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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 최저임금 1만원 … 속도조절 없었다

사실상 최저임금 1만원(시급) 시대가 열렸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4일 오전 4시30분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에 적용할 최저임금을 시간당 8350원으로 결정했다. 올해보다 10.9%, 금액으로는 820원 올랐다. 1988년 최저임금제도가 시행된 뒤 지난해(1060원)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높은 인상액이다.
 

내년 시급 10.9% 올려 8350원, 주휴수당 합치면 1만30원
소상공인 “정부가 우릴 버려, 불복종할 것” … 노동계도 반발

주휴수당을 포함할 경우 실질시급은 시간당 1만30원이다. 주휴수당은 근로기준법상 주당 15시간 이상 일하면 무조건 지급되는 하루치 임금이다. 고용노동부가 고시하는 최저임금 월 단위 환산 급여에도 주휴수당이 산입된다. 고용부 고시 월급은 174만5150원이고, 연봉으로는 2094만1800원이다. 월급은 17만1380원, 연봉은 205만6560원 오른다.
 
최저임금이 대폭 오름에 따라 내년에 최저임금을 받는 대상자(영향률)는 전체 근로자의 25%인 500만500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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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위는 이날 사용자위원(9명)과 민주노총 추천 근로자위원(4명)이 불참한 가운데 공익위원(9명)과 한국노총 추천 근로자위원(5명)만으로 전원회의를 열었다. 공익위원은 시급 8350원을 냈고, 한국노총은 8680원을 써냈다. 표결에서 8대 6으로 공익위원 안이 의결됐다. 공익위원 가운데 한 명이 한국노총 안을 지지했고, 나머지는 공익위원 안에 찬성표를 던졌다는 얘기다.
 
류장수 최저임금위원장은 “저임금 근로자의 소득 개선과 임금격차 완화를 도모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수준을 치열하게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상공인과 저임금 근로자들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거듭 모색했다”고 주장했다.
 
노사는 모두 반발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기울어진 운동장’을 넘어 ‘뒤집힌 운동장’에서 벌어진 최저임금위의 이번 결정은 잘 짜인 모종의 시나리오대로 진행된 일방적 결정”이라며 “정당성을 상실했기 때문에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부가 우릴 버렸다. 예정대로 모라토리엄(지불유예)을 실행하고 최저임금과 무관하게 사용주와 근로자 간 자율협약을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노동계는 강하게 반발하기보다 아쉬움을 표했다. 한국노총은 입장문을 내고 “저임금 노동자에게 희망적 결과를 안겨 주지 못한 것에 대해 무척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하반기 최저임금 제도 개선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공약이 폐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늘어난 산입 범위를 고려하면 실질 인상률은 3.2~8.2% 수준이라고 해석했다.
 
정부의 속도조절론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이 크게 인상됨에 따라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3조원의 일자리 안정자금을 내년에도 집행하고 근로장려세제(EITC)를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이에 앞서 12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따른 고용 악영향을 우려하며 속도조절론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류장수 위원장은 “강력하게 경고한다”며 일축했다.
 
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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