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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악했다”는 중국, 보복리스트 없이 일단 확전 자제

“미국의 행위에 경악했다.”
 
미국의 2000억 달러(약 223조원) 규모의 추가 보복 관세 리스트 발표 한나절 뒤에 나온 중국 상무부 담화는 “필요한 보복”을 언급했지만 신중하게 확전을 자제했다. 210자에 불과한 대변인 명의의 담화문에는 절제된 용어만 사용됐다. 중국이 지난해 미국에서 수입한 1539억 달러 총액을 넘는 미국의 강공에 같은 수준의 보복이 불가능한 현실과 대등 보복이 초래할 국내 물가 상승 등 영향을 고려한 모양새다.
 
미국의 2000억 달러 추가 관세에 반박한 중국 상무부 담화문 [중국 상무부 캡처]

미국의 2000억 달러 추가 관세에 반박한 중국 상무부 담화문 [중국 상무부 캡처]

 
이에 따라 미국의 엄포가 이어지던 지난달 21일 “수량형 도구와 질량형 도구를 포괄한 각종 조치를 종합 사용, 강력히 대응해 국가 이익과 인민 이익을 단호히 수호할 것”이라던 가오펑(高峰) 상무부 대변인의 호기는 자취를 감췄다.
 
11일 12시 10분(현지시간) 중국 상무부가 웹사이트를 통해 발표한 담화문은 “미국이 수위를 높이는 방식으로 관세부과 리스트를 발표했다. 완전히 받아들일 수 없으며 우리는 이에 대해 엄정한 항의를 표한다”로 시작했다. 
 
이어 “미국의 행위는 중국과 전 세계에 상처를 입힐 뿐 아니라 자신을 해치고 있다. 이런 이성을 잃은 행위는 인심을 잃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중국은 미국의 행위에 경악했다(震警)”며 “국가 핵심 이익과 인민의 근본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이전과 같이 부득불 필요한 보복을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성명은 계속해서 “우리는 국제사회가 공동 노력해 자유 무역 규칙과 다자무역 체제를 함께 지키고 무역 따돌림(bullying)주의에 반대할 것을 호소한다”며 “미국의 일방주의 행위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추가 기소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중국 상무부는 “경악했다”며 바짝 몸을 낮추는 대신 미국과 장기전에 돌입할 태세다. 미국의 압력을 발전을 위한 동력으로 바꾸겠다는 계산이다. 중국 정부 사정에 밝은 홍콩 동방일보는 11일 “미국의 살기 등등한 기세에 중국은 타협과 투쟁을 병행하며 총체적으로 압력을 동력으로 바꾸기 위한 개방을 추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이번 미·중 무역전쟁은 과거와 달리 그 장기성과 엄중함을 얕봐서는 안 되며 미국이 무역전쟁을 금융·경제·자원·지역 정치 전쟁으로 확대하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중국은 8년에서 10년에 걸친 지구전을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이 국내외에서 ‘농촌’을 활용해 이번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홍콩 명보는 이날 “무역전쟁 비장의 무기”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두 종류의 ‘농촌이 도시를 포위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주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 향촌 진흥 전략 업무 추진회의’에서 새로운 ‘상산하향’(上山下鄕·문화대혁명 당시 지식 청년을 농촌으로 내려보내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한 군중 운동)이 논의됐다며 농촌 출신 도시 노동자인 농민공의 귀향 창업을 지원해 향후 취업 대란을 사전에 대비하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아랍·아프리카·일대일로(육·해상 신실크로드) 국가 등 국제무대에서의 ‘농촌’ 격인 개발도상국 외교를 강화해 미국 등 ‘도시’를 포위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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