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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훈의 축구공감] 대한축구협회, 스페인 감독 뽑는 거 보고 있나요

2020년까지 스페인 축구대표팀을 이끌 루이스 엔리케 전 FC바르셀로나 감독. [로이터=연합뉴스]

2020년까지 스페인 축구대표팀을 이끌 루이스 엔리케 전 FC바르셀로나 감독. [로이터=연합뉴스]

딱 하루 걸렸다. 페르난도 이에로(50) 스페인 축구대표팀 감독이 자진해서 사퇴하자 스페인축구협회는 즉시 후임자를 뽑았다. 새 감독 선임 작업이 한창인 대한축구협회가 참고할 만한 모범 사례다.
 

이에로 후임으로 엔리케 감독 선임
전 감독 사의 표명 하루 만에 척척

새 감독 관련 보도에 “사실무근”만
제2의 슈틸리케 뽑지 않을까 우려

스페인축구협회는 지난 9일 루이스 엔리케(48) 전 바르셀로나 감독에게 2020년까지 2년간 대표팀 지휘봉을 맡겼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8강 진출에 실패한 이에로 감독이 축구협회 수뇌부와 논의를 거쳐 사의를 표명한 지 정확히 하루 만이다. 스페인이 16강에서 탈락한 날(2일)을 기준으로 잡아도 일주일 만에 모든 절차를 끝냈다.
 
이에로 감독은 월드컵 개막 직전 훌렌로페테기(52) 전 감독이 경질돼 갑작스럽게 사령탑에 올랐다. 그의 대표팀 감독 이력은 4경기 만에 끝났다. 조별리그 포르투갈전(3-3무), 이란전(1-0승), 모로코전(2-2무)에 이어, 러시아와 16강전에서 연장전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4로 진 게 마지막이다. 영국 BBC 등 외신은 “이에로 감독이 1970년대 이후 스페인을 이끈 감독 중 최소 경기(4)이자 최저 승률(25%·1승3무)의 불명예를 떠안았다”고 보도했다.
 
스페인축구협회가 새 감독 선임 시간을 줄일 수 있었던 건 ‘사전 준비’를 잘했기 때문이다. 16강 탈락 직후 자국 팬 사이에서 ‘이에로 책임론’이 불거지자 즉시 다음 감독 선임을 위한 물밑 작업을 시작했다. 이에로 감독이 거취를 결정하기 전부터 엔리케 감독은 물론, 키케 플로레스(53) 전 에스파뇰 감독, 파코 헤메스(48) 라스 팔마스 감독, 미첼(55) 말라가 감독 등과 비공식 접촉했다. 전술 능력과 리더십, 융화 가능성 등을 다각도로 검토한 지도자 인재풀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다.
 
비용도 크게 절약했다. 엔리케 감독 연봉은 100만 유로(13억원). 대한축구협회가 울리 슈틸리케(64·독일) 전 감독에게 준 연봉(16억원·추정)보다 적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구단들과 연봉 600만 유로(79억원) 선에서 협상 중이던 엔리케 감독이 6분의 1의 ‘헐값’을 받고 계약서에 서명한 건 스페인축구협회의 ‘동기부여’ 작업이 성공했기 때문이다.
 
스페인축구협회는 “무너진 스페인 축구의 자존심을 세워달라. 전폭적으로 돕겠다” 며 엔리케 감독의 애국심을 자극했다. 동시에 다른 감독 접촉 상황을 슬쩍 흘려 협상의 주도권을 갖고 갔다. 인선 작업을 마무리한 뒤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장은 “이사회 만장일치로 새 감독을 뽑았다. 그는 스페인을 위해 더 나은 조건의 일자리를 마다했다”며 엔리케 감독을 치켜세웠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나치게 느긋하다. 지난달 28일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이후 신태용(48) 현 감독에 대한 평가 작업을 차일피일 미루더니, 일주일 만인 지난 5일 “신 감독도 차기 감독 후보군에 포함한다”는 발표와 함께 후임 인선을 시작했다.
 
인재풀도, 사전 준비도 없이 뒤늦게 협상 테이블에 나서다 보니 큰 틀부터 세부사항까지 꼼꼼히 따져야 할 판이다. 진행이 더딜 수밖에 없다. 해외 언론이 차기 한국 감독 후보로 몇몇 외국인 지도자 이름을 거론했지만, 축구협회는 “사실무근이다. 관련 정보는 일절 공개하지 않겠다”고만 하는 상황이다.
 
축구협회는 4년 전 브라질 월드컵 직후에도 현재와 비슷한 과정을 거쳐 “연봉 등 조건이 현실적이고, 지도 철학이 일치한다”며 슈틸리케 감독을 뽑았다. 과연 이번엔 달라질까. 온 국민이 축구협회를 주목하고 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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