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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유흥종사자 여성은 허용, 남성은 단속? 말 안된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 지난 9일 서울 혜화역 일대에서 열린 '불법촬영 성 편파수사 규탄 시위' 모습. [사진 나 의원 페이스북·최정동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 지난 9일 서울 혜화역 일대에서 열린 '불법촬영 성 편파수사 규탄 시위' 모습. [사진 나 의원 페이스북·최정동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이 최근 불법촬영(몰카) 사건을 성별 구분 없이 엄정하게 수사할 것을 촉구하는 여성들의 혜화역 인근 집회를 두고 “우리 사회는 오랜 시간 남성 중심적 고정관념에 길들어 있었다”며 합리적인 수준의 조정을 요구했다.
 
나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에 90년대 초 부산지방법원 판사 시절 겪었던 일을 소개하며 이 같이 밝혔다. 나 의원에 따르면 당시는 남성 유흥종사자를 고용하는 유흥업소인 ‘호스트바’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던 때였다.
 
나 의원은 “당시 식품위생법과 시행령은 유흥업소에서 ‘여성’인 유흥종사자를 두고 접객 행위를 하는 것을 허용했고, 이를 풍기문란 행위로 단속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유흥종사자가 ‘남성’으로 바뀌자 검찰은 영장을 청구하기 시작했다”고 적었다. 그는 “검찰은 남성 유흥종사자의 존재 자체가 부산의 도덕성이 땅에 떨어지는 방증으로 보았는지, 단속할 명시적 사유가 없는 사안에 대해서도 수많은 영장을 청구했다”고 회상했다.  
 
관련 영장을 모두 기각했고 밝힌 나 의원은 “여성 유흥종사자가 남성 손님과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부르는 것은 괜찮고, 성별이 바뀌면 구속 사유가 되는 것은 법적으로도, 상식적으로도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론 호스트바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식품위생법 시행령은 20년이 훌쩍 넘은 현재까지도 유흥종사자를 ‘부녀자’만으로 규정하고 있다. 형법상 강간죄의 피해대상이 ‘부녀자’에서 ‘사람’으로 확대된 것은 불과 5년 전”이라며 “20세기 중반의 차별적 성 고정관념이 아직도 많은 법에 반영되어 있다”고 했다.  
 
나 의원은 “혜화역 시위에 참석한 일부 여성들이 외친 극단적 혐오 구호와 퍼포먼스에는 동조할 생각이 전혀 없다”면서도 “그러나 우리 사회가 오랜 시간 동안 남성 중심적, 성차별적 사고에 길들어있다는 데 대해서는 나를 비롯해 많은 여성이 공감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녀를 불문하고 서로에 대해 차별적인 부분에 대해 합리적인 수준으로의 조정이 필요한 때다. 그것이 성숙한 사회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인근에서 열린 ‘불법촬영 편파 수사 3차 규탄 시위’에는 주최 측 추산 6만명의 인원이 참여했다. 다만 경찰은 이날 최종 집회 참석인원을 1만8000명으로 추산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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