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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의 크루이프 vs 지단의 후계자 … 15일 밤 최고 가린다

 크로아티아 모드리치와 프랑스 그리즈만(아래 사진). 양 팀 전술의 핵인 두 사람 발끝에 월드컵 우승의 향방이 달렸다. [AP=연합뉴스]

크로아티아 모드리치와 프랑스 그리즈만(아래 사진). 양 팀 전술의 핵인 두 사람 발끝에 월드컵 우승의 향방이 달렸다. [AP=연합뉴스]

 
‘발칸반도의 크루이프’ 루카 모드리치(33·크로아티아)와 ‘지단의 후계자’ 앙투안 그리즈만(27·프랑스).
 
크로아티아와 프랑스가 16일 오전 0시(한국시각)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에서 맞붙는다. 두 나라는 각각 모드리치와 그리즈만의 발끝에 기대를 건다.
 
크로아티아는 12일 4강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잉글랜드에 2-1로 역전승을 거두고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덴마크와 16강전, 러시아와의 8강전에 이어 3경기 연속 연장 혈투를 펼쳤다. 크로아티아 선수들은 10일간 360분을 뛰고도 마치 좀비처럼 되살아나자 ‘좀비 축구’란 말까지 나왔다.
크로아티아 주장 모드리치가 월드컵 결승행을 확정한 뒤 만주키치 품에 안겨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크로아티아 주장 모드리치가 월드컵 결승행을 확정한 뒤 만주키치 품에 안겨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크로아티아 투혼 축구의 ‘정신적 지주’는 모드리치다. ‘캡틴’이자 중앙 미드필더인 그는 잉글랜드를 꺾은 뒤 “영국 언론이 크로아티아를 얕잡아 봤다. 우리는 ‘좋아! 오늘 밤 지치는 쪽이 누가 될지 보자’고 생각했다. 그 결과 크로아티아가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경기를 지배했다”고 말했다.
 
모드리치는 키 1m72㎝, 몸무게 66㎏의 호리호리한 체격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처럼 근육질도 아니다. 노랑 단발머리에 몸도 여리여리한 편이다. 국내 팬들은 ‘모 언니’ ‘모 공주’라 부를 정도다.
모드리치는 호날두처럼 근육질이 아니고 여리여리하다. 헤어스타일도 노란 단발머리다. [AP=연합뉴스]

모드리치는 호날두처럼 근육질이 아니고 여리여리하다. 헤어스타일도 노란 단발머리다. [AP=연합뉴스]

 
하지만 그의 심장은 튼튼하다. 모드리치가 6세이던 1991년 크로아티아 독립전쟁 때 그의 할아버지는 세르비아 반군에게 총으로 사살당했다. 고향을 떠나 난민 생활을 해야 했다. 그는 “전쟁이 크로아티아 사람들을 강하게 만들었다. 우린 쉽게 깨지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어린 시절 모드리치 모습. [영국 더 선 캡처]

어린 시절 모드리치 모습. [영국 더 선 캡처]

한때 체육관에서 석 달 간 근력 운동을 하다가 포기했던 모드리치는 “(공군 출신) 아버지로부터 강한 다리를 물려받았다. 축구는 힘과 체격만으로 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에서 살아남았던 것처럼 그라운드에서도 끈질기다. 상대 선수의 압박에도 굴하지 않는다. 네덜란드의 토털사커를 이끌었던 고(故) 요한 크루이프처럼 창의적인 패스를 한다 해서 ‘발칸반도의 크루이프’라 불린다.
 
모드리치는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에선 현란한 드리블 끝에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환상적인 골을 터트리는 등 2골-1도움을 기록했다. 이번 대회 6경기 중 3차례나 경기 최우수선수(MOM)에 선정됐다. 32개국 중 선수 중 가장 많은 604분을 뛰었고, 뛴 거리도 63㎞로 1위다.
모드리치 아내와 아들, 두명의 딸. 모드리치는 축구장 밖에서는 가족만 생각한다. [모드리치 인스타그램]

모드리치 아내와 아들, 두명의 딸. 모드리치는 축구장 밖에서는 가족만 생각한다. [모드리치 인스타그램]

 
모드리치는 유고슬라비아 내전을 피해 크로아티아로 이주한 공격수 이반 페리시치(29·인터밀란), 수비수 데얀 로브렌(리버풀) 등과 함께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겠다는 마음으로 그라운드를 누빈다. 로브렌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한국의 전쟁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라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10년 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가 한해 최고 축구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상을 나눠 가졌다. 올해는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를 이끌고 유럽 챔피언스리그 3연패를 이끈 모드리치가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프랑스축구대표팀 그리즈만(왼쪽)과 바란. [AP=연합뉴스]

프랑스축구대표팀 그리즈만(왼쪽)과 바란. [AP=연합뉴스]

 
크로아티아에 모드리치가 있다면 프랑스에는 ‘작은 거인’ 그리즈만이 있다. 그는 독일과 국경이 인접한 프랑스 알자스에서 태어나 독일식 성을 가지게 됐다. 그의 어머니는 포르투갈계다.
 
키 1m75㎝인 그리즈만은 어린 시절부터 작은 키 탓에 여러 차례 프로구단의 입단 테스트에서 떨어졌다. 2005년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소시에다드에 입단한 뒤엔 우루과이 출신 라사트레 감독의 영향을 받았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우루과이 동료들과 함께 뛴 이후엔 우루과이를 ‘제2의 조국’으로 여긴다.
그리즈만은 골을 터트린 뒤 게임 포트나이트에 나오는 손가락으로 L을 만들고 양발을 좌우로 올리는 댄스를 춘다. 양손의 엄지와 새끼 손가락만 펼쳐 전화기 모양을 만든 뒤 리듬을 타며 돌리는 세리머니도한다. 힙합 스타 드레이크의 핫라인 블링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춤을 따라한 것이다. [사진 그리즈만 인스타그램]

그리즈만은 골을 터트린 뒤 게임 포트나이트에 나오는 손가락으로 L을 만들고 양발을 좌우로 올리는 댄스를 춘다. 양손의 엄지와 새끼 손가락만 펼쳐 전화기 모양을 만든 뒤 리듬을 타며 돌리는 세리머니도한다. 힙합 스타 드레이크의 핫라인 블링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춤을 따라한 것이다. [사진 그리즈만 인스타그램]

 
공격수인 그리즈만은 골을 터트릴 때마다 오른손으로 알파벳 ‘L’을 만든 뒤 양발을 좌우로 올리는 댄스 세리머리를 한다. 하지만 우루과이와의 8강전에서 골을 터트린 뒤엔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다. 그는 “난 늘 우루과이 사람들과 함께 지냈다. 더구나 내 친구들이 앞에 있는데 세리머니를 하지 않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제2의 조국으로 여기는 우루과이전에 나선 그리즈만. 그의 손에는 HOPE란 문신이 새겨져있다. [AP=연합뉴스]

제2의 조국으로 여기는 우루과이전에 나선 그리즈만. 그의 손에는 HOPE란 문신이 새겨져있다. [AP=연합뉴스]

 
프랑스는 이번 대회에서 축구를 예술로 승화시켰다는 평을 듣는다. 그리즈만은 날카로운 슈팅과 크로스로 3골·2도움을 기록하며 ‘프랑스의 아트사커’를 지휘하고 있다. 그래서 그리즈만은 1998년 월드컵 우승을 이끈 지네딘 지단의 별명 ‘지주’에  빗대 ‘그리주(Grizou)’라 불린다.
 
프랑스의 공격을 그리즈만이 이끈다면 수비는 1m69㎝의 단신 은골로 캉테(27·첼시)가 이끈다. 수비형 미드필더인 그는 엄청난 활동량 덕분에 ‘지구의 70%는 물로 덮여있고, 나머지 30%는 캉테가 커버한다’는 찬사를 받는다. 미드필더인 폴 포그바(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프랑스 전력의 핵심이다. 포그바는 그동안 헤어스타일과 독특한 세리머니에만 신경을 쓴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얌전한 헤어스타일로 팀플레이에 치중하고 있다.
러시아 월드컵 결승

러시아 월드컵 결승

 
프랑스는 1998 월드컵 4강에서 크로아티아를 꺾은 뒤 우승을 차지했다. 크로아티아는 당시 3위를 기록했다. 20년 만에 월드컵에서 리턴매치를 갖는 크로아티아와 프랑스. 15일 밤 전 세계 축구 팬들의 눈길이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으로 쏠린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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