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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오딧세이]글로벌 블록체인 기업, 한국에 몰려온다…"기술 검증해야"



【서울=뉴시스】김지은 기자 = 글로벌 블록체인 기업들이 한국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의 높은 투자 열기와 빠른 이용자 반응을 발판 삼아 사업의 성공을 가늠할 수 있는 테스트 마켓으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 기업은 대부분 신생 스타트업으로 부동산, 에너지, 게임, 메신저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블록체인 부동산 클라우드 플랫폼 '아이하우스(i-House.com)'가 발행한 토큰인 'IHT'가 이달 분산형 암호화폐 거래소인 올비트(Allbit)에 상장됐다.

홍콩에 본사를 둔 아이하우스는 부동산 개발자와 투자자를 위한 블록체인 기반 부동산 플랫폼으로 이번 국내 거래소 상장을 시작으로 한국 진출을 공식화했다.

아이하우스는 세계 최초로 부동산 거래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 스마트 계약을 통해 거대한 부동산 자산을 작게 나누어 토큰화한 후 이를 소액투자자에게 판매한다. 수익성이 좋은 부동산 투자를 소액으로 참여할 수 있으며 보다 안전한 투자가 가능하다.

현재 일본과 필리핀 2곳에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특히 일본의 경우 2020년 도쿄 올림픽을 겨냥해 카루이자와 고급 별장 건설 프로젝트에 아이하우스 플랫폼을 적용, 착공에 들어간 상태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사업 중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받는 소셜미디어 업체 스팀잇은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고팍스와 손잡고 한국 콘텐츠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2016년 4월 출범한 이 업체는 게시물을 올린 창작자에게 암호화폐로 보상하는 플랫폼이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기존 SNS와 다르게 사용자에게 직접 '금전적' 보상을 주며 시장의 관심을 얻고 있다.

스팀잇은 다른 국가에서 트래픽 순위가 낮은 편이지만 한국에서는 200위권에 안착했다. 한국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며 웹툰 등으로 국내 콘텐츠 확보에 나섰다.

싱가포르계 블록체인 전문기업 아이오스(IOS)는 정보처리속도를 강화한 블록체인 플랫폼 이오스트(IOST)를 들고 한국에 진출했다.

이오스트는 이더리움처럼 플랫폼 역할을 하는 블록체인으로, 안드로이드 같은 운영체제(OS)처럼 플랫폼 역할을 지향한다. 이르면 연내 게임, 소셜네트워크, 메신저 등 인터넷 서비스들을 단계적으로 블록체인 기반으로 대체해 각종 탈중앙화 앱(Dapp)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D앱을 개발하는 테세우스 팀을 꾸리고 세콰이어캐피탈 등 유력 벤처캐피탈과 함께 약 500억원 규모의 인큐베이터 '블루힐'도 선보였다. 현재 콘텐트박스, 서틱, 오리고, 레이트3, 람다, 코발런트, 플레어 등 7개 프로젝트에 대해 투자 및 인큐베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콘텐트박스는 구글 플레이에서만 1600만명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한 앱 개발팀으로 디지털콘텐츠 플랫폼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구축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영국 신생 에너지 플랫폼 기업 '에너지 마인'은 영국 외에 처음으로 한국에 사무소를 설치했다. 이 회사는 에너지를 절약한 만큼 암호화폐를 제공하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가전제품을 구입하거나 대중교통 이용 등 에너지 절약 시 유틸리티 토큰인 에너지 토큰(Energi Token, ETK)을 제공하는 식이다. 이 토큰은 에너지요금 결제와 전기차 충전에 활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에너지 토큰 보상 앱 베타서비스를 한국어 버전으로 출시하는 등 한국에서의 사업을 의욕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매치메이킹 기업의 진출도 활발하다.

동남아 최대 데이팅 앱 기업 런치 액츄얼리 그룹은 블록체인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한 데이팅 주선 서비스 '바이올라 AI'를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블록체인과 AI를 활용해 가짜 프로필과 연애 빙자 사기(러브 스캠)를 예방하는 게 목표다.

싱가포르르에 본사를 둔 폰더(Ponder)는 개그맨 출신인 이승환씨를 한국 대표로 영입했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이성과의 데이트, 일자리 소개 및 추천 등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플랫폼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적절한 도움을 주고 그에 대한 보상을 받는다.

◇블록체인 관심과 이해 높고 IT 인프라 갖춰

이들 기업은 한국 진출 이유로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높은 관심과 이해를 첫째로 꼽는다.

네드 스콧 스팀잇 CEO는 지난 5월 방한 간담회에서 "스팀잇을 비롯해 블록체인 시장 전역에 걸쳐 한국이 갖고 있는 관심과 활동에 대해 매우 긍적적으로 생각한다"며 "한국 시장은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에 빨리 적응한 얼리어답터"라고 평가했다.

탄탄한 IT 인프라와 커뮤니티 구축, 우수 인력 등도 한국을 주목하는 이유다.

IOS 지미 정 CEO(최고경영자)는 "한국은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를 갖췄고, 인재들도 많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투자금을 확보하려는 목적이 크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여기에 신사업의 피드백이 빨라 '테스트 마켓'으로 적합하다는 평가다.

한국의 투자 열기는 이미 숫자로 증명됐다.

미국경제학회가 지난 1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원화로 거래되는 암호화폐의 거래 비중이 국내 주식시장 거래량의 82.5%에 이르렀다. 미국 달러와 유로는 현지 주식시장 거래량의 3~5%에 불과한 것과 대조적이다.

해외 기업의 국내 진출은 앞으로 더 늘어날 공산이 크다. 독자적인 생태계 구축을 위한 '메인넷(Main Network)'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세대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뜻하는 메인넷은 해당 암호화폐가 첫 실용화 단계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기존 블록체인에서 벗어나 자체 플랫폼을 구축, 독자적인 생태계 형성을 모색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3세대 블록체인을 표방하는 기업들의 메인넷 공개가 이어져 가히 '메인넷 전쟁'이라고 불릴만한 상황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며 "거대한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공개된 소스코드를 기반으로 다양한 디앱을 개발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디앱 파트너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블록체인 시장이 성장하는 것에 비해 관리 및 규제 시스템은 부족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우려도 목소리도 적잖다.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김철환 정책실장은 "한국 진출 기업도 늘어나고 토큰 발행도 넘쳐나는데 이를 검증하는 기술은 부족하다"며 "정부가 이들 기업의 기술력이 제대로 됐는지 평가하는 검증센터를 3곳 정도는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kje13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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