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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은 IT업체 직장인인데…월 1000만원 챙긴 도박사이트 개발자

경찰에 도박장소 등 개설 혐의로 붙잡힌 사이트 개발자 정씨와 서버 관리자 장씨가 나눈 메시지 내용. [사진 은평경찰서]

경찰에 도박장소 등 개설 혐의로 붙잡힌 사이트 개발자 정씨와 서버 관리자 장씨가 나눈 메시지 내용. [사진 은평경찰서]

지방 대도시 정보기술(IT)업체 직장인으로 등록된 정모(47)씨는 6년 전 모르는 사람에게 연락을 받았다. 그는 정씨에게 '온라인 사이트를 만드는 아르바이트'를 제안했다. 정씨는 그의 요청대로 사이트 4개를 만들었다. “어느 순간 제가 하는 일이 불법인 줄 알았습니다. 빠져나오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도박장소 등 개설 혐의로 붙잡혀 서울은평경찰서에서 조사받던 정씨는 이같이 진술했다.

 
개설한 사이트의 오류를 없애려면 계속 유지관리를 해줘야 했다. 사이트별로 한 달에 200만~600만원을 받았다. 한 달 수입은 1000만원가량이었다. 사이트 운영자들과의 연락은 대포폰을 이용했다. 보안이 강화됐다고 알려진 메신저만을 썼다. 돈도 꼭 만나서 현금으로만 받았다. 계좌 이체 등을 하지 않았으니 흔적조차 남지 않았다.
경찰이 개발자 정씨 집에서 압수한 물품들. [사진 은평경찰서]

경찰이 개발자 정씨 집에서 압수한 물품들. [사진 은평경찰서]

그렇게 6년을 살았다. 하지만 결국 그는 이달 초에 경찰에 붙잡혀 구속됐다. 경찰 관계자는 “직장인으로 등록돼 있었지만 정씨는 수익 대부분을 불법 도박 사이트 개발에서 얻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정씨와 같은 혐의로 사이트 서버관리자 장모(48)씨도 붙잡았다.
 
경찰이 들여다본 네 군데 도박사이트 규모는 상당했다. 지난 2년가량 게임머니로 바꾸기 위해 이용자가 사이트 은행 계좌로 입금한 돈이 1976억원에 이른다.
 
한편 2016년 1월부터 필리핀에서 홀짝·바카라 같은 도박 영상을 실시간으로 도박 사이트에 송출한 혐의(도박장소 등 개설)로 정모(37)씨와 송모(25)씨도 지난달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이 영상을 송출한 사이트의 규모는 48억원가량이다. 경찰은 이들이 필리핀에서 한국에 잠시 들어온 시점을 노렸다. 하지만 해외에 있는 사이트 운영자(37) 등 다른 조직원 5명은 잡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개발자가 관리한 사이트에 대한 추가 수사도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조한대 기자 cho.handae@joong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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