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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급 올라 직원 둘 줄인 고깃집, 장인·장모까지 동원

소상공인들이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0.9% 오른 시간당 8350원으로 결정된 것을 수용할 수 없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최저임금 결정을 불복종하는 '모라토리엄'을 실행에 옮기기로 하고 인건비 상승의 원가 반영을 업종별로 진행하겠다며 가격 인상을 예고, 동맹휴업도 추진한다. 사진은 15일 서울 시내 한 건물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있는 모습. [연합뉴스]

소상공인들이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0.9% 오른 시간당 8350원으로 결정된 것을 수용할 수 없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최저임금 결정을 불복종하는 '모라토리엄'을 실행에 옮기기로 하고 인건비 상승의 원가 반영을 업종별로 진행하겠다며 가격 인상을 예고, 동맹휴업도 추진한다. 사진은 15일 서울 시내 한 건물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있는 모습. [연합뉴스]

서울의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하는 신모(45)씨는 ‘투잡(two job)’을 한다. 그가 일하는 매장은 지난해까지 24시간 운영했다. 그는 오후 10시부터 오전 7시까지 하루 8시간, 주 40시간 일해 한 달에 140만~150만원을 받았다. 그러나 1월부터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가 부담된다”며 오전 8시부터 자정까지 단축 영업을 한다. 직원도 47명에서 28명으로 줄었다. 신씨도 주4일 하루 평균 4시간 30분~5시간 30분만 일한다. 그의 시급은 6470원에서 7530원으로 1060원이 올랐지만 한 달 급여는 크게 줄었다. 대신 오전 2시간 동안 서울의 한 물류회사에서 일해 추가로 53만원을 번다. 그는 “투잡으로 일은 더 피곤하고 생활은 더 팍팍해졌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로 패스트푸드점·편의점·식당 등에서 투잡을 뛰는 직원들이 늘고 있다. 업주들이 최저임금 인상 부담으로 직원이나 영업시간을 줄이면서 직원들이 부족한 돈을 벌기 위해 다른 일도 함께하는 것이다.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지원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에서 성인제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지원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에서 성인제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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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시 성산구에서 한식집을 하는 김모(55·여)씨는 지난 4월 직원 2명을 내보냈다. 두 직원은 오전 10시에서 오후 10시까지 12시간을 일하고 월 4회 쉬면서 각각 200여만원을 받았다. 그러나 올해부터 직원 한명당 임금이 234만9360만원으로 늘어났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2명을 내보내고 시간당 아르바이트를 쓰고 있다. 오전 10시에서 오후 3시까지 가장 바쁜 시간에만 근무하고 하루 4만원을 준다. 그것도 주 3회뿐이다. 김씨 한식집에서 일하는 정모(57·여)씨는 저녁에는 인근 창원시 중앙동의 한 참치집에서 또 일한다. 투잡이다. 두 곳의 월급을 합쳐야 겨우 100만원이 넘는다. 정씨는 “일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실제로 나아진 것은 별로 없고 오히려 일자리 구하기만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창원시 의창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손모(39)씨도 지난 1월부터 6명이었던 직원 중 두 명을 줄였다. 대신 장인과 장모까지 가게로 나온다. 손씨는 “직원을 무조건 줄이면 장사가 안돼 자구책으로 가족들까지 동원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 대신 로봇을 사들인 경우도 있다. 대구 달서구 성서산업단지에서 자동차부품제조업체를 운영하는 박모(33)씨는 최근 중국산 자동화 기계 1대(1억9000만원 상당)를 샀다. 최저임금이 매년 큰 폭으로 오를 것을 대비해 직원을 추가 채용하는 대신 기계를 사들인 것이다. 무인 편의점과 셀프주유소가 늘고, 숙련된 아르바이트생만 선호하는 현상도 있다.  
최저임금 이미지. [중앙포토]

최저임금 이미지. [중앙포토]

 
지난 14일 새벽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이 확정된 후 류장수 위원장이 브리핑을 위해 회의실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4일 새벽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이 확정된 후 류장수 위원장이 브리핑을 위해 회의실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평가는 엇갈린다. 대학생 김찬유(24)씨는 “아직 최저임금도 못 받는 친구들이 있다. 그나마 임금 하한선이 오르면 불이익받는 알바생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엽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최저임금 인상만 공격하면 경제 주체 간 갈등만 커진다”며 “건물주가 함부로 월세를 올리지 못하게 하거나, 카드 수수료를 내리는 등 정부·사용자·노동자가 비용 문제를 어떻게 나눌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란 보고서에서 “최저임금이 급격히 인상될 경우 2020년 14만4000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인상 전 ‘업종별·규모별 차등 적용을 하자’는 소상공인들의 목소리를 면밀히 검토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정희 서울시립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양극화된 국내 고용 시장에선 일부 정규직은 혜택을 받고, 비정규직은 일자리를 잃는 역설이 나올 수 있다”며 “임금 수준은 시장 자율에 맡기고 저소득 근로자에게 정부가 보조금을 주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창원·대구=위성욱·김정석 기자, 임선영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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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