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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심사 단축 ‘가짜 난민’ 걸러내 국민 불안감 줄이기로

“무엇보다 국민 보호가 최우선입니다. 하지만 난민협약 가입국으로서의 책무도 고려돼야 합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난민 문제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법무부는 제주도 예멘 난민 사태를 계기로 난민법 개정과 난민 심사 강화를 추진 중이다. 박 장관은 “난민 심판원을 도입해 기존 난민신청 심사 5단계를 3단계로 줄이려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로 구성된 독립된 심사기구를 통해 난민 심사의 전문성은 높이고 심사 기간은 단축해 불법 체류를 피하려는 ‘꼼수 난민 신청’을 줄이겠다는 목표다.
 
박 장관의 이런 발언에는 난민에 대한 법무부의 고민이 담겨 있다. 지난 13일 마감된 ‘제주도 난민 수용 반대’ 청와대 국민청원에선 난민법과 난민 허가 제도 자체를 폐지하고 외국인들의 제주도 무비자 입국을 금지하자는 요구가 올라왔다. 난민들을 한국에 발조차 디딜 수 없도록 하자는 이 청원에 역대 최다인 70만 명 이상이 동의했다. 
 
김대근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난민에 대해 국민이 느끼는 불안감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지만 우리의 심사 제도 등에 대한 불신과도 맞닿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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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연구위원은 “실제로 난민법을 만들어 놓고 이를 실행할 제도와 기관, 인력 운영엔 소홀했다”며 “우리 국민의 불안감과는 반대로, 난민 지위를 인정받으려고 온 외국인들은 납득 못할 이유로 한국에 등을 돌리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에서 난민으로 인정받으려면 재판까지 포함해 총 5단계 심사를 거쳐야 한다. 1차 심사는 법무부에 소속된 37명의 난민심사관이 담당한다. 신청 서류 검토와 면접을 통해 외국에서 박해를 받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이 심사에만 평균 8~9개월이 걸린다. 지난해 신청자 6041명 중 92명(1.5%)이 심사를 통과했다.
 
1차 심사에 불복하면 이의신청을 통해 법무부 난민위원회가 2차 심사를 진행한다. 위원장인 법무부 차관과 변호사, 교수, 실·국장급 공무원 등 15명이 심사를 맡는다. 지난해 이 단계에서 난민으로 인정받은 신청자는 24명이었다.
 
그다음은 재판 단계로 넘어간다. 심사 결과 후 90일 이내에 행정소송을 낼 수 있다. 한국 국민과 동일하게 대법원까지 3심제를 적용받는다. 소송의 문턱도 낮지 않다. 지난해 재판에서 난민 지위가 인정된 판결은 5건이었다.
 
이 5단계 심사엔 수년이 걸린다. 난민 신청자들이 불법체류를 피하면서도 취업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기간이다. 실제로 난민을 돕는 시민단체나 변호사들에 따르면 “난민 신청 안 하고 불법체류 상태에 있으면 바보”라는 소리가 외국인들 사이에 퍼져 있다.
 
이를 악용한 브로커 변호사들도 있다. 최근 서울 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는 중국인 180여 명을 인터넷 광고로 모집해 가짜 난민 신청을 대행한 변호사와 브로커 등 8명을 적발했다.
 
법무부의 난민법 개정과 난민심사 강화는 이런 문제에 대한 보완책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심사 기간이 단축되면 가짜 난민이 줄어 자연스럽게 치안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와 함께 난민 인정 비율이 높아지면 인권 국가로서의 대외적 위상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호진·박사라 기자 yoong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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