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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저승사자 … 윤석헌, 금융사 탈탈 터는 종합검사 살렸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9일 오전 여의도 금융감독원 브리핑룸에서 금감원 감독 강화와 금융 개혁 방안 등 장기적인 업무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오종택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9일 오전 여의도 금융감독원 브리핑룸에서 금감원 감독 강화와 금융 개혁 방안 등 장기적인 업무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오종택 기자]

“늑대를 피하려다 호랑이를 만난 격.”
 

수십 명이 한 달 뒤지는 ‘공포의 제도’
금융권 길들이기 비판, 3년 전 폐지

윤 “금융사들과 전쟁할 수 있을 듯”
“금융기관 적대시는 곤란” 지적도

지난 4월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이 ‘셀프 후원’ 논란으로 사임한 후 윤석헌 당시 서울대 객원교수가 새 금감원장에 내정되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의 트위터에 남긴 말이다. 개혁 성향의 금융학자인 윤 원장이 강도 높은 금융감독 혁신과 금융 개혁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였다.
 
윤 원장이 드디어 ‘호랑이의 발톱’을 드러냈다. 취임 후 두 달 만인 9일 첫 기자간담회에서다. 윤 원장은 이날 ‘금융감독 혁신 과제’를 발표하면서 “불완전판매 방지 등 금융소비자 보호에 금융감독의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금융회사들과 전쟁을 해나가야 하는 부분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조금 과장하자면 금융사들에 선전포고한 셈이다. 이어 “최근 삼성증권 유령 배당 사태 등 금융권에서 사건·사고가 자주 일어난다. 금감원이 책임이 있고 바로잡아야 하므로 단기적으로 감독이 강화되는 측면은 불가피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윤석헌표 금융감독 강화의 핵심은 종합검사제 부활이다. 종합검사제는 1~5년 주기로 길게는 한 달가량 금감원 인력 수십 명을 금융사에 파견해 문제가 없는지 샅샅이 조사하는 방식이다. 한 대형 은행 관계자는 “먼지가 나올 때까지 터는 저인망 조사 방식이기 때문에 금융사엔 공포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윤 원장은 “금융사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안다”면서도 “금융사의 경영 실태를 큰 그림에서 파악하고 감독을 제대로 하는 차원에서 종합검사제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종합검사제는 ‘금융권 길들이기’라는 비판 속에서 진웅섭 전 금감원장 재직 때인 2015년 폐지됐다. 이를 강력히 비판했던 이가 윤 원장이다. 당시 숭실대 교수였던 윤 원장은 한 칼럼에서 “종합검사제 폐지는 감독기구 본연의 업무 포기를 선언한 것”이라며 “금융감독의 독립성 약화와 더불어 금융산업 위험의 증폭을 예고하는 것 같아 우려된다”고 썼다.
 
금감원의 종합검사제 부활은 금융권 내부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지난해부터 케이뱅크 특혜 인가 의혹과 우리은행 채용 비리, 삼성증권 ‘유령 주식’ 사태와 은행들의 대출 가산금리 부당 부과 등 사건·사고가 잇따르면서 명분도 생겼다. 금감원은 문제가 있는 금융사를 선별해 종합검사를 할 방침이다.
 
금융감독 혁신과제 주요 내용

금융감독 혁신과제 주요 내용

금융사의 지배구조도 겨냥했다. 금감원은 금융위원회와의 협의를 통해 보험사의 계열사 투자 주식 과다 보유에 따른 리스크를 따져 이에 상응하는 자본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사실상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을 겨냥한 조치로 풀이된다. ‘셀프 연임’ 등 논란을 고려해 4분기부터 금융지주 경영실태평가를 강화하기로 했다. 금융사의 대주주·계열사 간 부당 내부 거래, 일감 몰아주기 등도 집중적으로 점검해 나갈 방침이다.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대출금리 부당 부과 사건과 관련해서는 모든 은행으로 조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윤 원장은 “소비자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는 터전 위에서 금융산업의 발전을 이끌 수 있도록 감독 역할을 해야 한다”며 ‘선(先) 금융감독, 후(後) 금융발전’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찬성뿐 아니라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조하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금감원장이 전쟁이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금융기관을 적대시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어 “금감원도 금융 당국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고민을 함께해야 한다. 또한 금감원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일도 많지 않기 때문에 정부 부처나 시민사회와의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태윤·정용환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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