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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삼아 'IS좋냐' 물었더니 '너무 안좋지' 했었는데···"

이라크 모술 지역에서 억류된 IS 대원 의심자의 2016년 모습(기사내용과는 관련이 없음). 오른쪽 사진은 테러방지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A씨가 평택 숙소에서 쓰던 집기 [사진 AP=뉴시스, 임명수 기자]

이라크 모술 지역에서 억류된 IS 대원 의심자의 2016년 모습(기사내용과는 관련이 없음). 오른쪽 사진은 테러방지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A씨가 평택 숙소에서 쓰던 집기 [사진 AP=뉴시스, 임명수 기자]

“인사성 밝고 일도 잘 하는 친구가 IS를 추종한다니 어휴…”
 
국내에서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를 홍보하며 다른 사람에게 가입을 권유한 혐의로 최근 구속기소된 A(33)에 대한 동료들의 첫 반응은 이랬다. A씨가 경찰에 붙잡히기 전까지 함께 일한 경기 평택의 한 폐차장 직원들은 놀라움과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17일 기자가 찾아간 폐차장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작업장 주변에 깨지고 뜯어진 차량 부속품들이 술렁이는 분위기를 더했다.
 
IS 가입을 지인들에게 권유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가 머물던 방. 평택=임명수 기자

IS 가입을 지인들에게 권유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가 머물던 방. 평택=임명수 기자

“A는 다른 회사에서 추천을 받아서 온 친구에요. 그만큼 일도 잘하고 인사성도 좋고. 덕분에 나도 시리아 사람한테 인상이 좋아졌다니까요. 공장장을 시킬까 생각도 했었는데, IS가 웬말입니까 정말.”
 
이곳 대표 이문성씨의 말이다. 그는 “내 생각엔 그럴 친구가 아닌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며 “철 없을 때 호기심으로 그랬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A는 22살 때인 2007년 처음 한국에 들어왔다. 시리아 내전을 이유로 난민 신청을 했지만 인정 받지 못했다. 다만 정부는 A씨를 ‘인도적체류자’로 지정해 국내에서 취업 활동을 할 수 있게 했다. 난민으로 인정 받으면 한국인과 같은 수준의 기초생활보장 혜택을 받고 배우자와 자녀도 함께 국내에서 살 수 있지만, 인도적체류자는 일자리만 구할 수 있다.
 
A는 이후 경기도 일대 폐차장을 돌며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기관에 따르면 A씨는 IS조직이 만든 홍보 영상을 휴대전화에 저장하고 있었다. 또 자신의 페이스북에 IS 연설 영상을 링크해 이를 지인들에게 보여주며 “IS에 가입하면 좋겠다”고 얘기하고 다녔다고 한다.
 
같은 폐차장에서 3개월동안 A와 함께 일했던 시리아 출신 호세(26)는 “전혀 몰랐다”는 반응이었다. 호세는 “내가 농담 삼아 ‘IS좋냐’는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너무 안 좋지’라고 대답했었다”며 “이밖에 IS에 대해선 나하고 주고받은 얘기는 없다”고 했다.
IS 가입을 지인들에게 권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가 일하던 한 폐차장 입구. 평택=임명수 기자

IS 가입을 지인들에게 권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가 일하던 한 폐차장 입구. 평택=임명수 기자

 
검찰과 경찰은 이번 수사에서 A가 입국 후 25차례 고향인 시리아에 다녀온 기록을 확인했다. ‘자신을 박해한다’는 나라를 한 해 2~3번씩 들렀다 온 것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난민 신청자가 자국을 자주 오고 갔다는 점은 충분히 그 의도를 의심할 만하다”면서도 “다만 이같은 반복 출입국 기록을 의심 정황으로 정리해 수사기관에 통보하는 일은 드물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도 수사기관이 자체적으로 의심 정황을 파악한 뒤, 1년 넘게 추적해 기소한 사례다. A는 동료들에 종종 “기도를 하러 간다”며 며칠 동안 일터를 비웠는데, 수사당국은 이를 A가 본국에 돌아갔던 기간으로 보고 있다.  
 
그러다 A가 작업장으로 돌아온 지난달 중순, 경찰이 찾아와 4시간 동안 조사를 한 뒤 체포했다. 이문성씨는 “저는 그냥 비자 문제 때문에 그러는 줄 알았다”며 “그런데 IS라고 하니 깜짝 놀랐고, 지금도 충격적이다”고 말했다.
 
IS 가입을 주변사람에게 권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가 쓰던 집기. 평택=임명수 기자

IS 가입을 주변사람에게 권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가 쓰던 집기. 평택=임명수 기자

A는 조사 과정에서 IS 가입 여부에 대해선 부인했다. 다만 경찰은 주변 사람들을 조사하면서 A가 지인들에게 “IS가 좋다. 가입해보는 게 어떠냐”는 말을 수차례 한 것으로 파악했다. A는 이에 대해 “그 부분은 내가 잘못했지만, 나는 IS 추종자도 아니고 대원도 아니다”며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A와 함께 일한 홍의표씨는 “그 친구 구속되고 형이란 사람이 찾아왔어요. ‘A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다’면서 울더라고요. 저도 어안이 벙벙한데 가족은 오죽하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2016년 제정된 테러방지법에 의해 처음 구속기소 된 사례다. 이 법에 따르면 테러 단체 가입을 지원하거나 권유ㆍ선동하면 5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A 주변인 조사 결과 IS 가입을 권유한 게 장난이라고 볼 수 없는 수준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평택=임명수 기자, 최선욱 기자 lim.myo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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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