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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오르면 다 좋다? 알바생 그렇게 철없지 않아"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서 매대를 정리하는 직원. 오른쪽 사진은 인형탈 아르바이트생 모습 [연합뉴스ㆍ중앙포토]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서 매대를 정리하는 직원. 오른쪽 사진은 인형탈 아르바이트생 모습 [연합뉴스ㆍ중앙포토]

지난해까지 인천의 한 식당에서 주방일과 홀서빙 아르바이트(알바)로 용돈·학비를 보탠 대학생 김찬유(24)씨. 올해는 학교에서 근로장학생으로 알바를 대신한 그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이 14일 결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여러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김씨는 현 정부의 ‘최저임금 1만원’ 정책을 지지한다. 그래서 이번 최저임금 인상폭이 지난해(16.4%)보다 낮다는 데 아쉬움을 느꼈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10.9% 오른 시간당 8350원으로 결정됐다.
 
김씨는 “1000원 정도 더 오른 거네요”라는 말로 느낌을 표현했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이라는 문재인 대통령 공약이 실현되려면 이번 인상률이 15.2%는 돼야 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지만, 그에 미치지 못한 데 따른 알바생들의 우려를 김씨도 알고 있었다.
 
반대로 김씨는 알바생 주머니 사정이 내년엔 나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타냈다.
 
“지금의 최저임금도 제대로 못 받는 친구들이 꽤 있어요. 그나마 이렇게 임금 하한선이 오르면 불이익 받는 알바생이 줄어들지 않겠어요.”
13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제14차 전원회의에서 공익위원(오른쪽)들이 굳은 표정으로 참석해 있다. 이날 오후 한국노총 소속회원들이 전원회의가 열리는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 '온전한 최저임금 1만 원 쟁취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제14차 전원회의에서 공익위원(오른쪽)들이 굳은 표정으로 참석해 있다. 이날 오후 한국노총 소속회원들이 전원회의가 열리는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 '온전한 최저임금 1만 원 쟁취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도 김씨는 “자영업자들이 반발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고 했다. 이날 소상공인연합회는 성명을 내고 “이미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1인당 국민총소득(GNI) 대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4번째로 높은 수준”이라며 “영세업자의 지급능력을 고려하지 않는 결과”라고 비판했다.
 
김씨는 “사장님들(영세업자)이 비용 부담을 느끼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란 걸 안다”며 “최저임금을 올리는 것은 좋지만, 그에 맞춰 정부가 사장님들의 다른 부담을 덜어주려 노력하는 모습은 잘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가 접촉한 ‘전ㆍ현직 알바생’들의 마음은 착잡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반발하는 소상공인과 편의점주들의 반응을 보면서다.
 
알바생의 권익 증진을 목표로 만든 ‘알바노조’ 대변인 출신인 최기원(34)씨는 “그분(소상공인)들 입장에서 줄일 수 있는 비용이 인건비 뿐이라고 믿는 상황이 과연 누구 책임이겠느냐”고 기자에게 물었다. 최씨는 “편의점주 입장에선 임대료, 본사에 내는 수수료, 카드수수료 같은 부담은 그대로거나 더 가중될 뿐인데, 최저임금까지 정부가 강제로 올리려 하니 반발하는 건 당연하다”며 “소상공인이나 알바생들이나 같은 사회적 약자인데, 이들 간의 갈등을 예방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부족한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최씨는 “그래도 ‘최저임금 1만원’이라는 목표는 실현돼야 한다”며 “정부도 정책을 그렇게 세웠다면, 현실에 맞게 영세업자의 부담도 줄여줄 방안을 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알바노조 인천지부장인 한별씨 [사진 알바노조 인천지부 페이스북]

알바노조 인천지부장인 한별씨 [사진 알바노조 인천지부 페이스북]

 
알바노조 인천지부장인 한별(25)씨도 “알바노동자는 시급 올려주면 좋아하기만 하는 철 없는 사람들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을 감당하기 어려운 자영업자가 많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 대책에 대한 논의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씨는 알바노조가 ‘마음 편하게 장사하고픈 상인 모임’(맘상모)과 함께 소상공인이 겪는 ‘본사의 물량 밀어내기’와 같은 부당 행위를 비판해온 것을 그 사례로 설명했다. 이들은 ‘궁중족발 사건’의 원인이 된 임대료 문제도 공동 논의 주제로 다루고 있다.
 
그는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와야 하지만, 정부는 1만원 자체가 아닌 구조적인 문제 해결을 목표로 둬야 하지 않겠느냐”며 “일부에선 자영업자와 알바노동자가 서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싸우는 집단으로 보는 시각도 생긴 것 같은데, 이런 문제가 깊어지기 전에 종합적인 대책이 나와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알바생들의 이 같은 우려는 여당에서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경제민생 테스크포스(TF)의 단장인 최운열 의원은 12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최저임금 1만원이란 목표는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하지만, 중ㆍ소상공인의 현실을 무시하면 경제에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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