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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문 대통령의 쌍용차 해고자 언급 논란

문희철 산업팀 기자

문희철 산업팀 기자

쌍용차 복직 사태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다. 10일 인도에서 열린 ‘한·인도 CEO 라운드 테이블’에서 문 대통령은 아난드 마힌드라 마힌드라앤마힌드라 회장을 만나 “쌍용차 해고자 복직 문제에 관심을 가져주면 감사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에 마힌드라 회장은 “한때 노사관계로 고통받았지만 노조의 지지 덕분에 기업이 튼튼해졌다”고 답변했다.
 
동문서답이다. 문 대통령은 과거 쌍용차에서 해고당했던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를 언급했고, 마힌드라 회장은 현재 쌍용차에서 근무하는 기업노조를 거론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에게 쌍용차 해고자 문제 해결을 당부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에게 쌍용차 해고자 문제 해결을 당부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마힌드라 회장이 애써 직답을 피한 것은 이게 쉽게 해결될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사측·노조·희망퇴직자·신입사원·해고자 등 5자가 파이를 나눠 먹는 고차 방정식이다. 이중 해고자에게 ‘전원 복직’의 길을 열어주면 다른 4자는 피해를 보는 구조다. 쌍용차 노·사와 해고자 조합은 지난 2015년 12월 이미 단계적 복직에 합의했다. 당시 합의에 따르면 쌍용차 사측은 경영 상황이 호전할 경우 단계적으로 해고자(30%)와 희망퇴직자(30%), 신입사원(40%)을 약속한 비율대로 충원하기로 했다. 대신 노조와 해고자 조합은 데모·불매운동 등 회사에 위해한 행위를 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이후 3년 동안 대부분의 이해관계자는 저마다 사태 해결을 위해 약속을 이행했다. 사측은 그간 세 차례에 걸쳐 총 128명의 복직을 실시했다. 경쟁사보다 임금이 다소 적은 쌍용차 노조도 8년 연속 무파업으로 고통을 분담하고 있다. 쌍용차에 복직 의사를 밝힌 1100여 명의 희망퇴직자도 경영 호전을 기다리는 중이다.
 
하지만 전원 복직을 요구하며 집회·농성을 이어가던 120여 명의 해고자는 마침내 대통령 발언까지 끌어냈다. 만약 이들부터 복직하면 청년실업자는 물론 1100여 명 희망퇴직자의 취업 기회는 미뤄진다. 당사자 간 합의를 차근차근 이행하는 쪽보다, 강경한 목소리를 내는 집단이 상대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흘러나오는 배경이다.
 
물론 실적을 개선해서 해고자든 희망퇴직자든 가리지 않고 채용하면 최선이다. 하지만 경영 위기가 시작된 2008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쌍용차 누적 영업손실은 1조71억원에 달한다. 최근 10년 동안 딱 한 번(2016년 280억원) 이익이 났다고 단번에 고용을 늘리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기업 경영 문제는 정치인들 생각처럼 프리허그 한 번으로 풀리지 않는다.
 
문희철 산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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