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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 사냥 방식 다르면 독 기능도 달라…국내 연구진 확인

그물을 치고 먹이를 찾는 조망성 거미류인 긴호랑거미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그물을 치고 먹이를 찾는 조망성 거미류인 긴호랑거미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집을 짓고 먹이를 기다리는 거미,  먹이를 찾아 돌아다니는 거미….
먹이 사냥 방법에 따라 거미가 지니고 있는 독(毒)의 기능이 다르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국내 자생 거미를 이용해 밝혀냈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12일 별늑대거미·긴호랑거미 등 자생 거미류의 독이 사냥 방식에 따라 세포막 파괴와 마비 등 기능적 특성이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생물자원관은 2016년부터 최근까지 동국대 성정석 교수팀과 공동으로 '자생생물 유래 독성물질의 유용성 탐색'이란 연구를 진행해왔다.
조망성 거미류인 산왕거미 [국립생물자원관]

조망성 거미류인 산왕거미 [국립생물자원관]

그물을 치지 않고 땅과 숲, 계곡 등을 돌아다니며 먹이를 사냥하는 배회성 거미류인 이사고늑대거미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그물을 치지 않고 땅과 숲, 계곡 등을 돌아다니며 먹이를 사냥하는 배회성 거미류인 이사고늑대거미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거미류는 사냥 방식에 따라 '배회성 거미(wandering spider)'와 '조망성 거미(web-building spider)'로 구분된다.
배회성(徘徊性) 거미는 그물을 치지 않고 땅·숲·계곡 등을 돌아다니며 먹이를 사냥한다.
조망성(造網性) 거미는 한곳에 정착해 그물을 치고 생활하면서 먹이를 찾는다.
거미는 사냥 방식에 따라 다리의 길이나 발톱 수, 눈의 발달 정도 등이 다르게 진화했다.
 
연구진은 국내 자생종 거미 중에서 대표적인 배회성 거미 3종(별늑대거미, 황닷거미, 이사고늑대거미)과 조망성 거미 3종(긴호랑거미, 산왕거미, 무당거미) 등 총 6종의 거미에서 독액을 추출해 각각의 활성을 비교·분석했다.
배회성 거미류인 황닷거미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배회성 거미류인 황닷거미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분석 결과, 배회성 거미류의 독액은 조망성 거미보다 식중독균(바실러스 세레우스)과 대장균에 대해 '세포막 파괴(세포 용해)' 활성 능력, 즉 항균 능력이 5~1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조망성 거미의 독액은 배회성 거미류보다 먹이를 마비시킬 수 있는 신경 억제 활성(이온 통로 차단)이 3~10배로 높게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조망성 거미류의 경우 그물에 걸린 먹이를 살아있는 상태로 일정 기간 저장했다가 섭취하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배회성 거미류에서 세포막 파괴 활성이 높은 것은 이들 거미가 먹이를 사냥해서 곧바로 먹는 습성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연구진은 거미 독 분석을 통해 델타라이코톡신, 오메가아라네톡신 등 신규 펩타이드 2종을 찾아내 활성 분석을 진행했다.
펩타이드는 길이가 짧은 단백질이다. 
배회성 거미류인 별늑대거미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배회성 거미류인 별늑대거미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배회성 거미인 별늑대거미의 독액에서 찾아낸 델타라이코톡신은 식중독균이나 대장균의 세포막을 파괴하는 효과에서 항균 소재로 사용되는 멜리틴(서양종꿀벌에서 유래)과 비슷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망성 거미인 긴호랑거미의 독액에서 찾아낸 오메가아라네톡신도 신경 세포 내로 칼슘이온의 유입을 차단하는 효과, 즉 이온 통로 차단 효과에서 고혈압 치료제로 쓰이는 실니디핀 성분과 유사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니디핀은 칼슘 이온 통로를 일시적으로 차단해 혈압 상승을 막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거미 독에서 찾은 이들 2종의 펩타이드에 대해 이달 말 특허 출원하고, 관련 연구논문을 다음 달 국제 학술지인 '생화학·생물리 연구 커뮤니케이션(BBRC)'에 투고할 예정이다.
 
서민환 생물자원관 생물자원연구부장은 "이들 신규 펩타이드 2종에 대해서는 향후 독성실험, 구조 규명 등 추가 연구를 거치면 방부제·의약품 등 다양한 용도로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망성 거미류인 무당거미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조망성 거미류인 무당거미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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