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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여성 정부 내세웠지만, 송영무·탁현민 입 때문에 …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왼쪽부터)이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송 장관은 9일 ’여성들은 행동거지를 조심해야 한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연합뉴스]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왼쪽부터)이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송 장관은 9일 ’여성들은 행동거지를 조심해야 한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을 앞둔 지난해 2월 “나는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자신의 대선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이 주최한 성평등 포럼에서 “성평등은 인권의 핵심 가치다. ‘사람이 먼저인 세상’은 바로 성평등한 세상”이라고 강조하면서였다.
 

여성 장관 비율 28% 역대 최고
몰카 범죄 엄단 등 정책 폈지만
탁현민, 여성신문과 소송 벌이고
송 “행동거지” 발언에 여성 분노

대선 일주일 전 TV토론에서 당시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가 “여성 정책은 각 부처가 조직을 확대하면 된다. 여성가족부는 폐지해야 한다”고 하자 문재인 후보는 “(정부의 여성 정책이) 충분한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으니 전체를 다 꿰뚫는 여성가족부가 필요하지 않나. 오히려 여성가족부 장관을 남성으로 임명하는 세상이 오면 좋겠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당선 뒤 ‘여성 장관 비율 30%’ 공약에 따라 초대 내각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 5명의 여성 장관을 기용했다. 당초 공약에는 약간 못 미치는 27.8%의 여성 장관 비율이었지만 역대 어느 정부보다 월등한 여성 우대였다. 조현옥 청와대 인사수석,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등 ‘최초’ 타이틀을 얻은 여성 고위직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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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청와대가 블라인드 채용을 통해 뽑은 전문임기제 직원 6명 전원도 여성이었다. 이정도 청와대 총무비서관은 당시 “그동안 관행대로라면 이런 결과가 안 나왔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 범죄 대응에도 적극적이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8월 국무회의에서 “몰래카메라 영상물을 유통시키는 사이트에 대해서는 규제를 강화하고 영상물 유포자에게 기록물 삭제 비용을 부과하는 등 전방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시했다. 이후 정부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 방지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선물한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도 읽었다고 한다. 이 책은 한국 사회에서 페미니즘 의식을 대중화하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는다.
 
이처럼 역대 정부와 비교해 가장 친여성적 성향을 보이지만 최근 여성계가 문재인 정부에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발단은 지난 3일 국무회의 발언이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홍대 몰카 사건 수사가 남성보다 여성에게 가혹한) 편파수사라는 말은 맞지 않는다. 남성 가해자가 구속되고 엄벌이 가해지는 비율이 더 높았다”고 했다.
 
여성학자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이) ‘편파수사’라는 개념 자체를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며 “여성들의 구조 전반에 대한 분노를 청와대 측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 날 청와대 청원 게시판엔 ‘페미니스트 문재인은 사과하라’는 글이 올라왔다.
 
7일 혜화역 시위에서도 일부 참석자는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표방해서 여성 표를 가져간 뒤 우리를 실망하게 했다”고 외쳤다.  
 
또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여성신문의 기사로 피해를 봤다며 여성신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대해 10일 법원이 “원고(탁현민)에게 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하자 일부 여성운동가는 “너무 화가 나는데 놀랍지는 않다”(여성학자 권김현영)고 반발했다.
 
지난 9일에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각 군의 성(性)고충 전문 상담관과 간담회를 하면서 “여성들은 행동거지를 조심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해 논란을 자초했다. 페미니즘 정부를 표방했는데 외려 말 한마디에 여성의 신뢰를 잃는 역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장필화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이번 정부는 역대 정부와 비교해 여성의 목소리에 가장 귀를 기울일 것 같은 정부로 보여진다”며 “그래서 기대가 큰 만큼 비판의 목소리도 크게 들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허진·김준영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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