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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테이프 커팅 권하자, 이재용 사양하고 물러서

문재인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대형 LED 화면 앞 테이프 커팅 단상에 나란히 섰다. 문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손짓했지만 이 부회장은 한발 물러서 단상 밑으로 내려갔다. 두 정상만의 테이프 커팅이 끝나자 LED 벽이 갈라지면서 삼성전자의 인도 노이다 새 공장 라인이 공개됐다. 이 부회장은 문 대통령을 생산라인 안으로 안내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인도 삼성 공장 준공식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인도 삼성 공장 준공식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이 부회장은 공장 입구에 먼저 나와 문 대통령을 기다렸다. 모디 총리가 먼저 도착하자 고개를 숙여 맞았다. 문 대통령이 차에서 내리자 2~3차례 허리를 90도 가까이 숙여 인사했다. 문 대통령은 모디 총리 쪽으로 팔을 뻗어 이동하자는 신호를 보냈다. 첫 만남에서 악수는 없었다.
 
이 부회장은 준공식 내내 두 정상의 뒤를 따라 이동했다. 준공식 때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사이에 두고 문 대통령의 오른쪽 맨 앞줄에 앉았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생산라인 안에서 이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방명록에 서명한 뒤에야 먼저 말을 걸며 악수를 청했다. 이 부회장은 재차 고개를 숙여 문 대통령의 손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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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삼성전자 노이다 공장 준공식에 앞서 이재용 부회장에게 앞으로 나올 것을 제안하고 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한걸음 물러나면서, 이날 테이프 커팅은 양국 정상만 참여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삼성전자 노이다 공장 준공식에 앞서 이재용 부회장에게 앞으로 나올 것을 제안하고 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한걸음 물러나면서, 이날 테이프 커팅은 양국 정상만 참여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지난 2월 항소심에서 석방된 뒤 첫 공개 석상에 모습을 보인 이 부회장은 이날 별도의 축사 등을 하지 않았다. 감사 인사도 홍현칠 부사장(서남아총괄장)이 대신했다. 당초 양국 정상과 함께 테이프 커팅도 할 계획이었지만 착공식 직전 양 정상만 커팅에 참여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삼성의 입장에서도 로키(low key)로 이 부회장의 복귀를 공식화하고 싶고, 청와대도 해외 진출한 기업을 격려하는 이상의 논란을 굳이 만들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행사 전 양측에서 일정 부분 사전 논의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은 집행유예로 풀려난 상태로 아직 최종심을 남겨놓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인도의 모디 총리와 함께 인도 지하철을 타고 삼성전자 공장으로 이동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인도의 모디 총리와 함께 인도 지하철을 타고 삼성전자 공장으로 이동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이날 준공식은 예정보다 30분 늦어졌다. 모디 총리가 이날 오전 문 대통령에게 지하철을 함께 타고 준공식에 참석할 것을 깜짝 제안하면서다. 두 정상은 11개 정거장을 지하철로 이동하면서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환호에 답했다. 양 정상이 탄 지하철은 현대로템이 제작했고, 철로 건설에는 삼성물산이 참여했다. 인도 방송사 6개사도 지하철 이동부터 준공식까지의 과정을 생중계했다. 문 대통령은 국내에서도 보안 등의 이유로 공개적으로 지하철을 탄 적이 없다.
 
지난 3월 문 대통령이 베트남 순방 때도 15만 명을 고용한 삼성전자 베트남 공장 방문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불발됐다. 당시만 해도 “삼성전자를 방문할 분위기가 아니다”는 말이 청와대 안팎에서 나왔다. 분위기는 4개월 만에 완전히 달라졌다. 청와대는 인도를 신(新) 남방정책의 핵심 국가로 지목하며 순방 전부터 준공식 일정을 공개했다. 이 부회장의 참석에 대해서도 “이 부회장은 준공식의 호스트 자격이다. 오히려 양 정상이 초청된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삼성전자를 직접 세일즈했다. 문 대통령은 “노이다 공장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삼성전자 최대의 스마트폰 제조공장”이라며 “인도와 한국의 50여 개 부품회사의 노력과 기술이 함께 들어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장이 활기를 띨수록 인도와 한국 경제도 함께 발전할 것이다. 노이다 공장의 스마트폰이 인도와 한국의 IT 문명을 이끌어가게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취임 첫해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 주요 기업인을 초청한 ‘호프 만찬’ 외에 경제계와 별다른 스킨십이 없었다. 그러다 지난해 말 중국 방문 중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안내로 충칭 공장을 둘러봤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서는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의 사정을 직접 전했다. 지난 2월 한화 큐셀 공장 방문 때는 김승연 한화 회장을 만나 “업어주려고 왔다”며 일자리 창출 노력을 격려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소득주도 성장을 표방해 온 문재인 정부 경제기조에 변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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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델리=강태화 기자, 위문희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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