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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도 공항, 국립공원위 심의 이번엔 통과할 수 있을까

흑산도의 부속섬인 대둔도 성암산에 오르면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바다와 흑산군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사진은 성암산에서 내려다 본 바다의 모습. [천기철 사진작가 제공=연합뉴스]

흑산도의 부속섬인 대둔도 성암산에 오르면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바다와 흑산군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사진은 성암산에서 내려다 본 바다의 모습. [천기철 사진작가 제공=연합뉴스]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흑산도에 50인승 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공항이 들어설 수 있을까.
 
환경부는 오는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태영빌딩(옛 국립공원관리공단 입주 건물)에서 국립공원위원회(위원장 안병옥 환경부 차관)를 열고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흑산 공항 건설 공원계획 변경(안)'을 심의·의결할 예정이라고 19일 밝혔다.
흑산 공항 배치도 [자료 환경부]

흑산 공항 배치도 [자료 환경부]

흑산공항 사업주변지역 [자료 환경부]

흑산공항 사업주변지역 [자료 환경부]

흑산 공항 건설사업은 길이 1160m, 폭 30m의 활주로 등을 건설하기 위해 국립공원 지역인 흑산도(전남 신안군 흑산면 예리) 53만5761㎡를 개발하려는 사업이다.

바다를 8만5600㎡ 매립하는 것을 포함해 활주로·착륙대·계류장·여객터미널·진입도로 등 전체 사업 면적은 축구장 75배에 해당한다.
사업을 추진하는 국토교통부 측은 2021년까지 1833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국토부는 2009년 지역 관광 활성화 방안으로 흑산 공항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국토부는 2013년 예비타당성 조사와 2015년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를 거친 뒤 2016년 10월 환경부에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계획 변경을 신청했다.
흑산공항 사업대상지 현황 [사진 환경부]

흑산공항 사업대상지 현황 [사진 환경부]

하지만 2016년 11월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는 흑산 공항 사업을 심의, 조건부로 보류했다.

국토부는 지난해 7월 서류를 보완해 재신청을 했으나 환경부는 지난해 9월 재보완 요구를 했다.
지난 2월 국토부는 재보완서를 제출하면서 이번에 국립공원위원회에서 재심의하게 됐다.
 
핵심 쟁점은 '경제적 타당성'
국회 이상돈 의원(오른쪽)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흑산도 공항건설 사업의 백지화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 의원은 흑산 공항 건설에 대해 취항 기종의 안전성이 떨어지고 활주로가 지나치게 짧다는 등 안전성 문제가 있다며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스1]

국회 이상돈 의원(오른쪽)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흑산도 공항건설 사업의 백지화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 의원은 흑산 공항 건설에 대해 취항 기종의 안전성이 떨어지고 활주로가 지나치게 짧다는 등 안전성 문제가 있다며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스1]

흑산 공항 재심의를 앞두고 환경단체에서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경제성 없는 사업으로 국립공원만 훼손할 것이라는 우려다.
2016년 11월 국립공원위원회가 조건부 보류하면서 드러난 흑산 공항 관련된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다.
 
①경제성 평가 적절했나
국토부 측은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공항 건설에 1115억원을 투자한다면 4887억원의 편익을 얻을 수 있으므로, 비용-편익 비(比)가 4.38이라고 보고했다. 경제적 타당성이 아주 높은 사업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잇따랐고, 지난해 보완서에서는 1627억원 투자에 4227억원 편익으로 비용-편익 비를 2.60으로 줄여 보고했다.
올해 2월 재보완서에서는 이 비율을 1.9(비관치)~2.8(낙관치)로 다시 조정했다.
이와 관련, 환경부 쪽에서는 국립공원 가치 손실 금액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국립공원 가치 손실은 향후 30년간 총 1조7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를 반영할 경우 비용이 편익을 훨씬 초과하게 된다.
흑산공항 배치계획도 [자료 환경부]

흑산공항 배치계획도 [자료 환경부]

②소규모 공항 외에 제3의 합리적 대안은 없나
국토부 측은 2050년 기준으로 연간 68만 명이 흑산 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활주로 길이를 고려해 50인승 항공기를 운항할 경우 연간 1만7000회의 운항이 이뤄지게 된다.
하루 12시간(오전 6시~오후 6시) 공항을 운영한다고 했을 때, 12시간 동안 47회, 15분마다 한 대꼴로 이·착륙이 이뤄지는 셈이다.
이 경우 목포에서 흑산도를 운항하는 여객선 수요 감소도 예상되며, 오히려 목포 지역 경제에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③항공기 조류 충돌 가능성은 없나
충돌 가능 조류는 갈매기류·청둥오리·멧비둘기 등이다.
조류 충돌 우려 지역은 고도 500피트(152m) 이하에서 70% 이상, 조류 충돌 확률은 0.01~0.1%인 것으로 파악됐다.
연간 1만7000회 운항한다고 했을 때 연간 조류충돌이 최대 17회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국토부 측은 조류 충돌 방지를 위해 습지·초지 등 대체서식지 6곳을 조성하고, 공포탄·폭음기·경보기·페인트볼 건 등 조류 충돌 방지 장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④육상·해상 생태계 훼손은
국토부는 공항 건설로 8만2694그루의 나무가 훼손될 것으로 예상하고, 이 중 2193그루를 이식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해안이 매립되면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수달의 이용 공간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한다.
희귀 해양 식물인 잘피의 군락지도 영향이 예상된다.
또, 멸종위기종인 애기뿔소똥구리의 서식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소와 말의 배설물을 먹이로 하는 애기뿔소똥구리의 경우 사업 지구 내 방목지가 폐쇄되면 먹이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 측은 수달이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매립 호안을 완만한 경사로 설치하고, 잘피는 이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애기뿔소똥구리는 인근 방목지를 보존, 자연스럽게 이주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지역 주민 의견 수렴 미흡
지난 1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환경단체가 흑산도 공항사업 국립공원위원회 상정 무효화 촉구 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1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환경단체가 흑산도 공항사업 국립공원위원회 상정 무효화 촉구 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최근 흑산도와 인근 지역을 둘러본 국립공원위원회의 한 위원은 개인적인 견해임을 전제로 "다수의 흑산도 주민들은 그동안 공항 건설을 둘러싼 공론화 과정이 미흡했다고 아쉬워했다"며 "공항 예정지 인근에서는 찬성파가 다수이지만, 흑산도 다른 마을 주민이나 다른 섬 주민들 사이에서는 반대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응급환자 수송은 해경 경비정이나 119 헬기 운송으로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의견이 나왔고, 중국어선 등의 불법 조업 감시나 영토수호를 위해 비행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소수 의견이었다는 것이다.
 
한편, 20일 국립공원위원회에서 심의가 이뤄지더라도 바로 결정하기보다는 다음 회의로 결정을 연기할 가능성도 일부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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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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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