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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팀에 상담했더니 소문 내”...직장 내 성희롱 사건 ‘2차 피해’가 45%

. [중앙포토]

. [중앙포토]

회사원 A씨는 직장 상사의 상습적인 신체 접촉에 시달리다 인사담당자인 B씨에게 이 사실을 상담했다. 사건 조사와 사후 처리를 담당해야할 B씨는 오히려 상담내용을 가해자에게 알렸다. 또 다른 직원들에게 A씨에 대한 험담을 했다. 성폭력 피해에서 벗어나기 위해 상담을 청했던 A씨는 사내에 나쁜 소문마저 퍼져 더 큰 고통을 받게 됐다. A씨는 여성가족부 신고센터에 B씨의 가해 행위를 신고했고, B씨는 회사의 중징계 처분을 받게 됐다.
 
A씨 사례처럼 직장내 성희롱 피해를 신고한 뒤 2차 피해로 고통받는 사례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가부는 그동안 공공부문 직장 내 성희롱ㆍ성폭력 신고센터에 접수사건을 분석한 결과, 총 266건 중 2차 피해를 신고한 경우는 119건(7월 16일 기준)으로 전체 신고사건의 45%에 달한다고 19일 밝혔다.  
 
2차 피해를 유형별로 보면 성희롱ㆍ성폭력사건 무마 등 기관에서 사건처리를 부적절하게 한 경우가 38%로 가장 많았고, 그 밖에 악의적 소문(28%), 인사 불이익(14%), 보복ㆍ괴롭힘(12%), 가해자의 역고소 등(8%)이 있었다.    
 
범정부 성희롱ㆍ성폭력 근절추진 점검단(이하 점검단)은 2차 피해가 신고 되면 해당 기관에 사실 조사, 피해자 보호 대책 등을 수립할 것을 요청한다. 이후 법률ㆍ상담 전문가들과 함께 기관을 직접 방문하여 컨설팅을 실시한다. 점검단의 개입으로 처리된 주요 사례는 다음과 같다.
 
#직장동료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C씨는 인근 해바라기센터 도움으로 증거채취까지 한 후 사내 담당팀장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담당팀장은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사건무마를 시도했다. 점검단의 신고센터에 사건이 접수된 이후 담당팀장은 해당 기관에서 징계 조치됐고 성폭행 가해자 역시 해임됐다.  
 
#계약직으로 근무하던 D씨는 직장 상사의 성희롱을 신고했지만 오히려 가해자로부터 무고죄로 역고소를 당하고, 계약기간 만료로 10년 동안 일한 직장에서 퇴사까지 하게 됐다. 해당 기관에서는 가해자의 성희롱을 인정하지 않았으나, 신고센터의 컨설팅 이후 국가인권위원회의 ‘성희롱 인정 결정’을 근거로 가해자를 징계 처분했다. 가해자의 무고죄 고소도 ‘혐의 없음’로 처분됐다.  
 
#비정규직으로 11년 동안 근무하던 E씨는 수년 전 직장상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할 뻔했으나 미수에 그친 사건을 신고했다. 그 이후 근무기관의 정규직 채용시험에서 서류전형조차 통과되지 않았다. E씨는 신고센터가 연계해 준 변호사와의 상담을 통해, 직접적인 2차 피해를 입증하는 것은 곤란하지만 2년 이상 상시 지속적 업무를 수행해왔다면 법적으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될 수 있다며 법률적 지원을 받고 있다.  
 
점검단 단장인 이숙진 여가부 차관은 “사업주 또는 기관장이 성희롱 성폭력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뿐만 아니라 사건 해결 이후에도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여가부는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 처분 구체화’를 골자로 하는 ‘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 현재 국회 계류 중인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개정 법률안이 연내 개정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 및 국회와 긴밀하게 공조하여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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