간 음료수를 마시는 노숙자를 본 순간 “아! 나도 저런 모습일까? 나도 저렇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내 머리를 전광석화와 같이 지나가는 그 무엇이 있었다. “그래! 제2의 인생, 인생 2막이 있다는데 여기서 좌절하다니.” 새롭게 마음 다짐을 하며 그 이튿날부터 보라매공원 도서실로 향했다.
 
2008년 전라남도 광양중동초등학교에서 4학년 담임시절 아이들과 학예회를 준비하며 찍은 사진이다. [사진 김성호]

2008년 전라남도 광양중동초등학교에서 4학년 담임시절 아이들과 학예회를 준비하며 찍은 사진이다. [사진 김성호]

 
초등 준교사 자격증이 있었기 때문에 초등교사 임용시험에 도전해 보리라 생각하고 문교부 사이트에 가서 약 800페이지가 넘는 초등 제7차 교육과정을 복사해 2004년에 하루 5시간만 자면서 공부했다. 이것이 아니면 안 된다는 각오로 코피를 쏟으며 공부했다. 머리가 어지러워 여러 번 기절하기도 했다. 그 결과 전라남도 교육청 초등교사 임용시험에 교육대학을 졸업한 새내기 젊은이들과 경쟁해 당당히 합격했다. 
 
이제야 가정에서도 나를 따뜻하게 보고, 아이들도 나에 대한 시각이 달라진 듯하다. 2005년 3월 1일 전라남도 땅끝마을인 해남에 있는 해남서초등학교에 정교사로 발령을 받고 가는 날 집사람과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 아이들에게 잘하는 진정한 교사가 될 것을 다짐하면서 간단히 짐을 챙겨 들고 땅끝마을 해남을 향해 고속버스에 몸을 실었다.
 
나이 50대에 새롭게 찾은 초등교사 생활, 제2의 인생을 아이들에게 봉사할 기회가 주어지니 열정적으로 몰입하게 됐다. 아이들이 보고 싶은 마음에 매일 휘파람을 불며 출근했다. 기존 교사들에게 누가 되지 않으려고 정말 열심히 했다.
 
1990년대 (주)포스코 재직 당시 직원 가족들과 야유회를 즐기던 모습이다. [사진 김성호]

1990년대 (주)포스코 재직 당시 직원 가족들과 야유회를 즐기던 모습이다. [사진 김성호]

 
교장 선생님들로부터 “왜, 이제 왔느냐?”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열심히 아이들을 지도했고, 토요일과 방학도 반납하고 내 특기인 전자과학과 로봇 과학을 지도해 해남교육청 대회에서 2005년, 2006년 연속으로 금상을 받아 모범지도 교사상을 받았다. 전라남도 교육청 대회에선 금, 은, 동, 장려상을 10회 이상 받았다. 이렇게 열정을 다하며 아이들과 행복하게 수업하던 교사 생활도 2014년 2월 28일 정년퇴직을 하며 끝났다.
 
“이제 아이들에 대해 조금 알 것 같은데 만 9년을 하고 정년이라니.” 인생 2막으로 끝나기엔 내 열정이 뜨거웠다. 아이들과의 행복한 수업도 잊을 수가 없었다. “그래. 인생 3막이야! 다시 시작하는 거야!”
 
이렇게 그만둘 수 없었던 나는 2014년 2월 정년퇴직 후 5월부터 경기도 이천 매곡초등학교를 시작으로 2017년까지 기간제 교사를 하며 아이들을 만났다. 만 65세가 되어 기간제교사도 어려워 현재는 서울 도곡초등학교에서 수업 협력교사, 방과 후 강사를 하며 아이들과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더,오래] 인생환승역 개통 이벤트
 
인생 환승에 도전하는 사람들의 커뮤니티 [더,오래]가 새 홈페이지 오픈 기념으로 독자 여러분의 인생 환승 사연을 공모합니다.
 
인생 환승을 통해 여러분의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무엇이 힘들었고 어디서 보람을 찾았는지 생생한 경험을 함께 나눠주세요.
인생 환승에 도전한 본인은 물론 가족이나 친구·지인도 응모할 수 있습니다. 한달 동안 공모한 사연 가운데 4분을 뽑아 가족 여행상품권을 드립니다.
 
▶보내실 내용: 과거와 현재 달라진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상세한 사진 설명 포함)과 1000~1500자 분량의 사연 글
▶보내실 곳: 중앙일보 시민마이크 인생환승샷 이벤트 페이지(http://peoplemic.joins.com)
▶응모 기간: 6월 30일(토)~7월 31일(화)
▶시상:
1등 여행 상품권(1명, 300만원)
2등 여행 상품권(1명, 100만원)
3등 여행 상품권(2명, 5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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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