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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갑생 중앙일보 교통전문기자

인천공항 활주로 더럽히는 이것···연간 44t 녹아붙는다

항공기가 착륙할 때 마찰열로 인해 타이어 일부가 녹아내리게 된다. [중앙포토]

항공기가 착륙할 때 마찰열로 인해 타이어 일부가 녹아내리게 된다. [중앙포토]

 인천공항에서는 항공기 이착륙이 뜸한 자정부터 새벽 3시 사이에 활주로 청소 작업이 종종 진행됩니다. 4000m짜리 활주로 하나를 청소하는 데 대략 30일 정도 걸린다고 하는데요. 기상 상황이나 항공기 운항 여부에 따라 작업 시간이 유동적이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인천공항의 활주로 청소에만 122일이 소요됐다고 하는데요. 얼핏 깨끗해 보이는 활주로를 이렇게 열심히 청소하는 이유는 뭘까요? 바로 항공기 착륙 때 활주로에 녹아 붙는 타이어 찌꺼기 때문입니다.  
인천공항에는 모두 3개의 활주로가 있다. [중앙포토]

인천공항에는 모두 3개의 활주로가 있다. [중앙포토]

 비행기 타이어가 활주로에 닿게 되면 마찰 때문에 표면 온도가 통상 150~250도에 이르게 됩니다. 그러면 타이어가 이를 견디지 못하고 녹아내리게 되는데요. 
 
 인천공항의 권순원 기반시설팀장에 따르면 통상 비행기 한 대가 착륙할 때 녹아내리는 타이어 고무 찌꺼기는 평균 454g이라고 합니다. 음식점에서 파는 쇠고기가 1인분에 150g가량인 걸 고려하면 3인분에 해당하는 분량입니다. 
활주로 청소를 통해 수거한 타이어 찌꺼기.

활주로 청소를 통해 수거한 타이어 찌꺼기.

 물론 기체가 무겁고 타이어 개수가 많은 A380이나 B747 같은 대형 기종은 녹는 양이 더 많다고 하는데요. A380은 바퀴가 22개, B747은 18개나 됩니다. 인천공항의 경우 하루에 500회 정도 착륙이 이뤄지는 걸 감안하면 하루 평균 쌓이는 고무 찌꺼기만 227㎏가량으로 추정됩니다. 
 
 또 연간 청소 작업으로 수거하는 고무 찌꺼기는 평균 44톤인데요. 인천공항이 바빠지면서 고무 찌꺼기양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4년 41.2톤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이보다 훨씬 많은 51.6톤으로 늘었습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권순원 팀장은 "인천공항에 내리는 항공기의 약 60% 정도가 중소형 기종인 데다 항공기 착륙 때 타이어가 녹으면서 액체 상태인 고무 일부가 공기 중으로 날아가고 나머지가 활주로에 쌓이기 때문에 연간 수거량은 퇴적 예상량(연간 83톤)보다 적다"고 설명합니다.  
 
 비행기 타이어의 무게는 작은 기종인 B737용이 90㎏, A380용은 120㎏가량 되는데요. 이를 적용하면 1년에 B737용 타이어는 573개, A380용은 430개가 인천공항 활주로에 녹아 붙는 셈입니다. 타이어 가격이 대략 100만원 대인 걸 고려하면 5억원을 넘는 규모입니다.   

 
 참고로 이 가격은 추정치일 뿐 정확한 내역은 알기 어렵습니다. 항공사별로 타이어 공급사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그 가격을 공개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을 넣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그래서 상세한 시장 가격은 별도로 없다는 게 항공사들의 설명입니다. 바퀴에 사용되는 알루미늄 휠은 개당 2000만원이 넘습니다.  
 이처럼 착륙 때마다 녹아내리고, 강한 충격을 받기 때문에 항공기 타이어는 기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통상 2~3개월 사용 후에 교체한다고 하네요. 물론 운항 거리가 길어 상대적으로 착륙 횟수가 적은 기종은 4~5개월 단위로 타이어를 바꾸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찌꺼기를 제거하지 않으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요? 통상 활주로에는 착륙시 미끄럼을 방지하고, 빗물이 잘 빠지도록 하기 위해 일정 간격으로 홈을 파놓습니다. 이를 그루빙(Grooving)이라고 하는데요. 
 
 이 홈에 타이어 찌꺼기가 쌓이면 빗물이 잘 빠지지 않고, 바퀴와 활주로 사이에 수막이 형성돼 자칫 비행기가 미끄러지는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활주로 청소에 사용하는 특수차는 가격이 8억원을 넘는다. [사진 인천공항공사]

활주로 청소에 사용하는 특수차는 가격이 8억원을 넘는다. [사진 인천공항공사]

 이 때문에 주기적으로 활주로 청소를 해야 하는 건데요. 이 청소 작업에는 특수 차량이 동원됩니다. 강력한 물줄기를 분사하는 워터젯(water jet) 기능을 장착한 차량으로 가격은 대당 8억원이 넘는데요. 
 
 강력한 물줄기를 뿜어서 활주로 홈에 박힌 고무 찌꺼기를 빼낸 뒤 이를 다시 빨아들이는 방식으로 청소를 하게 됩니다. 통상 활주로 하나를 30일가량 청소하는 데 드는 비용만 약 9000만원 정도라고 하네요. 그리고 수거된 고무 찌꺼기는 환경법에 따라 폐기물 처리를 합니다. 
공항 뿐 아니라 항공모함에서도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활주로를 청소한다. [중앙포토]

공항 뿐 아니라 항공모함에서도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활주로를 청소한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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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공은 조그만 실수나 고장만으로도 최악의 사고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어떤 교통수단보다도 안전이 최우선시되는데요. 모두들 잠든 심야시간대 인천공항 활주로에서 첨단차량이 굉음을 내며 청소 작업을 하는 것도 그 이유입니다. 이 같은 보이지 않는 손길들이 모여 항공 안전이 유지되는 겁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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