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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습당한 '피겨 영웅'···데니스 텐 가방에 있던 돌멩이 두 개의 비밀

데니스 텐의 한국 사랑, 매년 '고조부' 민긍호 선생 묘소 찾았다
 
항일 의병장 민긍호 선생의 고손자인 카자흐스탄의 ‘피겨 영웅’ 데니스 텐(25)이 급작스러운 괴한의 피습으로 숨지면서 전 세계가 충격과 애도를 표하고 있다. 혈연으로도 텐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한국 역시 마찬가지다. 데니스 텐은 민긍호 선생의 손녀인 김 알렉산드라를 외할머니로 두고 있다.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대들보’ 김연아(28)는 2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가장 열정적이고 훌륭한 스케이터를 잃어 너무나 슬프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추모했다. 그는 생전 데니스 텐과 나란히 찍은 사진을 함께 올렸다. 텐과 김연아는 2014년 소치올림픽 갈라쇼에서 함께 공연한 바 있다.
 
8년 전 처음 외고조부 민긍호 장군의 묘역을 찾고 소감을 말했던 데니스 텐. 한국계 아버지 유리 엘렉산드로이치 텐과 한국계 어머니 옥산나 엘렉씨예브나 텐 사이에서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사진 KBS 캡처]

8년 전 처음 외고조부 민긍호 장군의 묘역을 찾고 소감을 말했던 데니스 텐. 한국계 아버지 유리 엘렉산드로이치 텐과 한국계 어머니 옥산나 엘렉씨예브나 텐 사이에서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사진 KBS 캡처]

텐은 1930년대 소련 스탈린의 강제 이주정책으로 중앙아시아로 건너온 ‘고려인’의 후손이다. ‘Ten’은 한국 성 ‘정’ 씨를 키릴 문자로 음역한 '뗀'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그의 외고조부인 민긍호 선생은 1907년 군대해산 명령에 의병을 일으킨 뒤 100여차례 전공을 세웠고, 광복 이후인 1962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이 추서됐다. 
 
그는 항상 자신의 뿌리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국제빙상연맹(ISU) 선수 이력엔 ‘한국 민긍호 장군의 후손’이라고 표기했고, 한국 역사책을 읽으며 공부하기도 했다. 8년 전인 2010년 텐은 강원도 원주에 있는 외고조부인 민긍호 의병장의 산소를 처음 방문했다. 전주 4대륙 선수권에 출전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을 때였다.
 
“할머니와 이모 할머니는 우리 형제, 사촌들에게 민긍호 할아버지 이야기를 해주십니다. 당시에는 할아버지 이야기를 옛날이야기처럼, 마치 요즘 사람들이 수퍼맨 이야기를 듣듯 들었습니다. 마치 재미있는 동화 같았습니다.” (당시 인터뷰 발췌본) 
 
데니스 텐의 외고조부인 독립운동가 민긍호 선생.

데니스 텐의 외고조부인 독립운동가 민긍호 선생.

외고조부의 산소를 다녀간 이후 텐은 매년 한국을 찾았다. 인스타그램에는 서울을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도시"라고 적었다. 한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선 “미신을 믿지 않지만, 외고조부에게 영향을 받고 싶었다”며 “3주 전 묘역이 있는 원주를 찾았는데 거기서 돌을 두 개 들고 왔다. 언제나 가방에 간직한다”고 밝혔다. 
 
데니스 텐은 인스타그램에 "서울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도시"라고 적었다.

데니스 텐은 인스타그램에 "서울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도시"라고 적었다.

4년 전 소치올림픽 남자 피겨스케이팅 동메달리스트였던 텐은 지난 2월 오른쪽 발목 부상에서 완쾌되지 않은 몸으로 평창 올림픽에 출전하기도 했다. 부상 탓에 메달을 획득하진 못했지만, 그는 경기 후 “평창올림픽에 참가한 것만으로도 감격스럽다”며 활짝 웃었다.  
 
피겨스케이팅 불모지인 카자흐스탄에서 열악한 환경을 딛고 실력을 쌓아온 텐의 비극적 소식에 러시아 역시 애도를 표했다. 러시아는 미국과 함께 피겨스케이팅에서 양대 강국으로 꼽힌다.
 
한때 김연아의 라이벌인 아사다 마오를 지도했던 러시아 ‘피겨 대모’ 타티야나 타라소바는 “이 무슨 비극인가. 그는 탁월한 선수였다. 엄청난 비극이다”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은퇴한 러시아 ‘피겨 황제’ 예브게니 플루센코도 “충격적인 소식에 할 말이 없다. 그는 훌륭한 인간이자 뛰어난 스포츠맨이었다”고 밝혔다. 비탈리 무트코 러시아 부총리도 “황당한 사고로 젊은 사람이 떠났다. 텐은 2014년 소치에서도 탁월한 연기를 보인 훌륭한 선수로 기억한다. 유족들에게 조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ISU는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데니스 텐과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며 추모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데니스텐이 민긍호 장군 묘역 근처에 있는 한옥 마루에 앉아 휴식을 하고 있다. [사진 인스타그램]

데니스텐이 민긍호 장군 묘역 근처에 있는 한옥 마루에 앉아 휴식을 하고 있다. [사진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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