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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졸한 중국’ 인식 오래 갈 것” “정치→안보→경제 북핵 로드맵 한·중 같이 만들자”

“한국 국민이 중국을 매우 옹졸한 대국으로 보기 시작했다. 이런 인식 변화는 오래 계속될 것이다.”
 

제7회 세계평화포럼서 한·중 관계, 북핵 해법 열띤 토론
“중국 대안 찾는 ‘차이나 플러스’로 한·중 정냉경열도 끝”
中 “미, 북한 포섭해 중국 맞서게 하고 비핵화 포기 우려”
양제츠 “누구도 중국 이익에 손해 끼칠 수 있단 환상 안돼”

14일 베이징 칭화대가 주최한 제7회 세계평화포럼 한중관계 세션에 참석한 한·중 전문가 패널. 왼쪽부터 박인국 한국고등교육재단 사무총장,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 류젠페이(劉建飛)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 부소장, 정재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리빈(李彬) 칭화대 국제관계학원 교수. [사진=신경진 기자]

14일 베이징 칭화대가 주최한 제7회 세계평화포럼 한중관계 세션에 참석한 한·중 전문가 패널. 왼쪽부터 박인국 한국고등교육재단 사무총장,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 류젠페이(劉建飛)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 부소장, 정재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리빈(李彬) 칭화대 국제관계학원 교수. [사진=신경진 기자]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 체계를 둘러싼 한·중 갈등의 최대 해악이 중국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 악화라는 지적이 나왔다.
 
14일 베이징에서 칭화(淸華)대학이 주최한 제7회 세계평화포럼(WPF)의 “한·중 관계와 동북아 안보협력” 세션에서다. 한·중 양국의 학계 전문가들은 이날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 비핵화 해법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중 관계에 대한 여러 가지 다양하고 건설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정재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사드 분쟁에서 한·중 양국은 모두 전략적 실수를 범했다”며 “10·31 합의로 한국은 중국에 사드가 단번에 영구 해결될 것이란 희망을 줬지만 사드는 여전히 양국 관계의 장애물이며 언제 사라질지도 알 수 없다”고 평가했다. 정 교수는 “중국은 5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취임하자 외교적 블루오션을 찾았다고 생각했지만 2년 반 만에 낙관은 사드로 산산조각이 났다”며 “박 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개인적 우정에 지나치게 기대한 것과 양국 관계의 역동성을 과도하게 정치화한 것이 잘못이었다”고 분석했다. 정 교수가 “중국을 지난해 12월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 홀대와 올해 세 차례 방중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환대가 한국 학계와 언론계의 뜨거운 이슈”라고 지적한 뒤 “사드 이후 중국의 한국에 대한 경제 보복을 서구에서 ‘샤프 파워’(Sharp power)라고 부른다면 한국인은 ‘쩨쩨한 대국(小氣大國·샤오치다궈)’이라고 한다”라고 말하자 플로어의 중국인 참석자들이 폭소를 터뜨렸다.
 
정치에 이어 경제 관계까지 악화하는 한·중 관계의 뉴노멀도 언급됐다. 정 교수는 “많은 이들이 정냉경열(政冷經熱·정치적으로 차갑고 경제적으로 뜨겁다)을 말하지만 양국 간 경제적 보완성이 많은 분야에서 경쟁으로 대체되고 있다”며 “한국에서 ‘차이나 플러스’라며 중국 시장을 강조하면서도 대안 시장으로 아세안과 인도 개척에 나서면서 지난해 처음으로 아세안과의 교역액이 중국 교역액을 초과했다”고 말했다.  
 
중국 패널은 트럼프 행정부의 북핵 해법을 신뢰하기 어렵다며 한·중 간 별도의 로드맵 구축을 제안했다. 핵물리학을 전공한 군축 전문가 리빈(李彬) 칭화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볼턴 보좌관이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1년에 해체할 수 있다고 했지만, 현실성이 없다”며 “미국이 스위치를 끌 수는 있겠지만, 북한은 쉽게 스위치를 다시 켤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3차 방북 기간 북한이 내놓은 비핵화 로드맵에 대해 리 교수는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생산 중단을 비핵화 첫 단계로 삼고 북·미 관계 정상화와 종전선언을 대가로 원하고 있다”며 “ICBM 생산 중단은 미국의 안보 문제이지 한국과 중국의 우려 사항은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그는 미국을 믿지 말고 한·중이 자체적인 비핵화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며 “잠재적인 핵 능력을 우선 폐기하고 기존 핵탄두와 미사일은 마지막에 제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만일 북한이 보유한 기존 핵탄두부터 폐기한다면 북한이 보유한 핵시설로 다시 만들 수있지만, 핵 능력부터 없애면 최소한 핵 보유고의 증가는 막을 수 있다는 논리다. 평화 기제 구축에 대해 리 교수는 정치→안보→경제 순서로 북한에 보상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주장했다.  “종전선언과 북·미 관계 정상화를 포함하는 정치적 보상, 군사 훈련 중단과 군사적 위협을 제거하는 안보 보상 순서로 보상하되 경제 제재 해제와 경제 협력을 제공하는 경제 보상은 가장 나중에 이뤄져야 한다”는 로드맵이다. 
 
14일 베이징 칭화대가 주최한 제7회 세계평화포럼 한중관계 세션에서 스테플튼 로이 전 주중 미 대사가 플로어에서 중국측 패널에게 질문하고 있다. [사진=신경진 기자]

14일 베이징 칭화대가 주최한 제7회 세계평화포럼 한중관계 세션에서 스테플튼 로이 전 주중 미 대사가 플로어에서 중국측 패널에게 질문하고 있다. [사진=신경진 기자]

 
무역 전쟁 등 미·중간 전략적 경쟁이 북핵 해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류젠페이(劉建飛)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 부소장은 “북핵 이슈와 미·중 전략 경쟁은 분리될 수 없다”며 “미국이 북한을 포섭해 중국에 대항하게 만든 뒤 북한 비핵화를 포기할 가능성이 우려된다. 이는 동아시아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 우려”라고 지적했다.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은 “중국이 북한을 미·중 전략 경쟁의 렌즈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며 “중국이 북한을 미국과의 전략 경쟁에 연계시킬수록 대만·남중국해 문제와 연계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북한 비핵화는 중국에 동북아 경제를 통합할 수 있는 리더십을 제공할 것이며 이는 중국과 관련국 모두에게 이익”이라고 말했다.
 
14일 베이징 칭화대가 주최한 제7회 세계평화포럼 개막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는 양제츠(楊潔?) 중앙외사 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 겸 정치국 위원 [사진=칭화대]

14일 베이징 칭화대가 주최한 제7회 세계평화포럼 개막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는 양제츠(楊潔?) 중앙외사 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 겸 정치국 위원 [사진=칭화대]

한편 이날 세계평화포럼 개막식에 참석한 양제츠(楊潔篪) 중앙외사 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 겸 정치국 위원은 “중국은 관련 국가와 함께 한반도 비핵화 추진과 한반도 평화 기제 건립에 계속 힘쓸 것이며 하루빨리 한반도의 지속적인 평화 실현을 위해 노력과 공헌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차기 중국 외교부장으로 촉망받는 러위청(樂玉成) 외교부 부부장(차관)은 오찬 연설에서 “북한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를 해결하고 한반도 평화 기제 건립 방면에서 각국은 적극적인 조처를 해야 한다”며 양 주임과 같이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의 시급함을 강조했다.
 
14일 베이징 칭화대가 주최한 제7회 세계평화포럼 오찬에서 ’세계의 대변화에 함께 대응해 운명 공동체를 건설하자“는 내용의 강연을 하고 있는 러위청(樂玉成)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 [사진=중국 외교부]

14일 베이징 칭화대가 주최한 제7회 세계평화포럼 오찬에서 ’세계의 대변화에 함께 대응해 운명 공동체를 건설하자“는 내용의 강연을 하고 있는 러위청(樂玉成)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 [사진=중국 외교부]

양제츠 주임은 미·중 무역 전쟁과 관련 “발전문제를 정치화해서는 안 된다”며 “중국은 문제를 일으키지도 두려워하지도 않으며 어떤 국가도 멋대로 중국의 이익에 손해를 끼칠 수 있다는 환상을 가져선 안 된다”고 강한 결기를 드러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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