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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이 고독사를 두려워하는 이유

기자
이한세 사진 이한세
[더,오래] 이한세의 노인복지 이야기(18)
고독사란 말 그대로 아무도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뜻한다. 무연고자 사망과는 달리 가족이 있는 사람에게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중앙포토]

고독사란 말 그대로 아무도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뜻한다. 무연고자 사망과는 달리 가족이 있는 사람에게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중앙포토]

 
고독사라고 하면 독거노인이 생활고와 병고에 시달리다 혼자 사망하는 것을 떠올린다. 최근에는 독거노인뿐만 아니라 40~50대 중년남성이 사망한 지 몇 개월 혹은 몇 년 만에 발견돼 백골로 남았다는 뉴스도 들린다. ‘2015 무연고자 사망자 현황’에 따르면 50대 무연고 사망자가 368명(29.6%)으로 가장 많았으며 60대 282명(22.7%)과 70세 이상 267명(21.4%)이 그 뒤를 이었다.


무연고자 사망, 50대가 가장 많아
대부분의 사람은 가족이나 연고가 있거나 무연고자 사망자 숫자가 그리 많지 않아 고독사를 나하고는 상관없는 남의 일로 여긴다. 그러나 고독사를 무연고자 사망과 구분해 자세히 살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신문이나 방송에 보도되는 대부분의 고독사는 경제적으로 어렵고, 가족 및 이웃과 단절된 무연고자 사망을 일컫는다. 무연고자는 가족은 물론, 평소 찾는 이가 없어 죽음을 맞이한 후에도 오래도록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한 발견된 후에도 연고자가 없어 정부나 복지단체에서 장례 및 화장을 치러 주게 된다.
 
그러나 고독사는 무연고자 사망과는 달리 가족이 있는 사람에게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고독사는 말 그대로 아무도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뜻한다. 한국은 사망 후 3일 일본에서는 7일 이후에 발견되는 모든 사망자를 고독사로 인정하는 추세다.
 
사망 후 3~7일 정도 지나 발견되는 죽음을 굳이 고독사라고 칭하며 심각하게 여기는 것은 시신이 온전치 못함에 있다. 고독사한 시신은 여름처럼 온도와 습도가 높은 경우 사망 이틀째부터 몸에 구더기가 생기고 7일이 되면 얼굴 부패가 시작되며 시신이 부풀어 오른다. 7일이 지나 몇 주가 되면 부패로 인한 시신의 훼손은 더 심각해진다.
 
보건사회연구원이 2014년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노인의 23.0%가 배우자 없이 자녀들과 떨어져 혼자 살고 있다. 경제적 여력이나 사회적 교류의 정도와 상관없이 혼자서 살고 있다면 독거노인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의 부모도 아버지나 어머니와 사별한 후 혼자 살고 있다면 독거노인의 범주에 포함된다.
 
경제적 여력이나 사회적 교류의 정도와 상관없이 혼자서 살고 있다면 독거노인이라고 볼 수 있다. [중앙포토]

경제적 여력이나 사회적 교류의 정도와 상관없이 혼자서 살고 있다면 독거노인이라고 볼 수 있다. [중앙포토]

 
통계자료에 따르면 부모와 따로 사는 성인 자녀들이 부모에게 전화통화를 1주일에 1회도 안 하는 경우가 27%에 달한다. 10명의 혼자 사는 노인 중 3명은 1주일 내내 자녀들로부터 전화 한 통 받지 못하는 것이다. 이 중에는 한 달에 두어 번, 혹은 명절 때나 연락받는 경우도 흔치 않다. 생각보다 많은 노인이 죽음을 맞이해도 자녀들이 1주일 이내에 인지하지 못하는 고독사의 위험성에 노출되어 있다.
 
노인 중 혼자 살고 있어도 신체가 건강하고 성격이 활달해 주변에 지인이나 친구가 많으면 고독사의 가능성은 훨씬 낮아진다. 그러나 연로해 활동성이 떨어지거나 내성적인 성격으로 사회적인 교류가 낮다면 고독사의 위험은 언제나 도사리고 있다. 죽음은 경제력이나 자녀의 수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예기치 않게 찾아온다.


내성적 성격, 고독사 위험 커
고독사는 단지 자녀들만 걱정하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부모 당사자의 걱정이 더 클 수도 있다. 부산에 있는 중저가 실버타운 복지팀장과 인터뷰를 하면서 혼자 지내는 노인이 가장 걱정하는 것이 고독사며, 이를 방지할 겸 실버타운에 입주한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고독사로 인해 임종을 지켜보는 사람도 없이 유명을 달리한 후 한동안 누구에게도 발견되지 못하는 것이 얼마나 두려웠으면 실버타운에 입주까지 할까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노인들이 고독사를 그토록 두려워하는 진짜 이유는 다른 데 있다. 본인의 고독사로 인해 부모를 방치했다고 남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고 평생 죄책감을 가지고 살게 될 자녀들에 대한 걱정이 더 크다는 것이다.


실버타운에 입주하면 적어도 고독사는 없어
요즘에는 스마트폰을 통해 CCTV로 모친의 안위를 살필 수 있으며, 각종 전자기기도 제어가 가능하다. 실시간으로 건강상태까지 확인할 수 있다. 그래도 부모님을 자주 찾아뵙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중앙포토]

요즘에는 스마트폰을 통해 CCTV로 모친의 안위를 살필 수 있으며, 각종 전자기기도 제어가 가능하다. 실시간으로 건강상태까지 확인할 수 있다. 그래도 부모님을 자주 찾아뵙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중앙포토]

 
고독사로 인해 이미 부패해 백골이 드러난 부모의 시신을 본다는 것은 생각하기도 싫은 끔찍한 악몽이다. 부패한 부모의 시신을 앞에 두고 친지들에게 둘러싸여 죄인처럼 고개를 숙이고 있는 자녀들에게 ‘천하의 불효자’라고 모두가 손가락질하는 상황이 부모는 두려운 것이다. 관 뚜껑이라도 열고 일어나 “우리 자식이 얼마나 효자인데!”라고 울부짖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인 것이다.
 
80대 중반인 필자의 모친도 혼자 산다. 인정하기는 싫지만 독거노인인 셈이다. 거의 매일 미사를 보러 성당에 다니는 것 이외에 자주 교류하는 지인이나 친구도 없다. 이미 같은 연배의 친구분들이 많이 돌아가셨고 혹 살아 계셔도 활동성이 떨어져 만나기 힘든 지 오래되었다. 자녀 된 입장에서 형제들이 돌아가며 자주 연락을 드리려고 노력하지만 혼자 계시기 때문에 늘 걱정이다.
 
시간이 지나 조금 더 연로해지면 모친 집에 CCTV를 달거나 카메라가 달린 로봇 청소기 구매를 고려 중이다. 스마트폰을 통해 CCTV로 모친의 안위를 살필 수 있으며 원격으로 로봇 청소기를 움직여 모친이 잘 계시는지, 가스 불은 꺼져 있는지 살펴볼 요량이다. 최근에는 팔찌처럼 노인들이 찰 수 있는 스마트밴드 기기도 많이 나와 혼자 계신 부모님의 건강상태까지 실시간으로 알려준다고 한다. 그래도 부모님을 자주 찾아뵙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이한세 스파이어리서치&컨설팅 대표 justin.lee@spireresearc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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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