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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잃은 슬픔 일기처럼 담았다…상처보다 그 후가 중요”

본명으로 처음 솔로 앨범을 발표한 마이크 시노다. 린킨파크를 결성하고 이끌어온 그는 "이번 앨범을 완성하고 전체를 들어봤을 때 매우 개인적인 앨범이란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사진 워너뮤직]

본명으로 처음 솔로 앨범을 발표한 마이크 시노다. 린킨파크를 결성하고 이끌어온 그는 "이번 앨범을 완성하고 전체를 들어봤을 때 매우 개인적인 앨범이란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사진 워너뮤직]

이별은 어떤 형태로든 후유증을 남긴다. 사랑하는 사람의 부재는 때로 삶을 송두리째 앗아 가기도 하고, 세상을 보고 듣는 방식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온다. 미국 록밴드 린킨파크의 리더 마이크 시노다(41)가 지난달 발표한 앨범 ‘포스트 트라우마틱(Post Traumatic)’은 이별 후 극복 과정을 담은 결과물이다. 절친한 친구이자 밴드의 프론트맨인 체스터 베닝턴을 지난해 7월 20일 떠나 보낸 후 1년간의 감정 변화를 꾹꾹 눌러 담았다.
 
전화로 만난 시노다는 “음악을 다시 할 수 있을지조차 알 수 없는 시간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베닝턴이 떠난 첫 주는 바다에서 길을 잃은 사람 같았고, 시간이 지나면 좀 나아진 것 같다가도 피할 수 없는 두려움이 다시 찾아오는 롤러코스터 같은 날들이었다”고 덧붙였다. “음악을 일기처럼 적어 내려갔어요. 지금 내게 일어나는 모든 변화의 순간을 기록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거든요.” 
 
팀에서 래퍼, 키보드, 기타를 맡고 있는 시노다는 "악기를 연주할 줄 몰라도 소리를 내보거나 다른 사람들과 함께 즉흥연주하는 것만으로 상처를 치유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사진 워너뮤직]

팀에서 래퍼, 키보드, 기타를 맡고 있는 시노다는 "악기를 연주할 줄 몰라도 소리를 내보거나 다른 사람들과 함께 즉흥연주하는 것만으로 상처를 치유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사진 워너뮤직]

2000년 데뷔 이후 정상을 지켜온 그룹명 린킨파크나 2005년부터 사용해 온 솔로 활동명 포트 마이너 대신 본명을 사용한 음반을 처음 발표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은 물론 음악과 나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이 매일 놀라울 정도로 변하고 있더라고요. 지극히 개인적인 앨범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에게 이미 특별한 의미를 갖게 된 이름보다는 제 이름을 사용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탄생한 16곡은 어느 곡 하나 슬픔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땅에 딛고 설 다리를 잃었다”고 시작하는 첫 번째 곡 ‘플레이스 투 스타트(Place To Start)’부터 너무 먼 곳에 있는 너에게 닿을 때까지 불러 보는 마지막 곡 ‘캔트 히어 유 나우(Can’t Hear You Now)’까지 모두 슬픔의 각기 다른 이름이다. 목놓아 우는 대신 담담히 읊조릴 뿐이다. 록으로 시작한 린킨파크가 랩과 EDM 등 다양한 장르와 자유롭게 어울렸듯 그의 목소리는 경계 없이 유영한다.
 
'포스트 트라우마틱' 아트북 버전에 삽입된 스케치. [사진 마이크 시노다 홈페이지]

'포스트 트라우마틱' 아트북 버전에 삽입된 스케치. [사진 마이크 시노다 홈페이지]

멤버들은 알콜과 약물로 스스로 생을 마감한 친구의 영면을 바라는 동시에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자살 예방센터 전화번호 등을 게재한 홈페이지(http://chester.linkinpark.com)를 만들기도 했다. “정신적 외상을 겪었을 때 트라우마보다 그 이후를 어떻게 보내는지가 중요해요. 이상적으로는 희망을 찾아야겠지만 쉽지 않죠. 단기적으론 뭔가에 집중하는 게 도움이 됩니다.”
 
시노다가 택한 것은 음악과 미술이었다. 제대로 악기를 연주하는 방법을 모르고, 그림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을지라도 그 행위에 집중하는 것 자체로 명상의 효과가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는 “앨범과 함께 아트북을 함께 만들고 미완성 작품을 포함시킨 것도 그 때문”이라며 “팬들이 밑그림 위에 색을 칠하고 무언가를 더 그려 넣으면서 자신의 아픔을 치유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노다는 다음 달 11일 송도에서 열리는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 참석한다. 린킨파크는 2003년부터 세 차례 한국을 찾았지만, 솔로로는 첫 내한이다. 그는 “한국은 내게 무척 친숙한 곳”이라며 “패서디나 아트센터 재학 시절 한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 살았다. 그곳에서 조 한을 만났고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LA에서 태어난 시노다는 한국계 미국인 DJ 조 한을 비롯해 고등학교 친구들과 함께 린킨파크를 만들어 ‘크롤링’ ‘넘’ 등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데뷔 앨범 ‘하이브리드 시어리’는 1500만장 이상 팔려 나갔다. 
 
린킨파크의 모습은 언제쯤 다시 볼 수 있을까. 지난해 3년 만에 7집 ‘원 모어 라이트’를 발매하고 공연 준비가 한창이었으나 베닝턴의 사망으로 모두 잠정 중단된 터였다. 시노다는 “멤버들과 자주 만나지만 음악보다는 인생과 가족에 대해 주로 이야기한다”며 “모두가 답을 원하지만 현재로써는 정해진 목적지가 없다”고 답했다. 그는 이번 앨범에서 현재 심정을 가장 잘 담아낸 곡으로 ‘메이크 잇 업 애즈 아이 고(Make It Up As I Go)’를 꼽았다. 이 여정이 나를 어디로 데리고 갈지, 열려 있는 마음을 담은 이 곡에 그 힌트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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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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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