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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청와대 정부와 기무사

고정애 중앙SUNDAY 정치에디터

고정애 중앙SUNDAY 정치에디터

요즘 영화 중엔 ‘앤트맨 앤 와스프’가 있다. 인간이 형체를 유지한 채 개미 또는 말벌 크기가 될 수 있다는 발상이다. 그러고 보면 『걸리버 여행기』가 나온 게 1726년이다.
 
과학적으로 가능할까. 천만의 말씀이다. 스케일링 이론에 따르면 걸리버를 174㎝, 68㎏으로 가정할 때 12분의 1 크기인 소인국 사람이라면 키는 14.5㎝지만 체중은 500g이어야 한다. 면적은 길이의 제곱, 체적은 세제곱만큼 변동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14.5㎝의 키에 해당하는 다리론 500g을 감당할 수 없다는 점이다. 형체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실은 그 이상이다. “크기는 생물의 힘을 결정하고 신체의 표면적을 결정하며 세포 분화도와 물질대사·이동속도·수명 등 생명체의 속도, 종국엔 개체 수도 결정”(『크기의 과학』)하기 때문이다. 크기가 본질도 좌우한다는 의미다.
 
이 이론을 떠올린 건 ‘청와대 정부’(강원택 서울대 교수)로 불릴 정도로 확장된 현 청와대가 보이는 독특한 양태들 때문이다. 청와대 실장·수석들이 현장을 챙기고(장관의 일), 수시로 정책을 발표한다(역시 장관의 일). ‘첫눈’과 인사를 연결짓기도 했다.
 
최근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검토 문건 대처도 묘하다. 여권에선 반란죄란 주장까지 한다. 탄핵 기각을 가정했다는데 그렇다면 직무정지에서 풀린 대통령을 보호하겠다는 것도 반란죄인가 반론이 거셀 수밖에 없다. 실제 시비 논쟁이 있다. 그럼에도 해외 순방 중인 대통령이 ‘위중함·심각성·폭발력을 감안’해 독립수사단을 구성하란 특별지시를 했다. 그리고 청와대 참모들은 이런 브리핑을 했다.
 
“독립수사단은 국방부 장관의 수사지휘를 받지 않고….” “특별지시는 현안점검회의를 통해 모아진 청와대 비서진의 의견을 현지에서 보고 받고….”
 
군 검찰 지휘권은 국방장관에게 있다. 결과적으로 대통령이 그걸 정지시킨 통치행위를 한 게다. 통상적인 경우라면 대통령의 공개 메시지 자체는 “철저히 수사하라”에 멈춘다. 결과적으론 브리핑 때문에 청와대의 누가 이 논란을 키우고 국방장관을 망신주는 일까지 초래했는지 드러났다. 왜 그래야 했을까.
 
진보 쪽 학자인 박상훈 박사가 『청와대 정부』에 쓴 글이 떠오른다. “직접민주주의, 적폐청산, 촛불의 요구를 앞세우는 건 청와대 정부를 지속하는 삼위일체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면 그게 과연 누구에게 도움이 될까. 이 모두는 사회로부터 대통령 권력을 분리시키고 청와대를 궁정당(court party)으로 만드는 결과를 낳는다.” 
 
고정애 중앙SUNDAY 정치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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