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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에서 시골판사로 … 박보영의 아름다운 퇴장

박보영

박보영

올 초 퇴임한 박보영(사진) 전 대법관이 변호사로 개업하지 않고 작은 도시에서 소액사건을 다루는 ‘시·군법원 판사’로 일하려 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박 전 대법관은 지난 1월 6년간의 대법관 임기를 마쳤다. 이후 사법연수원과 한양대 로스쿨에서 교수 일을 하다 최근 법원행정처에 전남 여수시 시·군법원 판사 임용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군 법원은 여수시법원·태백시법원·영광군법원·부안군법원 등 전국에 100곳이 있다. 화해·조정·즉결심판·협의이혼 사건이나 다투는 금액이 3000만원 이하의 소액사건 등을 지역주민들이 너무 먼 곳까지 나가지 않고도 판사의 판단을 받아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소규모 법원으로 한 명의 판사가 일하는데, 건물도 단독으로 있기보다 관할 법원 등기소 등과 함께 쓰는 경우가 많다.
 
시·군법원 판사는 소위 말하는 ‘인기있는 자리’는 아니다. 전임으로 일하고자 하는 사람이 적어 2010년을 끝으로 전임 시·군법원 판사 임용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대부분 관할 법원 판사들이 순환근무하는 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박 전 대법관이 이번에 전임으로 임명될 경우 이는 5년 만의 일이 된다. 다만 박 전 대법관의 임용 여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법관인사위원회와 대법관회의의 동의를 받아야 최종임용이 확정된다.
 
전직 대법관들은 임기를 마치고 2년이 지나면 변호사로 개업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전직 대법관들이 대형 로펌 변호사로 활동하며 대법원 사건들을 맡아 ‘전관예우’를 받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사 왔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지역 주민들과 직접 만나며 재판 경험을 활용해 국민에게 신속한 고품질 재판을 제공할 수 있다”며 환영했다. 김현 협회장은 “전관예우 혁파에 획기적 전기가 될 수 있다”며 “다른 전·현직 대법관들에게 심리적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변협은 대법관으로 임명제청된 김선수 변호사로부터 “대법관이 된다면 전관예우 철폐를 위해 퇴임 후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겠다”는 동의서를 받기도 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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