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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기무사 문건 2차례 직접지시 왜?…靑 “군 지휘 체계 무시”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군 통수권자로서 국방부와 군 내에서 오고 간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문건’ 관련 문서와 보고를 직접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인도 순방 중 나온 특별지시 6일 만이자, 국방부 특별수사단 활동 개시 첫날 나온 이례적 지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계엄령 문건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인식이 그만큼 엄중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군 통수권자로서 실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계엄령 문건이 실행까지 준비가 되었는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무사가 단순 검토 차원이 아니라 계엄령 실행을 위한 준비를 진행했다면, 군사 반란 등으로도 연결지을 수 있다는 게 청와대의 입장이다.   

 
특히 청와대는 해당 문건에 계엄사령관을 군령권을 가진 합참의장이 아니라 ‘육군총장으로 임명한다'고 명시한 것을 주목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무사는 계엄령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3사관학교 출신의 이순진 당시 합참의장이 아닌 육군총장이 계엄사령관을 맡도록 문서를 작성했다”며 “문 대통령은 이를 군령 위반 혹은 군 지휘체계 무시로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16년 5월 당시 이순진 합참의장을 제외한 군의 요직, 즉 장준규 육군총장, 조현천 기무사령관, 한민구 국방부 장관 등은 모두 육사 출신이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국방부 장관으로 해군참모총장 출신의 송영무 현 장관을 임명하는 등 육군 중심의 군 조직을 바꾸겠다는 의지를 공공연히 보여왔다. 육군 출신이 독점하다시피 해온 합참의장에는 공군참모총장 출신의 정경두 의장을 임명하기도 했다. 이순진 합참의장이 전역할 당시에는 그동안 노고를 위로하면서 캐나다 왕복 항공권을 선물로 전달하기도 했다. 따라서 이번 기무사 수사가 단순히 계엄령 문건 수사를 넘어 군의 주도 세력 교체로 이어지는 거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의 특별 지시에 앞서 송영무 장관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4월 말 청와대 참모들에게 (계엄령 검토) 문건의 존재를 언급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 등이 참석한 4월 30일 기무사 개혁 관련 비공개회의에서 송 장관이 처음 기무사의 계엄령 문건에 대해 간략히 언급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그러나 문건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당시 청와대 참모진도 즉각 인지하기 어려웠던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시 회의는 기무사 개혁이 주된 내용으로 국방부 장관이 그 문건을 독자적으로 이야기했다기 보다는, 기무사의 정치개입 사례 중 하나로써 설명을 했다”며 “당시 참석했던 청와대 참모진들로서는 국방부 장관이 생각하는 만큼 그 문제를 받아들이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군기무사령부가 작성한 계엄령 검토 문건을 즉각 제출할 것을 지시한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계엄령 검토 문건 관련 긴급회의’를 앞두고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회의실로 입장하며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이 국군기무사령부가 작성한 계엄령 검토 문건을 즉각 제출할 것을 지시한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계엄령 검토 문건 관련 긴급회의’를 앞두고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회의실로 입장하며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이에 따라 이날 문 대통령의 2차 특별지시가 결국 '송영무 책임론'으로 연결되는 거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심지어 송 장관도 특별수사단의 수사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현직 장관에 대한 (경질) 메시지도 들어가 있나’라는 질문에 청와대 관계자는 “전혀 별개의 문제”라고 했다.
 
일각에선 문건 인지 시점을 놓고 자칫 청와대와 국방부 간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대통령이 직접 등장해 과거 군의 일탈 행위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야권은 청와대의 만기친람(萬機親覽)식 국정운영을 꼬집었다. 권성주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특별수사단의 수사 개시일에 대통령이 직접 관여한 것은 특별수사단 해체 지시나 다름없다”며 “지금 대통령이 거대한 청와대 조직을 동원해 해야 할 일은 산적한 민생문제에 대한 교통정리이고 당장의 생계에 시름하는 국민을 돌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위문희·성지원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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