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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전주 리스크' 국민연금, 635조 굴릴 인재들 짐싼다

전북 전주시의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연합뉴스]

전북 전주시의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연합뉴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운용직 K씨는 올해 회사를 그만두고 서울 여의도 금융회사로 옮겼다. 본부 입사 후 주로 주식 운용을 맡았다. 입사할 때만 해도 이렇게 일찍 그만둘 줄 몰랐다. 연봉은 민간의 3분의 2에 불과하지만 세계 3대 연기금을 다룬다는 자부심이 남달랐다.
 
퇴사 계기는 지난해 2월 기금본부의 전주 이전이었다. 맞벌이 아내와 주말부부 생활을 했다. 주말에 집에 와서도 쉬는 것 말고는 다른 걸 못 했다. 삶의 질이 너무 떨어졌다. 선진 금융을 익히고 관련 네트워크를 넓혀야 하는데 불가능했다. 그는 “뭔가 퇴화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검찰 수사에다 본부장 파동 등으로 회사 분위기도 안 좋아져 더 다닐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 관치 인사에다 전주 이전 리스크가 겹치면서 국민연금이 흔들리고 있다. 우수 운용 인력이 빠져나가지만 충원은 점점 어려워진다. 기금운용본부에 32명(정원 278명)이 공석이다. 특히 지휘부인 기금운용본부장, 8명의 실장 중 3명, 24명의 팀장(운용파트) 중 3명이 공석이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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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금운용본부 운용직 퇴사자가 입사자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9년 기금운용본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운용직 27명이 떠났고 26명이 입사했다. 종전에는 입사자가 훨씬 많았다.
 
4월 말 기준 국민연금 적립금은 635조원, 이 중 절반가량인 306조원이 주식·채권 등에 투자해 불린 것이다. 운용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운용직 퇴사는 지난해 2월 기금운용본부의 전북 전주 이전 전후에 본격화됐다. 2013년, 2014년에는 각각 7명, 9명에 불과했다. 2016년 30명, 지난해 27명, 올 1~7월 16명으로 늘었다. 고참 운용직의 이탈이 더 걱정이다. 입사한 지 8년 지난 중견 운용직(주로 40대) 퇴사자는 2013년 0명이었다. 이듬해는 2명에 불과했다. 2016년, 2017년 각각 7명, 9명으로 늘었다. 올해 3명이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우수 인력을 뽑기도 힘들다. 최근에는 38명 모집에 201명이 응모했지만 적격자가 없어 20명(53%)만 채웠다. 지난해도 42%만 채웠다. 그 전에는 80~90% 달성했다.
 
인력 부족은 수익률 저하로 나타난다. 국민연금의 올 1~4월 국내 주식 운용 수익률은 2.41%로, 시장(코스피 지수)보다 1.13%포인트 낮다. 시장수익률은 국민연금이 설정한 목표치(벤치마크)다.
 
김순례 의원은 “전주 이전에 따른 인력 유출이 조직 운영을 어렵게 할 정도로 심각하다”며 “CIO 임명의 관치 인사 논란 배제, 독립적 운영 장치 마련, 운용직 처우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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