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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상 가짜이혼도 법률적 효력… 섣불리 도장 찍지 말자

기자
배인구 사진 배인구
[더,오래] 배인구의 이상가족(56)
사업에 실패한 남편이 서류상으로 이혼하자고 합니다. 남편의 빚이 얼마나 되는지 저는 잘 모릅니다. 남편은 입버릇처럼 신용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고비만 넘기면 잘 될 거라고 했습니다. 친정 식구들에게 모두 도움을 청해 급한 불이라도 끄려고 했습니다. 시골에 계신 시부모님도 해 주실 수 있는 것은 다 해주셨습니다.
 
사업에 실패한 남편이 서류상으로 이혼하자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서류상 이혼이 실제 이혼이 될까봐 두렵습니다. 나중에 이 이혼을 무효로 돌릴 수 있나요? [사진 pixabay]

사업에 실패한 남편이 서류상으로 이혼하자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서류상 이혼이 실제 이혼이 될까봐 두렵습니다. 나중에 이 이혼을 무효로 돌릴 수 있나요? [사진 pixabay]

 
그런데 결국 저희 부부는 양가 부모님과 친지들에게 죄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 주지 않으려고 애썼는데 무엇이 잘못되어 이 지경이 되었는지 속이 상합니다. 하지만 남편과 그 어려움을 같이 겪으면서 동지애를 가지게 됐습니다. 그것 하나로 지금까지 버티고 지냈는데 남편이 서류상으로 이혼하자는데 어지러웠습니다.
 
숨겨 놓은 재산도 없고, 남편이 처분할 수 있는 재산도 없는데 왜 이혼을 하자고 하는지 물었더니, 채권자들이 제게도 찾아오고 아이들에게 해를 가할까 봐 그렇답니다. 그리고 머뭇거리면서 이혼을 하면 국가에서 주는 혜택을 더 잘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저와 아이들을 위해서 이혼을 생각했다는 남편의 말을 들으면서 많이 울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서류상만 이혼을 해놓는다고 하지만 실제로 이혼이 될까 봐 두렵습니다. 만약 지금 제가 생각하는 것처럼 서류상으로만 이혼하는 것이 아니라면 나중에 이 이혼을 무효로 돌릴 수 있나요?

 
 
배인구 변호사가 답합니다
한국은 양 당사자가 모두 이혼 의사가 있는 경우 당사자의 협의에 의한 이혼을 할 수 있습니다. 법관 앞에서 이혼 의사의 확인을 받아야 하지만 속으로는 이혼할 뜻이 없더라도 법관 앞에서 이혼의 의사가 있다고 하면 그것을 법관이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이혼할 뜻이 없지만 형식적으로는 이혼한 것, 이것을 가장이혼이라고 합니다. 
 
이혼하면서 상대방에게 재산 분할로 재산을 이전할 수 있기 때문에 채권자들이 채무자의 이혼이 가장이혼이고 본인의 채권을 집행하지 못하도록 재산을 이전한 것이라 주장하는 소송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사례자의 경우 이혼의 형식을 취하더라도 이전할 재산이 없다고 하니 이런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속아서 이혼한 것이라면 그 이혼을 취소해야 하겠지만, 이혼한 후 나중에 실제는 이혼 의사가 없었다는 것을 주장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법원에 가서 본인 스스로 이혼한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했으니까요.
 
대법원에서는 일시적으로나마 법률상 부부관계를 해소하려는 당사자간의 합의하에 협의이혼 신고가 된 이상 무효로 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바 있다. [사진 pixabay]

대법원에서는 일시적으로나마 법률상 부부관계를 해소하려는 당사자간의 합의하에 협의이혼 신고가 된 이상 무효로 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바 있다. [사진 pixabay]

 
대법원은 “협의이혼에 있어서 이혼 의사는 법률상 부부관계를 해소하려는 의사를 말하므로 일시적으로나마 법률상 부부관계를 해소하려는 당사자 간의 합의하에 협의이혼 신고가 된 이상 협의이혼에 다른 목적이 있더라도 양자 간에 이혼 의사가 없다고는 말할 수 없고 따라서 이와 같은 협의이혼은 무효로 되지 아니한다(대법원 1993. 6. 11. 선고 93므171 판결)”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만약 사례자 부부가 서류상으로만 이혼했다고 하더라도 다시 사실혼 관계를 유지했다는 점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사례자든 남편이든 어느 일방에게 새로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 서류상으로만이 아니라 실제로 이혼을 하게 되었더라도 상대방에게 그 책임을 묻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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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