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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형량 32년 됐다…"국고손실, 공천개입 유죄, 뇌물은 무죄"

2017년 5월 23일 오전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 출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 [중앙포토]

2017년 5월 23일 오전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 출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 [중앙포토]

박근혜(66) 전 대통령이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하고, 공천에 개입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성창호)는 20일 특활비 국고손실을 유죄로 인정해 징역 6년에 추징금 33억원을, 공천개입(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다만 특활비 뇌물 혐의는 무죄를 선고했다.
 
이로써 이 재판과 별도로 진행 중인 국정농단 사건 1심에서 징역 24년을 선고 받았던 박 전 대통령의 형량은 32년으로 늘어났다.
 
재판부 “특활비, 불법 지급 맞지만 뇌물은 아냐”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피고인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불출석한 가운데 성창호 부장판사가 박 전 대통령의 '국정원 특활비 상납' 관련 1심 선고공판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TV]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피고인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불출석한 가운데 성창호 부장판사가 박 전 대통령의 '국정원 특활비 상납' 관련 1심 선고공판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TV]

이번 재판의 쟁점은 박 전 대통령이 받은 특활비가 뇌물이냐였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은 수뢰액이 1억원 이상이면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정도로 형량이 높다. 검찰이 앞서 특활비 수수 혐의에 대해 징역 12년을 구형한 것도 이를 뇌물로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특활비가 뇌물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밀접한 업무 관계에 있는 국정원장이 자금을 전달했다고 해서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이 있다고 단정할 순 없다”며 “국정원장 임명 대가 등으로 돈을 전달했다는 것은 검찰이 제시한 증거만으로는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대통령이 국정원으로부터 예산을 지원 받는다는 의사로 돈을 받았을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즉 특활비가 불법 횡령돼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된 것은 맞지만, 이 돈이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이 있는 뇌물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뇌물이 아니라) 특활비를 횡령한 공범들 사이에서 박 전 대통령이 횡령금을 귀속 받은 것이라고 볼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국고손실, 공천개입은 모두 유죄 인정
하지만 재판부는 “절차를 따르지 않고 돈을 함부로 주고 받은 것에 대해서는 따져봐야한다”며 국고손실 혐의는 유죄를 선고했다. 국정원 특활비는 기밀 유지 등을 이유로 증빙을 않고 사용할 수 있는 돈이지만, 국가보안 업무 등 엄격한 용도로 사용돼야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은 최소한의 확인 절차도 거치지 않고 위법성이 없다는 비서관의 말만 들은채 지속적으로 국고를 손실해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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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의 공천 개입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를 선고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청와대 정무수석실을 통해 이른바 ‘진박 리스트’를 작성하게 하고, 불법여론 조사를 실시해 당시 새누리당 경선에 친박근혜계 인사들이 공천되도록 선거에 개입한 혐의를 받았다. 이런 구체적인 개별 범죄 행위에 직접 가담하지는 않았지만 당시 정무수석실의 보고를 받고 승인, 지시를 한만큼 공모를 인정할 수 있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는 대의제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정당의 자율성을 무력화 시키는 행위라는 점에서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선고 공판에도 불출석했다. 이날 재판은 성창호 부장판사의 낭독으로 전국에 생중계 됐다. 
 
검찰 “상식에 반하는 논리” 항소 뜻 밝혀
지난 4월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 중간 발표를 하고 있는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왼쪽). [중앙포토]

지난 4월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 중간 발표를 하고 있는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왼쪽). [중앙포토]

검찰은 즉각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이날 입장을 내 “하위 공무원이 나랏돈을 횡령해 상급자에게 주면 뇌물이 아니고, 개인 돈으로 돈을 주면 뇌물이라는 상식에 반하는 논리”라며 “나랏돈을 횡령해 돈을 주면 뇌물의 죄질이 나빠지는 것이지 뇌물이라는 본질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같은날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항소심 결심 공판도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 김문석)의 심리로 열렸다. 검찰은 “국민을 상대로 진정 어린 사과와 반성의 모습을 보인 적이 없다”며 1심과 같은 징역 30년, 벌금 1185억원을 구형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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