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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K의 시대' 프로야구 37년 역사상 삼진율 최고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 4회초 1사 주자 1루 때 SK 최정이 삼진을 당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 4회초 1사 주자 1루 때 SK 최정이 삼진을 당하고 있다. [연합뉴스]

 
'KKK' 
 
올 시즌 프로야구는 '삼진의 시대'를 보내고 있다. 전반기를 마감한 프로야구에서 가장 두드러진 기록은 바로 '삼진'이다. 전반기에 치러진 441경기에서 나온 삼진은 총 6531개다. 경기당 14.8개. 야구 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해 타석당 삼진율은 18.9%로 37년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높다. 이 추세를 이어간다면 1만553개의 삼진(타석당 삼진율 18.6%)을 기록한 2015년을 뛰어 넘게 된다. 
 
삼진이 늘어난 대신 볼넷은 줄었다. 9이닝당 볼넷 수는 3.15개로 역대 3번째(1983년 2.95개, 1995년 3.13개)로 적었다.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지면서 타자보다 투수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주장이 있다. 특히 올해 전반적으로 바깥쪽 코스에 스트라이크 콜이 후해졌다는 평가가 많다. 
 
12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한화 샘슨이 역투하고 있다. 2018.6.12/뉴스1

12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한화 샘슨이 역투하고 있다. 2018.6.12/뉴스1

 
빠른 공을 던지는 파워피처 형 외국인 투수가 늘어난 것도 삼진이 늘어난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올해 전반기에 100탈삼진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한화 키버스 샘슨(135개), LG 헨리 소사(131개) 등 6명이다. 이 중 1~4위가 모두 시속 150㎞를 던지는 외국인 투수다. 
 
지난해 전반기에 삼진 100개 이상을 기록한 투수는 단 2명(SK 메릴 켈리 117개, 차우찬 102개) 뿐이었다.
  
투수들의 볼 스피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4년 KBO리그 투수들의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41㎞였는데, 매년 빨라지더니 올해는 142.6㎞까지 올랐다. 커브· 체인지업 등 빠른 공을 뒷받침할 종 변화구의 구사율도 증가했다. 삼진이 많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구속 km/h, 구사율 %, 자료=스탯티즈

구속 km/h, 구사율 %, 자료=스탯티즈

 
타격에서의 변화도 있다. 올해 KBO리그 타자들은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배트를 휘두르고 있다. 지난해 초구에 배트가 나올 확률은 30%였는데, 올해는 30.2%로 늘었다. KIA(32.7%), LG(31.8%), 넥센(31.8%) 등이 이를 주도하고 있다. 전체 투구에서 배트를 휘두른 확률(46.7%)도 최근 5시즌 가운데 가장 높다. 헛스윙 비율 역시 21.6%로 2014년 19.1%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 자료=스탯티즈

%, 자료=스탯티즈

 
올해는 유독 홈런이 많이 터졌는데, 타석당 홈런율은 2.94개다. 1999년 3.07개에 이어 역대 2위다. 하지만 늘어난 홈런이 득점력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27아웃당 wRC(득점창조력)는 5.40으로 역대 4번째다. 타율(0.286→0.283), 출루율(0.355→0.349) 등도 지난해 전반기보다 떨어졌다. 
 
각 팀은 세밀한 작전 야구보다 빅이닝을 노리는 공격 야구를 펼치고 있다. 도루, 희생번트 등 스몰볼을 상징하는 작전은 눈에 띄게 줄었다. 타고투저 흐름이 지속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자료=스탯티즈

자료=스탯티즈

 
1982년부터 올해까지 KBO리그 37시즌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삼진과 홈런의 상관계수는 0.902다. 홈런이 늘면 삼진도 증가하는 것이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터진 홈런은 6105개로, 2000년 5693개보다 412개나 많았다. 전문가들은 이를 '플라이볼 혁명'으로 불리는 발사각도 이론의 효과로 분석한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타구의 이상적인 발사각이 15~40도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구단과 선수들은 타구의 발사각을 조절해 홈런을 늘리는 방법을 연구했다. 스윙 메커니즘에 변화를 줘 의도적으로 공을 띄운 것이다. 수비 시프트가 갈수록 정교해 진 것도 이런 변화를 이끈 이유다. 
 
 
 
개, 자료=스탯티즈

개, 자료=스탯티즈

 
메이저리그의 영향으로 국내에서도 타구 발사 각도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타자들의 스윙 궤적이 변화하고 있다. 정교한 콘택트 위주보다 타격보다 뜬공을 치기 위한 어퍼 스윙을 구사하는 선수들이 늘어났다. 올해 팀 홈런 1위 SK는 전문 장비까지 도입해 이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지난해 경기당 삼진은 8.25개, 올해는 8.52개였다. 2008년부터 매년 삼진이 증가하는 추세이며, 올해 최고점을 찍고 있다. 다만 올해 메이저리그에서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던 홈런이 주춤하고 있다. 지난해 경기당 1.26개씩 터지던 홈런은 올해 1.14개로 줄었다. 평균 타율은 0.247(2017년 0.255)에 불과하다. 
 
타자들이 공을 띄우려고 애를 쓰자 투수들은 아예 배트에 공이 맞지 않기 위한 투구를 한다. 늘어난 삼진이 이를 증명한다. 
 
김원 기자 kim.won@j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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