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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지사, '남경필 교통·청년정책' 싹 바꾼다

요즘 경기도 수원·안양·군포시를 오가는 공항버스는 28인승 리무진 버스가 아니라 통상 '관광버스'로 불리는 45인승 전세버스다. Y고속이라는 회사가 버스를 임대해 운영한다. 차 안에 카드 단말기도 없어 교통카드를 사용하지 못한다. 경기도가 공항버스 한정면허를 시외버스면허로 전환하면서 생긴 일이다. 
 

경기 인수위, 공공성 강화 대중교통 계획 발표
시외버스 면허로 전환된 공항버스, 다시 한정면허로
노선 입찰제 등 새로운 준공영제 추진
남지사 청년정책인 청년연금에도 반대 입장
"흔적 지우기 아니냐" 논란도

앞서 경기도는 지방선거가 한창이던 6월 초 한정면허 기간이 만료된 공항버스 23개 노선을 시외버스로 전환해 면허를 발급했다. 안산권, 성남권, 경기 북부권은 기존의 공항버스회사가 면허를 발급받았고 수원권은 새 버스회사인 Y고속이 선정됐다. 
경기도 공항버스 [사진 경기도]

경기도 공항버스 [사진 경기도]

 
한정면허는 교통 수요가 불규칙해 일반버스 운행이 어려운 노선의 운송사업자에게 도지사가 일정 기간 운행하도록 발급하는 면허다. 면허기간은 지자체와 협의해 결정한다. 한정면허를 가진 업체는 국토교통부에서 정하는 거리 비례제 요율에 따라 요금이 책정되는 일반버스와 달리 업체가 요금을 정할 수 있다. 
반면 시외버스 면허는 기간 제한이 없는 영구면허다.
남경필 전 지사 시절 경기도는 공항버스를 시외버스 면허로 전환해 주는 대신 공항버스 요금을 최대 30% 내렸다. '시외버스'라는 '평생 면허'를 준 대신에 그동안 시민의 불만이 높았던 공항버스 요금을 내렸다는 게 남 전 지사측의 설명이다. 
 
 문제는 Y고속 때문에 시외버스 면허를 따지 못한 기존 수원권 공항버스 사업자인 A사가 "Y고속에 공항버스와 관련 시설을 빌려준다"는 협약을 깨고 경기도를 상대로 한정면허 갱신 거부 가처분 소송을 내면서 발생했다. 경기도가 Y고속에 시외버스 면허를 준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Y고속은 자체 버스 확보 전 A사의 버스 등을 빌려 노선을 운영하려 한 계획이 틀어졌다.  그래서 운행 중단을 막기 위해 부랴 부랴 임시로 전세버스를 투입했다.  
 이재명 현 경기도지사(左)와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右). [중앙포토]

이재명 현 경기도지사(左)와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右). [중앙포토]

 
남 전 지사가 퇴임 전 추진한 공항버스의 시외버스 면허 전환 사업이 종료될 전망이다. 신임 이재명 지사의 인수위가 시외버스 면허로 전환된 공항버스를 다시 한정면허로 바꾸는 것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광역버스 준공영제엔 노선 입찰제가 도입될 예정이다. 
경기도 지사직 인수위원회인 '새로운 경기 위원회'는 지난 10일 이런 내용을 담은 '공공성 강화 대중교통생태계 전환' 플랜을 공식 발표했다. 
 
공항버스 면허는 지난 선거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와 남 전 지사가 격한 논쟁을 벌인 분야다. 남 전 지사는 "도민 편의를 위한 요금 인하가 필요하다"며 시외버스면허 전환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 지사는 "한정면허를 갱신해 요금을 조정하는 방법도 있는데 공항버스 사업자에게 평생 면허인 시외버스 면허를 준 것은 특혜"라고 반박했다.  
 
인수위원회는 이 지사의 의견을 수용해 "Y고속의 전세버스 운행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른 '차량 미확보'를 사유로 면허 취소가 가능하다"며 "다른 사업자도 한정면허 원복을 위한 법원의 중재 및 경기도 집행부의 적극적인 업체 설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부터 시행된 광역버스 준공영제엔 노선 입찰제가 도입될 전망이다. 경기도가 버스 노선권을 갖고 시장경쟁 가격에 기초한 입찰을 통해 일정 기간 민간 버스회사에 노선을 위탁·운영하는 방식이다. 민간이 운영을 포기한 비수익 노선과 택지지구의 신설노선, 경기도에 인·면허권이 있는 시외버스 수도권 광역노선이 우선 대상이 된다.

경기도청 [사진 경기도]

경기도청 [사진 경기도]

 
버스 업계는 반발했다. Y고속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공항리무진 버스 74대를 공급받기로 해 이미 150억원이 투입된 상황"이라며 "현재 전세 버스를 비상운행하면서 임차비만 하루 5000만~6000만원이 나가고 있는데 '차량 미확보'로 면허를 취소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이 업체는 손해배상 청구 등  강경대응을 예고했다.  
경기도버스운송조합 관계자도 "현 버스노선은 사유 재산이라 노선입찰제 시행이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급격한 교통 정책 변화는 안 그래도 어려움을 겪는 버스회사들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남 전 지사의 청년정책 중 하나인 청년연금사업도 폐기수순을 밟고 있다.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청년근로자가 10년 이상 매월 일정액을 납입하면 1억원의 자산을 마련하도록 돕는 사업이다. 이 지사는 이 사업에 대해 "청년 간 갈등을 유발하고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다"며 반대했다.
경기도는 이 지사가 당선되자 지난달 27일로 예정된 2차 청년연금 지원 대상자 발표를 무기한 연기했다. 
인수위는 이 지사가 성남시에서 추진한 청년배당, 청년국민연금지원 등 새로운 청년 정책을 펼칠 예정이다. 
 
이를 놓고 '남 전 지사 흔적 지우기'라는 시각도 있다.
인수위 관계자는 "공공성 확보 등의 차원에서 사업을 철저하게 점검해 결정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임승빈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책 결정은 도정을 맡은 사람들의 책임 행정에 대한 의지인 만큼 검토해서 잘못됐다는 판단이 들면 중단해야 한다"면서도 "그렇다고 전임자의 사업을 모두 부정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수원=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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