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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 4명 중 1명 임금, 정부가 지정해주는 나라

최저임금 2년 만에 29% 인상 … 근로자 25%가 대상 됐다
 
내년에는 근로자 4명 중 한 명이 국가가 정한 임금을 사업주에게서 받는다. 이 비율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 현 정부 들어 2년 새 29.1%나 최저임금이 오른 탓이다. 선진국의 최저임금 대상 비율(영향률)은 대부분 한 자릿수다. 비교적 높다는 프랑스도 10.6%이고, 최근 정부 주도로 임금을 인상하고 있는 일본도 11.8%에 그친다. 이 때문에 경영계에선 “시장임금을 부정하고 국가가 임금을 정하는 사회주의 체제”라는 볼멘소리까지 한다.

최저임금 8350원 정부 과속 논란
“한국 국가경쟁력에 타격 올 것”
OECD 경고 나왔지만 또 올려
공익위원들 기준 바꿔 편법 인상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경제보고서를 내면서 “한국의 최저임금 인상은 유례없이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국가경쟁력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데 이 경고가 나온 지 한 달 만에 10.9% 올렸다.
 
이번 인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건 고용노동부 장관이 꾸린 공익위원이다. ‘노동편향, 정부 코드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들이 인상안을 내고, 그대로 의결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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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위원이 제시한 인상 근거는 이렇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임금인상 전망치(3.8%), 산입범위 확대에 따른 감소효과(1%), 대외변수와 노사위원 주장(1.2%)을 반영했다”고 했다. 여기까지는 누구도 이견이 없다. 익명을 요구한 사용자위원도 “6~7% 인상은 감수할 의향이 있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한데 공익위원은 느닷없이 ‘평균임금’을 기준선으로 내세웠다. 이전까지 최저임금위는 중위임금을 기준으로 삼았다. 중위임금은 전체 근로자의 임금을 순위대로 일렬로 늘어놓았을 때 가운데 위치한 금액이다. 평균임금은 수억원대 임금을 받는 사람부터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까지 모든 임금을 합산해 전체 근로자의 근무일수로 나눈 값이다. 중위임금보다 평균임금을 채택하면 기준점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OECD를 비롯한 국제기구나 선진국, 우리나라 통계청조차 최저임금 수준을 따질 때는 중위임금을 기준으로 한다. 고액 연봉자를 최저임금 산정기준에 포함시키는 것은 최저임금의 본래 의미와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공익위원은 이를 임의로 바꿨다.
 
한 공익위원은 “중위임금으로 따지면 최저임금이 적정선(중위임금의 50%)을 이미 넘어섰다”고 말했다. 더 올릴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을 자인한 셈이다. 실제로 올해 중위임금은 1만3387원으로 추정된다. 내년 최저임금은 이 중위값의 62.4%다. OECD 회원국 중 터키와 칠레에 이어 3위에 해당한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더욱이 공익위원은 ‘전체 근로자의 평균임금’이 아니라 ‘정규직 전일제 근로자의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삼았다. 최저임금위 관계자는 “이들의 시급은 1만9800여 원”이라고 밝혔다. 고용부의 최저임금 월급 고시기준을 적용하면 월급여는 413만8200원이다. 임금분포상 상위 15% 안팎에 해당하는 고임금을 기준으로 채택했다는 얘기다. 노동계가 요구한 ‘평균임금 대비 50%’보다 한발 더 나간 셈이다. 공익위원은 이를 근거로 4.9% 인상분을 추가로 반영해 두 자릿수 인상률(10.9%)에 맞췄다.
 
최저임금은 고용형태, 국적, 사업장 규모와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적용된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고임금 대기업 정규직의 임금을 기준으로 최저임금을 책정하는 나라는 어디에도 없다”며 “그런 월급을 주는 자영업자를 먼저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금을 결정할 때 기초가 되는 생산성과 같은 자료를 인용했는지도 의문이다. 한국의 생산성은 매년 4% 오르는 데 그치고 있다. 지난 2년간 최저임금은 생산성과 대비할 때 5배 넘게 오른 셈이다.
 
중소기업의 42%가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고, 소상공인의 27%는 영업이익이 100만원도 되지 않는 현실을 감안하면 고용시장의 위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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