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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최저임금 정책 실패를 왜 기업 부담으로 떠넘기는가

정부가 기업을 압박하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최저임금 인상 후유증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그제 기자간담회에서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가맹점주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가맹본부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겠다”며 “외식업·편의점 분야 6개 가맹본부에 대해서는 지난주 현장조사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하도급법 개정안을 설명하면서는 “중소 하청업체의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부담을 대기업도 나누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또 가맹점주들이 프랜차이즈 본사와 나누는 가맹 수수료 인하도 추진 중이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역시 같은 날 중소기업인들과 만나 “중기가 대기업에 최저임금 인상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해 달라고 요청하면 이를 적극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금융당국은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낮추는 방안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가맹본부가 이른바 ‘갑질’을 한다면 당연히 공정위가 나서서 바로잡아야 한다. 순수하게 이것만이라면 나무랄 데 없다. 하지만 이번엔 수순이 비틀렸다. 김상조 위원장은 “가맹점주의 최저임금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불공정 행위를 조사한다고 했다. 앞뒤가 완전히 바뀐 소리다. 불공정 행위를 먼저 없애고, 그랬을 때 소상공인들까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최저임금을 정하는 게 순서다. 이걸 뒤집어 놓으니 “대책 없이 최저임금을 잔뜩 올려놓고 뒷감당을 기업에 떠넘긴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여기에다 또 다른 부작용까지 우려된다. CU·GS25·세븐일레븐·미니스톱 등 편의점 4개 업체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평균 2.9%였다. 1000원어치 팔아 겨우 29원을 남겼다는 의미다. 지난해 산업 평균 영업이익률(7.4%)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상황이 이런데 가맹금을 낮췄다가는 어찌 될까. 편의점 본사로서 제일 쉬운 해법은 물건값을 올리는 것이다. 그러면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온다. 설혹 편의점 본사 같은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협조를 얻는다 하자. 프랜차이즈가 아닌 일반 영세 자영업주는 또 어찌할 것인가.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도 그렇다.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는 올해 희망퇴직을 받았다. 카드사들이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다고 내다보는 것이다. 이런 판국에 수수료율을 더 내리면 풍선효과밖에 나타날 게 없다. 새로 카드를 만들면서 고객 혜택을 줄이거나 카드 대출 금리를 올리는 것 등이다. 신용카드 대출자는 대부분 은행 대출이 잘 안 되는 금융 약자들이다. 최저임금을 올렸다가 또 다른 사회적 약자가 다치는 건 정부도 바라는 바가 아닐 터다.
 
정부는 최저임금 급등에 분노한 소상공인들을 달래고자 부담을 기업에 넘기고 있다. 이건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 그저 뒷감당을 전가하는 것일 뿐이다. 사태가 여기까지 이른 것은, 눈 질끈 감고 최저임금을 가파르게 올린 잘못이 크다. 지금 정부가 할 일은 떠넘기기가 아니라 정책 실패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최저임금 제도 자체를 손질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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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