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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신분세탁장 된 러시아 극동 항구...제3의 의심선박도 한국 입항 확인

한국으로 유입된 북한산 석탄이 거쳐온 러시아 홀름스크항은 북한의 새로운 제재 회피 항로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의 전문가 패널에 따르면 러시아 사할린 극동 남부의 홀름스크항에서 여러 척의 선박이 같은 터미널에서 하역과 선적을 하는 방법으로 북한산 석탄이 빼돌려졌다. 전문가 패널이 북한에서 석탄을 싣고 나온 것으로 지목한 배는 최소 4척이었다. 북한 선박인 능라 2호, 을지봉 6호, 운봉 2호, 토고 선박인 유위안호이다. 전문가 패널은 유위안호와 을지봉 6호가 북한 원산항에서 석탄을 싣는 위성사진도 포착해 공개했으며, 한 유엔 회원국도 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선박들은 지난해 8~10월 6차례에 걸쳐 홀름스크항의 같은 터미널에서 화물을 내렸다. 하역 직후에 제3국 소속 선박 최소 3척이 홀름스크항의 같은 정박지에 4차례 입항해 화물을 싣고 나갔다. 파나마 선박인 스카이 레이디호와 스카이 에인절호, 시에라리온 선박인 리치 글로리호다. 이 중 스카이 에인절호와 리치 글로리호가 지난해 10월 인천과 포항에 입항해 9000t의 북한산 석탄을 한국에 유입시킨 선박들이다.  
 
유위안호와 을지봉 6호가 북한 원산항에서 석탄을 싣고 있는 위성사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 보고서]

유위안호와 을지봉 6호가 북한 원산항에서 석탄을 싣고 있는 위성사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 보고서]

전문가 패널은 이 과정에서 북한산 선탁의 ‘신분 세탁’을 위한 서류 위조가 이뤄졌다고 파악했다. 전문가 패널이 입수한 서류에 따르면 스카이 에인절호는 선적한 석탄이 홀름스크항에서 온 것으로, 스카이 레이디호의 경우 러시아 사할린주의 샤흐트료스크항에서 온 것으로 기재했다. 북한에서 싣고 나와 환적한 사실을 은닉한 것이다.
 
전문가 패널은 “홀름스크항은 이전에는 북한 관련 선박들이 거의 이용하지 않던 항구인데, 2017년 8월 결의 2371호에서 석탄 수출을 전면 금지하자 새로운 항로를 이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제재망 회피를 위해 새로운 루트를 개척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번에 스카이 에인절호와 리치 글로리호를 통해 밝혀졌듯 한국이 이런 새로운 제재 회피 루트에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 패널은 2척의 한국 입항 사실만 확인했지만 본지 취재 결과 제3의 의심 선박인 스카이 레이디호도 이들과 비슷한 시기에 한국에 입항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스카이 레이디호는 지난해 8월 9~10일과 8월 10일 두 차례에 걸쳐 홀름스크항에서 석탄 3280t을 실었다. 직전인 8월 3~7일 같은 정박지에 북한 선박 능라 2호가 정박했다. 능라 2호는 7월24일 북한 남포항에서 싣고 나온 석탄을 홀름스크항에 하역했다. 전문가 패널은 이런 방법으로 북한산 석탄이 능라2호에서 스카이 레이디호로 환적됐다고 봤지만, 스카이 레이디호의 이후 항로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본지 확인 결과 스카이 레이디호는 직후인 지난해 9~10월 다섯 차례에 걸쳐 포항, 목포, 군산, 여수에 입항했다. 스카이 에인절호와 리치 글로리호가 인천과 포항에 입항해 북한산 석탄을 하역한 시기도 지난해 10월이었다.  
 
스카이 레이디호의 한국 항구 정박 목적은 한 차례만 급유를 위한 것이었고, 나머지 경우에는 하역을 했다. 적재화물은 철강, 연료, 에너지 등으로 기재됐다.  
 
다만 관련 서류에 따르면 스카이 레이디호의 전출항지는 다섯 차례 모두 홀름스크항은 아니었다. 따라서 홀름스크항에서 선적한 석탄 3280t을 한국으로 싣고 왔는지, 중간 기착지에서 하역한 것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  
 
하지만 의심스러운 정황은 여럿이다. 스카이 레이디호와 이번에 문제가 된 스카이 에인절호의 소유 회사가 같다. 통상 북한의 금수품 밀수에 연루된 해운사들은 소속 선박 여러 척을 이용해 불법 행위에 가담하곤 한다.  
 
또 이들 선박은 모두 파나마 소속으로 등록돼 있지만 소유회사는 중국 회사로 확인됐다. ‘다롄 스카이 오션 인터내셔널 시핑 에이전시’로, 주소지도 다롄 중산구였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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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