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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싸움·치맥·귀신의집… 폭염 이기는 여름 놀이

덥다고 방콕만 하기에는 이 여름이 아깝다. 여름을 벗하며 추억을 남길 만한 여름 축제가 많다. 사진은 신비의 바닷길이 열린 무창포해수욕장. [사진 보령시]

덥다고 방콕만 하기에는 이 여름이 아깝다. 여름을 벗하며 추억을 남길 만한 여름 축제가 많다. 사진은 신비의 바닷길이 열린 무창포해수욕장. [사진 보령시]

 가마솥에 들어앉은 것처럼 푹푹 찌는 날씨다. 사무실이 가장 좋은 피서지라지만, ‘7말 8초’를 일만 하며 보낼 수는 없다. 에어컨 앞을 벗어나 밖으로 나서야 할 때다. 
더위를 물리칠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전국 여름 축제를 눈여겨보자. 축제마다 더위를 물리칠 다양한 해법을 제시한다. 
머리카락이 쭈뼛 설 만한 귀신의집이 열리기도 하고, 물풍선과 물총을 동원한 물싸움이 벌어지기도 한다. 여름밤 야외에서 치킨을 먹거나 계곡에서 물고기 잡는 재미도 누릴 수 있다. 가족과 함께 시원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여름 축제를 소개한다.
 
 한국판 송크란 물축제
 물싸움은 아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남녀노소 한바탕 물싸움을 벌이는 정남진 장흥 물축제는 '7말8초' 더위를 날리기 제격이다. [사진 장흥군]

물싸움은 아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남녀노소 한바탕 물싸움을 벌이는 정남진 장흥 물축제는 '7말8초' 더위를 날리기 제격이다. [사진 장흥군]

 태국의 유명 축제 ‘송크란’은 물싸움 축제로 불린다. 4월 중순 태국력 설(송크란)을 맞아 서로 물을 뿌리며 안녕을 기원하는 축제다. 전남 장흥에도 송크란과 견줄만한 물싸움 축제가 있다. 가장 더운 여름날 탐진강변에서 열리는 ‘정남진 장흥 물축제(7월 27일~8월 2일)’다.
 축제 기간 매일 두 차례씩 강변에서 물싸움이 벌어진다. 주요 병기는 장흥군이 준비한 물풍선 20만 개다. 물풍선을 만드는 데 물 60t을 동원한다. 대체 이 많은 물을 어디서 대는지 걱정은 붙들어 매도 된다. 탐진강 맑은 물을 끌어다 쓴다. 축제장이 탐진강 코 옆이라 사용한 물은 다시 강으로 흘러든다. 28일 오후에 열리는 ‘살수대첩’이 축제 하이라이트다. 을지문덕 장군이 활약한 살수(薩水)대첩이 아니라 물을 뿌리며 놀아서 살수(撒水)다. 오후 1~3시 장흥군민회관을 출발해 중앙로를 거쳐 장흥교 주차장까지 약 2㎞ 거리에서 물을 뿌리고 맞는 퍼레이드가 진행된다. 거리 곳곳에 큰 대야와 수도가 설치돼 있어 원 없이 물을 써도 된다. 중앙로 상인들이 물을 뿌려주기도 한다. 직접 물총을 챙겨와도 좋다.
유유자적 배를 타고 즐기는 화천 쪽배축제 [사진 화천군]

유유자적 배를 타고 즐기는 화천 쪽배축제 [사진 화천군]

 강에서 맨손 고기잡이 체험(어른 5000원)을 즐기거나, 바나나보트(7000원)‧수상자전거(3000원)·카누(3000원)도 탈 수 있다. 모래가 깔린 ‘장흥 플라주’에서 선베드에 누우면 해수욕장이 부럽지 않다. 
 강원도 화천 붕어섬 일원에서는 쪽배축제(7월 28일~8월 5일), 강원도 영월에서는 동강 뗏목축제(8월 2~5일)가 열린다. 장흥 물축제보다 규모는 작아도 온 가족이 물놀이를 즐기기엔 충분하다.
 
 납량 특집의 귀환
오픈 세트장 합천영상테마파크는 한여름 밤 공포 체험장으로 변모한다. [사진 합천군]

오픈 세트장 합천영상테마파크는 한여름 밤 공포 체험장으로 변모한다. [사진 합천군]

 2004년 개장한 경남 합천 합천영상테마파크는 면적 8만3000㎡(약 2만5000평)에 이르는 오픈 세트장이다. 근·현대 배경의 시대극 단골 촬영지로, 영화 ‘밀정’ ‘택시운전사’ 등 영상물 190편이 촬영됐다. 지난해에는 50만 명이 세트장을 방문했다. 여행객은 그럴듯하게 재현된 서울의 달동네 등을 누비며 기념사진을 남긴다.
 한데 여름 휴가철이 되면 파리를 날리기 일쑤였다. 찜통더위에 세트장을 돌아다니는 것이 영 고역이기 때문이었다. 합천군청은 영상테마파크 여름 방문객을 늘리는 묘책을 궁리했고, 2015년 여름 한 철 야간 개장(오후 7시~자정)을 시행했다. 테마파크 이름도 ‘고스트파크’로 바꾸고 아예 공포 체험장으로 꾸몄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고스트파크 곳곳에 귀신으로 분장한 연기자 100여 명이 배치된다. [사진 합천군]

고스트파크 곳곳에 귀신으로 분장한 연기자 100여 명이 배치된다. [사진 합천군]

 고스트파크는 전국의 공포 매니어 사이에서 ‘리얼’하다고 정평이 나 있다. 드라큘라·처녀귀신 등으로 분장한 연기자 100여 명이 세트장 곳곳에 배치된다. 방송 미술 전문팀 SBS A&T가 연기자 분장과 소품 준비를 전담한다. 지난해의 경우 2만6000명이 참가했는데, 고스트파크가 진행되는 20여 일간 매일 중도 포기자가 나왔다. 올해 고스트파크는 이달 27일부터 8월 19일까지 열린다. 입장료 어른 2만5000원부터, 어린이 1만원부터.  
 강원도 정선 화암동굴도 명성 높은 공포 체험장이다. 다른 계절에는 순조롭게 동굴 입장권을 예약할 수 있지만, 여름은 다르다. 아이돌 콘서트 표를 예매하는 것처럼 예약 경쟁이 뜨겁다. 여름에만 운영하는 야간 공포 체험에 하루 280명만 입장할 수 있어서다. 손전등을 들고 언제 어디서 귀신이 튀어나올지 모르는 동굴을 탐험한다. 7월 28일부터 8월 12일까지 진행된다. 100명은 홈페이지(jsimc.or.kr)로 신청을 받고, 180명은 현장에서 접수한다. 어른 1만2000원, 어린이 5000원. 
 
 대구는 ‘닭구벌’이다
'2017 대구 치맥페스티벌'을 찾은 방문객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다. [사진 대구시]

'2017 대구 치맥페스티벌'을 찾은 방문객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다. [사진 대구시]

 이쯤 되면 한식(韓食)으로 불러야 한다. ‘국민 간식’ 치킨 얘기다. 우리나라 연간 치킨 소비량은 9억 마리. 국민 한 사람이 해마다 치킨 14마리를 뜯는다. 치킨과 맥주의 조화를 뜻하는 ‘치맥’은 한국을 대표하는 마리아주(음식 궁합)가 됐다.
 치맥을 축제로 탈바꿈한 고장이 대구다. 해마다 7월 하순 대구 시민의 휴식처 대륜공원 일대에서 치맥페스티벌을 연다. 대구시는 치킨의 고향이 바로 대구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계육 공장이 밀집한 대구에서 ‘페리카나’ ‘교촌치킨’ 등 치킨 프렌차이즈가 탄생했다는 게 근거다.
 대구시는 2013년 치맥페스티벌을 만든 뒤 ‘치맥의 도시’라며 홍보하고 나섰다. 처음에는 황당한 축제로 이름을 알리더니, 이제는 대프리카(아프리카처럼 더운 대구라는 뜻)를 상징하는 여름 행사가 됐다. 지난해 100만 명이 찾아와 치킨 43만 마리와 맥주 30만ℓ를 소비했다. 
 올해 축제는 18~22일 닷새간 열린다. 행사장 부스에서 치킨과 맥주를 사다 마시면 된다. 두류공원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 상영되는 영화를 보면서 치맥을 즐겨도 좋다. 비와이·마이크로닷 등 핫한 힙합 뮤지션이 축제 분위기를 달군다. 입장료는 따로 없다.  
홍천강변에서 맥주로 더위를 달랠 수 있는 홍천강 별빛음악 맥주축제. [사진 홍천군]

홍천강변에서 맥주로 더위를 달랠 수 있는 홍천강 별빛음악 맥주축제. [사진 홍천군]

 맥주 한 모금으로 삼복더위를 달랠 축제가 또 있다. 강원도 홍천 토리숲에서 열리는 홍천강 별빛음악 맥주축제(8월 1~5일)다. 홍천은 연 50만㎘의 맥주를 생산하는 국내 최대 맥주 공장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을 비롯해 홍천메디컬허브연구소·브리이트바흐브로이·용오름맥주마을 등 수제 맥주 양조장도 여럿 거느리고 있다. 축제 기간 홍천의 맥주 양조장이 홍천강변에 부스를 차리고 여행객을 맞는다. 강바람 맞으며 신선한 맥주를 시음할 수 있다.
 
 은어 잡고 ‘어신’ 돼볼까
민물고기 은어 잡기 체험을 할 수 있는 봉화은어축제 [사진 봉화군]

민물고기 은어 잡기 체험을 할 수 있는 봉화은어축제 [사진 봉화군]

 경북 봉화에도 물에서 노는 축제가 있다. 낙동강 상류 내성천에서 은어를 잡고 물놀이를 즐기는 ‘봉화은어축제(7월 28일~8월 4일)’다. 
 1급수에서만 사는 은어는 ‘민물고기의 귀족’이라 불린다. 연어처럼 태어난 곳으로 돌아와 산란하는 회귀성 어종이다. 내성천 은어가 낙동강을 거쳐 바다로 나가 겨울을 난 뒤 거슬러왔는데, 1970년대 안동댐이 들어선 뒤로는 씨가 말랐다. 
 봉화군이 사라진 은어를 되찾기 위해 꾸준히 은어를 방류하고 있지만, 야생 은어는 여전히 귀하다. 그래서 축제에는 양식장에서 기른 은어를 가져다 쓴다. 지난해에는 봉화군에 있는 양식장 4곳에서 은어 50여만 마리를 가져와 풀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은어 잡이 체험이다. 맨손 잡이 체험은 축제 기간 매일 4~5차례 진행된다. 힘 좋고 재빠른 은어를 잡기 위해 막대 두 개와 그물을 엮은 어구 ‘반두’를 쓴다. 반두 잡이 체험은 매일 3~4차례 진행된다. 7월 28일에는 ‘어신(漁神) 선발대회’가 있다. 제한된 시간 동안 가장 많은 은어를 잡은 사람에게 상금 100만원을 준다. 축제 홈페이지(bonghwafestival.com)에서 미리 참가 신청을 해야 한다. 반두 잡이 체험비 1만원, 반두 대여료 5000원. 은어 숯불구이 체험(3000원)과 다슬기 잡기 체험(8000원)도 인기다. 
일명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무창포해수욕장. [사진 보령시]

일명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무창포해수욕장. [사진 보령시]

 충남 보령에서는 ‘무창포 신비의 바닷길 축제(8월 10~12일)’가 열린다. 행사 때 무창포 해수욕장에서 석대도까지 1.5㎞ 길이의 바닷길이 열린다. 바닷길에서 조개를 주울 수 있다. 체험비 1인 8000원. 오후 10시 진행되는 횃불 어업 재현 행사 때 장관이 펼쳐진다.
 최승표·양보라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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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