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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기 가득한 모차르트, 그런데 왜 슬프기만 할까

모차르트 소나타 전곡 녹음과 연주로 유럽의 인정을 받은 피아니스트 윤홍천. [사진 이렌 잔델]

모차르트 소나타 전곡 녹음과 연주로 유럽의 인정을 받은 피아니스트 윤홍천. [사진 이렌 잔델]

독일의 대표적 악보 출판사인 헨레(Henle)는 전세계 연주자의 신뢰를 받는 브랜드다. 헨레는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디지털 악보도 펴내고 있는데, 여기에 유명 연주자들이 남긴 노하우가 담겨 있다. 손가락 번호다. 예컨대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의 경우 작곡가 벨라 바르토크, 카미유 생상스가 연주하던 대로 적힌 손가락 번호가 있다. 이 악보를 이용하는 현대의 피아니스트들은 악보를 다운 받아 누구의 손가락 번호대로 연주할지를 선택할 수 있다.  바르토크와 생상스에 이어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에 이름을 올린 피아니스트는 윌리엄 윤, 한국 이름은 윤홍천(35)이다.  
 

피아니스트 윤홍천 4차례 독주회
모차르트 소나타 18곡 전곡 녹음
독일 악보에 손가락 번호도 실려

14세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그는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공부하고 현재 뮌헨에 머물며 활동하고 있다. 윤홍천은 2012년부터 5년 동안 모차르트 소나타 18곡 전곡과 환상곡까지 19곡을 녹음해 발매했다. 영국의 음악잡지 그라모폰은 이 음반을 에디터스 초이스에 올려 추천했다. 헨레 출판사의 볼프 디터 자이페르트 대표는 윤홍천의 음반을 들은 후 그의 손가락 번호를 디지털 악보에 입혔다.  
 
모차르트에 대한 그의 해석은 어떨까. 윤홍천은 “모차르트 특유의 자연스러움과 즉흥성은 천재적인 계획에서 나온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악보에 고쳐 쓴 흔적조차 없이 한 번에 작곡해버린 소나타에는 불필요한 음이 하나도 없다”고 했다. 윤홍천은 5년간의 연구와 연주 끝에 머릿속에 질서정연하게 들어있는 소나타 18곡, 즉 54개 악장 중 5개를 골라 설명하며 그가 해석한 모차르트의 모습을 전한다.  
 
◆밝아서 슬픈 모차르트(소나타 2번 K.280 2악장)=슬픔을 표현하는 단조로 된 악장이다. 단조와 장조를 이렇게 쉽게 넘나드는 작곡가는 슈베르트와 모차르트뿐이다. 세상을 밝게 보고 살아가던 사람이 슬퍼하는 모습만큼 슬픈 건 없다.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경우에 더욱 그렇다. 이 악장에서 모차르트를 보는 내 심정이 그렇다. 모차르트가 기본적으로 가진 색은 밝다. 하지만 장난기가 진동하는 와중에 나오는 멜로디는 고귀하고 선하다. 그 선함을 통해 모차르트 스스로를 위로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인간 세상을 떠난 모차르트(소나타 4번 K.282 1악장)=비슷한 시기에 작곡된 하이든의 변주곡(Hob. XVII-3)의 주제 멜로디를 모방했다. 하이든의 악보는 출판 전이었기 때문에 모차르트가 인용했는지 머릿속에 있던 것을 적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하이든이 땅을 쳐다보는 것 같다면 모차르트는 하늘을 보고 있는 것 같다. 인간 세상을 떠난 느낌으로 공기 같은 아름다움이 나온다.
 
◆힙스터 모차르트(소나타 11번 K.331 ‘터키풍으로’ 3악장)=너무나 유명한 악장이다. 오스만 제국을 이은 터키의 행진곡을 실제로 들어보면 놀랄 정도로 흡사하다. 이 곡을 작곡할 당시 유행했던 터키 문화를 모차르트는 재빠르게 받아들였다. 호기심 많고 유행에 민감한 힙스터(hipster) 모차르트의 모습이 보인다.  
 
◆장난과 진지함이 섞인 모차르트(소나타 15번 K.533 1악장)=언제나 연주할 때마다 고민이 되는 악장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온다. 특별한 멜로디도 없고 리듬도 다양하다. 이걸 모차르트의 장난으로 풀어야 할지 아니면 진지한 음악적 실험으로 해석해야할지 모르겠다. 소나타 전체를 연구해 녹음까지 했는데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다.  
 
◆생각하는 모차르트(소나타 15번 K.533 2악장)=의외로 정말 좋아하게 된 곡이다. 모차르트는 이 악장에서 전형적인 아름다움을 벗어나고 싶었던 것 같다. 전체 소나타 곳곳에서 즉흥적인 모차르트를 볼 수 있지만 여기에서만큼은 생각하고 있는 모차르트를 만날 수 있다. 그의 외로웠던 시간까지 딸려 나온다.  
 
윤홍천은 모차르트 소나타로 올해 네 차례 독주회를 연다. 이달 12·19일에 시작해 11월 1·8일 공연을 한다. 12일엔 소나타 10·11·17번, 환상곡, 소나타 14번 순서로 프로그램을 짰다. “행복했던 시절의 곡으로 시작해 어두운 때의 음악으로 끝나는 스토리”라고 소개했다. 19일엔 초기 시절의 곡을 포함해 모차르트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12·19일 오후 8시 금호아트홀.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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