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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국 혁신 동력 바닥, 오죽하면 내가 또 나왔겠나”

이재웅 쏘카 대표가 지난 10일 서울 성수동 사무실에서 경영 복귀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그는 ’혁신 동력에 대한 절박감에 다시 나왔다“고 했다. [오종택 기자]

이재웅 쏘카 대표가 지난 10일 서울 성수동 사무실에서 경영 복귀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그는 ’혁신 동력에 대한 절박감에 다시 나왔다“고 했다. [오종택 기자]

‘왜 돌아왔을까.’
 
지난 4월 이재웅(50) 다음 창업자가 카셰어링 벤처 ‘쏘카’의 최고경영자(CEO)를 맡자 곳곳에서 쏟아진 질문이다. 1995년 다음커뮤니케이션을 창업하고 2007년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은 그는 10년 이상 소셜벤처 투자자로 지냈다.  
 
공유경제·미디어 분야의 스타트업을 키우는 ‘막후의 벤처 1세대’였다. 쏘카도 그중 하나다.  지난해 매출 1200억원을 돌파한 쏘카는 모바일 앱으로 차를 예약한 후 가까운 전용 주차장에서 차를 찾아 분 단위로 빌려 타는 서비스다. 10일 서울 성수동 쏘카 사무실에서 이 대표를 만났다.
 
 
다시 경영에 나선 이유는.
“쏘카는 인큐베이팅(사업 구상)부터 참여했다. 고속성장했지만 앞으론 지속 가능한 성장이 중요하다. 내부 구성원이 쏘카의 지향점을 공유하는 기반을 만들어야 했다. 쏘카가 더 커지면 못할 일인데 더 늦어지면 안 돼서 내가 맡았다. 쏘카는 데이터와 기술로 사람들에게 더 효율적으로 이동수단을 제공할 방법을 고민하는 회사다. 우리는 새로운 규칙과 습관을 만들 수 있다고 직원들을 설득하고 있다.”
 
‘새로운 규칙’이 뭔가.
“사회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우리 사회엔 기존의 오래된 패러다임에 따른 법령이 많다. 자동화와 인공지능(AI)으로 노동시간이 줄면 사람들의 경제적·사회적 자유도는 증가해야 하는데 현실은 반대다. 기존 방식으로는 해결하지 못한다. 사람들의 사회적·경제적 자유를 더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규칙을 고민해야 한다.”
 
규제와 충돌한 카풀 스타트업은 구조조정 중인데.
“이제까지 벤처업계는 규제를 없애 달라고 피켓만 들었지 전체 산업이나 사회를 고려하지 못했다. 사회의 규칙은 혼자 만드는 게 아니다. 상대방을 이해하며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카풀만 해도 국내 택시 시장(8조원)에서 카풀 비중은 0.1%도 안 된다. 해외 사례를 봐도 카풀은 택시를 대체할 영리 시장이 아니다.”
 
택시업계는 생존권을 이유로 반대한다.
“우리는 지금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경쟁해야 한다. 우버의 기업가치(720억 달러·약 80조7800억원)는 현대차·네이버·SK텔레콤의 시가총액 합계(약 71조3000억원)보다 크다. 기존 사업자들이 발전적으로 다른 길을 찾을 수 있게 같이 고민해야 한다. 금융·물류 분야도 마찬가지다.”
 
이게 경영자로 돌아온 진짜 이유 같다.
“정말 오죽하면 내가 뛰어들었을까. 혁신기업가는 기존 시스템을 파괴하고 혁신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국내엔 혁신기업가가 너무 부족하다. 지금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야 그 위에서 경쟁하고 도전하는 후배 세대들이 나온다.”
 
왜 혁신기업가가 부족할 정도가 됐을까.
“국내에선 창업가들이 ‘계란으로 바위치기’를 하는 듯한 경험을 반복했다. 많이 좌절했다. 다른 사람들이 다시 시도해볼 이유가 없다. 미국에서 스쿠터나 자전거 스타트업이 많이 나오는 건 먼저 창업한 기업들이 성공한 걸 보여줬기 때문이다.”
 
인터넷 이후 20년 만에 AI 등 기술 혁신이 진행 중인데.
“현재로선 우리 사회의 ‘혁신 동력’은 바닥나 있다. 규제 영향이 크다. 자본도 충분치 않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전 세계에서 투자를 하고 있는데 왜 한국에만 투자받은 기업이 없을까. 20년 전보다 왜 창업하고 상장하기가 더 어려울까. 그런 혁신 동력을 만드는 일을 지금 안 하면 한국엔 기회가 없을 것 같다는 절박감이 크다.”
 
글로벌 승차공유 기업들은 카풀은 물론 스쿠터·자전거도 서비스한다. 쏘카는.
“우리도 다른 이동수단을 포함한 신규 서비스들을 내놓을 것이다. 인수합병(M&A)도 공격적으로 하겠다. 우리는 해외 기업들과 달리 차를 직접 구입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노하우와 기술력이 있다. 장기적으론 쏘카 데이터를 기반으로 직접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에 주문 생산할 수 있다. 제조사들과 논의 중이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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