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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왜 2개월째 머뭇거리나…‘류경식당 탈북 사건’ 딜레마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기획 탈북’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2개월째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탈북을 주도한 당사자이자 ‘국정원 납치설’을 적극 주장한 식당 지배인 허강일씨 발언의 진위를 가리는 게 핵심이지만, 규명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정원이 협박” 그 날 류경식당에서는 무슨 일이…
중국의 레스토랑 인터넷 소개 사이트인 다중뎬핑에 게재된 닝보시의 류경식당 내부. [사진=다중뎬핑]

중국의 레스토랑 인터넷 소개 사이트인 다중뎬핑에 게재된 닝보시의 류경식당 내부. [사진=다중뎬핑]

 중국 저장성 닝보의 류경식당 앞 거리. 이 식당은 2016년 탈북사건 이후 문을 닫았다. [중앙포토]

중국 저장성 닝보의 류경식당 앞 거리. 이 식당은 2016년 탈북사건 이후 문을 닫았다. [중앙포토]

17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에 따르면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진재선)는 지난달 고발인(민변) 조사를 한 차례 진행한 이후로 탈북자 등에 대한 소환 조사 등을 벌이지 않고 있다. 민변은 앞서 5월 이병호 전 국가정보원장, 홍용표 전 통일부장관 등을 국정원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형법상 강요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수사 지연 논란에 대해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관련 기록을 검토하고 있다”고만 짧게 밝혔다.
 
 기획탈북 의혹의 정점에 서 있는 인물은 중국 저장(浙江)성 닝보(寧波) 소재 ‘류경식당’ 지배인으로 일하던 허강일씨다. 그는 2016년 4월 여종업원 12명을 데리고 집단 탈북했다.
 
허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국정원이 종업원들을 데리고 오면 동남아시아에 식당을 차려주겠다고 회유했다”며 “내가 갈등하자 국정원이 협박을 해 어쩔 수 없이 시키는 대로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통일부가 “여종업원들은 자유의사로 한국에 왔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 사건은 진실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식당 지배인, 믿을 수 없는 사람”
2016년 4월 여종업원 12명을 데리고 탈북한 류경식당 지배인 허강일씨. 그는 각종 인터뷰에서 "국정원의 회유와 협박으로 어쩔 수 없이 탈북했다"고 주장했다. [JTBC '스포트라이트' 방송화면]

2016년 4월 여종업원 12명을 데리고 탈북한 류경식당 지배인 허강일씨. 그는 각종 인터뷰에서 "국정원의 회유와 협박으로 어쩔 수 없이 탈북했다"고 주장했다. [JTBC '스포트라이트' 방송화면]

일각에서는 허씨의 증언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꾸려졌다 해산한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 관계자는 “허씨 발언이 거짓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개혁위는 과거 국정원의 인권 침해 사례 재조사 후보군에 ‘류경식당 탈북 의혹’도 포함시켰다.
 
하지만 이 사건은 재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당시 국정원의 설명과 자체 파악한 사건 내막을 종합해 ‘불법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개혁위 관계자는 “오랫동안 듣던 바로는 허씨가 그리 믿을만한 사람이 아니다”며 “거짓말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종업원들이 이미 한국에서 정착해서 살고 있고, 언론에 알려진 것과 달리 상당수는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도 했다. 탈북 과정에서 국정원이 개입한 것 관련해서도 “탈북 중간까지는 다른 해외 정보원 등이 주도하다가 중간부터 국정원이 (탈북을) 도와준 걸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사 걸린 문제” “내부 문건 확보해야”…검찰 딜레마
류경식당 사건이 북한과의 외교 문제와 더불어 탈북민들의 생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검찰이 섣불리 수사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검찰이 만일 '여종업원들이 자유 의지로 한국에 왔다'고 발표하면 북한에 남겨진 가족들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며 “진실규명의 의무를 진 검찰로서는 딜레마인 셈”이라고 말했다.
 
국정원이 과거 ‘유우성 간첩 조작사건’처럼 이번에도 일을 꾸몄을 거라는 여론도 상당하다.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도 2016년 방한해 여종업원 일부를 직접 만난 뒤 “(종업원들이) 어디로 오는지 모른 채 속아서 왔다”는 의견을 표명한 바 있다. 민변 관계자는 “탈북 과정에 국정원이 어느 정도 개입했는지, 국정원 내부 문서를 시급히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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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