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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성장 포기, 또 10조 쏟아붓는다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3%에서 2.9%로 내렸다. 올해 취업자 증가 목표도 32만 명에서 18만 명으로 크게 줄였다. 정부의 전망치는 정부의 희망이 담기는 데다 민간에 주는 신호 등을 감안해 타 기관보다 낙관적인 편이다. 정부의 경제 진단이 ‘긍정’에서 ‘부정’으로 바뀐 것으로 해석된다. 배현기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은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기존 전망을 고수했을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3% 성장 달성은 불가능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정’을 ‘긍정’으로 다시 바꾸기 위한 정부의 대책도 마련됐다. 하지만 핵심 대책 대부분이 ‘세금 퍼붓기’란 점이 논란이다. 정부가 18일 경제관계장관회의 이후 발표한 ‘하반기 이후 경제여건 및 정책방향’에 따르면 내년부터 근로장려세제(EITC)의 대상자와 지급액을 각각 두 배로 확대한다. EITC는 근로자·자영업자가 있는 저소득 가구에 세금 환급 형태로 근로장려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김동연 경제 부총리는 “지급 총액은 당초 1조2000억원에서 3조8000억원으로 대폭 확대된다”고 말했다. 2조6000억원이 늘어나는 셈이다.
 
최저임금 인상분의 일부를 보전해 주는 일자리안정자금에 대해 김 부총리는 “금년도 지원금액 범위(약 3조원) 내에서 내년 예산안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주거·안전·환경·신성장 분야에도 3조8000억원 규모의 재정을 하반기에 투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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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구체적으로 수치가 나온 정책만 집계해도 지출해야 하는 나랏돈이 9조4000억원이다. 개별소비세 한시 인하, 기초연금 인상, 자영업자 지원방안 등 다른 정책까지 합치면 지출액은 10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 재정지출이 과도하게 늘어난다는 지적에 김 부총리는 “내년 전망되는 세수 추계를 면밀히 검토하고 총지출 증가율을 감안해 충분한 재원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언급했다. 국회 동의 없이 정부가 활용할 수 있는 주택도시기금·신용보증기금 등의 운용계획을 변경하고 법인세·소득세 인상에 따른 세수효과로 이를 충당할 수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문제는 지속 가능성과 실효성이다. 구정모 강원대 경제학과 교수는 “복지는 한 번 늘리면 다시 줄이기 어려운데 과도하게 예산을 편성한 뒤 세수가 줄면 재정건전성에 위협을 줄 수 있다”며 “이미 최저임금 보완대책으로 3조원가량의 일자리 안정자금을 투입하고 있으나 고용 지표는 악화일로”라고 진단했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이끌 혁신성장이나 규제 완화에 대해선 구체적인 방안이 없다는 점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날 나온 두 페이지 분량의 혁신성장 정책은 대부분 두루뭉술한 검토 과제로 채워졌다. 또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같은 정책은 전 정권에서도 사용했던 정책의 ‘재탕’이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을 감내할 여건이 안 되는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일자리 숫자와 소득을 늘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새 일자리를 만드는 산업을 육성하고 고용 관련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데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세종=손해용·하남현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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