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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남의 영화몽상] 슈퍼 히어로라도 힘든 엄마 아빠 노릇

이후남 대중문화팀장

이후남 대중문화팀장

‘한 아이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는데, 주변에서 보고 듣는 현실은 딴판이다. 엄마 혼자 ‘독박 육아’인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사방의 도움을 받아 평소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맞벌이 부모도 급한 일이나 새로운 상황이 생기면 SOS를 칠 곳이 없어 쩔쩔맨다.
 
새로 개봉한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인크레더블2’의 가족도 이런 상황을 겪는다. 팔다리가 고무처럼 쭉쭉 늘어나는 엄마를 비롯해 저마다 초능력을 지닌 슈퍼 히어로 가족이다. 이 세계에선 슈퍼 히어로 활동이 불법인 탓에 엄마 아빠는 졸지에 실업자가 되는데, 마침 후원자가 나타나 엄마에게 굵직한 일거리를 제안한다. 아이 셋을 두고 멀리 출장을 가는 게 큰 걱정인 엄마를 안심시키며 아이들을 돌보겠다고 나선 아빠 역시 슈퍼 히어로. 하지만 얼마 못 가 근육질 몸매의 아빠 눈가에 다크 서클이 드리운다. 두 돌도 안 된 막내부터 사춘기에 접어든 큰딸까지, 세 아이 육아가 악당과 싸우는 것 못지않게 힘든 탓이다. 영화 대사를 빌리면, 아이를 제대로 키우는 것은 슈퍼 히어로로 활약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인크레더블2

인크레더블2

아빠에겐 고난의 연속이라도, 가족의 모습은 퍽 유쾌하게 그려진다. 특히 막내가 그렇다. 슈퍼 히어로 혈통인 이 아기의 변화무쌍한 모습은 웃을 때는 천사 같다가 울고불고할 때는 괴물 같은 아기들, 제 부모 눈에는 초능력만큼이나 놀라운 뒤집기·걷기 등의 재능을 무심히 선보이는 보통 아기들을 저절로 떠올리게 한다.
 
육아나 성장기 아이들 심리에 대해 최근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은 감탄할만한 상상력과 묘사를 보여주곤 한다. 새로 태어나 부모의 관심을 독차지한 어린 동생이 실은 비밀 조직의 두목(‘보스 베이비’)일지 모른다든가, 새로운 곳으로의 이사가 열두 살 소녀의 머릿 속에서는 다양한 기억과 감정으로 구축된 세계 전체가 무너지는 일(‘인사이드 아웃’)이 될 수 있다든가.
 
돌아보면 어른이 된 이들도 겪었던 시절이지만, 부모라는 새 역할로 이에 대처하는 건 다른 얘기다. 날 때부터 부모 노릇에 숙련된 어른은 없다. 그래서 ‘애니메이션=아동용’이란 통념과 달리 어른이 느낄 재미가 더 많아 보인다. 물론 한창 아이가 어린 젊은 부모들은 영화관에 갈 시간적 여유도, 그 사이 아이를 맡아줄 사람도 찾기 힘든 게 현실일 테지만. 
 
이후남 대중문화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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