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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내각 불신임안' 안되는 줄 알면서 강행, 왜?

일본 6개 야당이 20일 오전 아베 내각 불신임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입헌민주당, 국민민주당 등 5개 정당과 무소속모임은 “아베 내각의 정권 운영은 오만하며 무책임해 신임할 수 없다”며 내각 불신임결의안을 중의원에 제출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대표는 “호우 피해를 입은 상황에서 정부와 국회가 하나가 돼 대응해야 한다고 말씀드렸으나, 서두를 필요가 없는 법안심사 때문에 전력을 다하지 않은 자세는 용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에다노 대표가 말하는 법안심사는 통합형리조트(IR) 실시 법안 이른바 ‘카지노 법안’을 말한다.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입헌민주당 대표 [교도=연합뉴스]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입헌민주당 대표 [교도=연합뉴스]

 
내각 불신임안이 통과되면 아베 내각은 총사퇴해야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국회는 자민당과 공명당의 연립여당이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신임안은 일반 법안보다 우선적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법안 처리를 지연시키는 효과를 낸다. 머릿수로는 이길 수 없는 야당이 쓸 수 있는 마지막 저항카드인 셈이다.

 
‘카지노 법안’은 여당과 일본유신회가 찬성하고 있다. 반면 입헌민주당 등 여타 야당은 도박중독증 대책 등을 요구하며 줄곧 반대해왔다. 특히 지난주 200명이 넘는 인명피해를 낸 서일본 지역 폭우피해 이후, 야당은 “폭우피해 대책을 마련하는 것보다 카지노 법안이 더 중요하느냐”며 여당에 법안을 포기할 것을 압박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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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자민당은 폭우피해로 인한 복구 작업 와중에도 국토교통성 장관이 국회에 출석해 법안심사를 서두르는 등 ‘카지노 법안’ 통과에 총력을 쏟았다.  
 
지난달 29일 일본 참의원이 본회의를 열고 자민당과 공명당 등 연립여당과 여권 성향 야당 일본유신회의 찬성 다수로 노동기준법과 노동계약법 개정안 등 이른바 '일하는방식개혁' 법안 8개를 가결했다.[교도=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일본 참의원이 본회의를 열고 자민당과 공명당 등 연립여당과 여권 성향 야당 일본유신회의 찬성 다수로 노동기준법과 노동계약법 개정안 등 이른바 '일하는방식개혁' 법안 8개를 가결했다.[교도=연합뉴스]

 
결국 19일 밤 참의원 내각위원회에서 ‘카지노 법안’이 통과됨으로써 본회의 의결만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정기국회 회기는 22일까지여서, 20일이 사실상 회기 중 마지막 날이나 다름없다.  
 
야당은 내각 불신임안 외에도 19일 다테 쥬이치(伊達忠一)국회의장의 불신임안, 18일과 17일에는 각각 상임위 위원장의 해임결의안과 카지노 실시법안을 담당하는 이시이 케이이치(石井啓一) 국토교통성 장관의 문책결의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모두 압도적인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여당에 의해 번번히 부결됐다.
  
이번 내각 불신임안도 여당 의원들의 반대로 부결이 확실하다. 그럼에도 야당이 불신임안을 제출한 것은 “카지노 법안의 통과를 막는 것보다, 불상사가 계속되고 있는 아베 정권에 대한 비판을 어필하기 위한 의도가 있다”고 아사히 신문은 분석했다.
 
아베 일본 총리가 지난 4월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이라크 파병 자위대의 일일보고 문서은폐에 대해 "깊이 사죄한다"고 사과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아베 일본 총리가 지난 4월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이라크 파병 자위대의 일일보고 문서은폐에 대해 "깊이 사죄한다"고 사과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여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일하는 방식 개혁’ 관련 법안과 참의원 의석수 증원 법안을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차례대로 통과시켰다. 모두 아베 정권이 임기 내 최우선 추진사항으로 꼽아왔던 법안이다. 야당이 “결국 여당의 대본대로 법안들을 밀어부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는 이유다. 아베의 자민당이 9월 총재선거를 앞두고 지방표를 의식해 ‘카지노 법안’을 우선적으로 챙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하지만 갈기갈기 찢어진 야당은 거대 여당 앞에서 맥을 못추고 있다. 19일 내각위원회에서 국민민주당이 야당 공동전선에서 이탈해 ‘카지노 법안’에 찬성표를 던져 다른 야당의원의 야유와 항의를 받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시간을 끌며 야당의 분열을 노린 자민당의 계산이 맞아떨어진 것이었다. 힘을 잃은 일본 야당의 현주소가 여지없이 드러났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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