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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괘씸, 뻔뻔, 덜돼 먹어” … 김정은, 당 조직지도부까지 겨냥해 버럭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경북도 어랑천 발전소 건설현장을 시찰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경북도 어랑천 발전소 건설현장을 시찰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의 동서를 넘나들며 간부들을 거세게 질책하는 ‘버럭 정치’를 이어가고 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일제히 김정은이 함경북도 일대 경제 현장을 찾았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 매체들이 소개한 김정은의 행선지는 8곳이나 된다. 단일 보도로는 이례적으로 많은 방문지 숫자다. 방문 현장의 분야도 다양하다. 함북 어랑군 수력발전소인 어랑천 발전소부터 염분진 호텔 건설현장, 온포 휴양소와 청진 가방공장 등이다. 인프라 건설과 레저 사업, 경공업을 아우른다. 그만큼 다양한 경제 분야에서 최고지도자가 총력을 기울여 독려하고 있음을 대내외에 보여 주기 위해 계산된 행보다.
 
김정은은 이달 초인 1~2일 평안북도 신도·신의주, 10일 양강도 삼지연군에 이어 이번엔 함경북도로 향했다. 중·러 인근 북쪽 지역을 훑는 경제 행보다. 여기엔 북한 정권 수립일인 9·9절을 앞둔 김정은의 조바심이 숨어 있다. 올해가 70주년으로 ‘꺾이는 해(정주년, 0 또는 5 단위로 끝나는 해)’인 만큼 북한은 올해 9·9절엔 뭔가 성과를 과시해야 한다. 김정은 본인이 지난 1월 1일 신년사에서 2월의 평창 겨울올림픽과 함께 9·9절을 “대(大)경사”라고 표현했다.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경제 성과를 보여 줘야 하지만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던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는 여전히 그대로다.
 
바깥이 막히자 김정은은 내부를 향해 경제일꾼들에게 질책 수위를 높였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어랑천 발전소 현장에서 “대단히 격노했다”고 한다. 김정은은 “벼르고 벼르다 오늘 직접 나와 보았는데 말이 안 나온다”며 “최근에 당 중앙위원회는 내각과 성·중앙기관들의 (중략) 무책임하며 무능력한 사업 태도에 대해 엄한 시선으로 주시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더더욱 괘씸한 것은 나라의 경제를 책임진 일꾼들이 발전소 건설장에는 한 번도 나와 보지 않으면서도 (중략) 준공식 때마다는 얼굴들을 들이미는 뻔뻔스러운 행태”라고 경고했다.
 
김정은은 북한 내에선 최고 엘리트인 노동당 중앙위와 조직지도부까지 거론하며 책임을 물었다. “내각을 비롯한 경제지도기관 책임일꾼들도 덜돼 먹었지만 당 중앙위원회 경제부와 조직지도부 해당 지도과들도 문제가 있다”고 적시했다. 당 중앙위는 말 그대로 노동당의 핵심이고, 조직지도부는 ‘당 속의 당’이라는 막강한 부서다. 이들 부서를 직접 거명한 만큼 문책엔 성역이 없음을 북한 전역에 공개한 게 된다.
 
노동신문도 김정은식 경제 총력전의 나팔수로 나섰다. 노동신문은 17일자 1면 사설에서 “내각은 경제사령부로서 공장·기업소에 이르기까지 빠짐없이 장악하고 현대화 사업을 적극 도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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